‘국내 종자’ 경쟁력 없어…산·학·연 협력 체계 구축해야

▲ 지난 2017년 이정섭 환경부 차관이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관계부처 합동 나고야의정서 대응 컨퍼런스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투데이코리아=최한결 기자] 나고야의정서가 유예기간 1년이 지남에 따라 지난해 8월 18일 시행되면서 해외 종자에 대한 로열티 지급이 진행된지 약 8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아직도 국내 종자 시장 생태계가 해외의존도가 높고 경쟁력이 떨어져 정부와 정부부처, 기업과 연구기관들의 협력이 필요해 보인다.

나고야 의정서란 ‘유전자원 이익공유(ABS, Access and Benefit Sharing)’이 핵심기념으로 해외 유전자원에 접근시 제공국의 승인을 얻고 이를 활용해 발생 이익에 대해(로열티) 공유하도록 하는 원칙이다.


▲ 나고야의정서의 이행체계(System). (한국ABS연구센터 캡처)

2018년 일본 나고야에서 체결된 국제적 구속력을 가진 규범으로 현재 나고야 의정서에는 92개국이 서명했고, 지난달 12일까지 116개국이 비준했다.

다만, 모든 유전자원에 대해 로열티를 지급하는 건 아니다. 해당 자원을 국내로 들여와 연구 개발하는 경우에만 해당한다.


문제는 국내 종자 시장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유전자원 확보에 실패하면 제약·화장품·농업 등에 지불해야하는 로얄티가 더욱 커지게 된다.

환경부가 발표한 ‘나고야 의정서 채택에 따른 산업계 파급효과(2011년)’ 연구에 따르면 2014년 현재 나고야 의정서가 국내 관련 산업에 미치는 경제적 손실이 3892억~5096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 세계적으로 유전자원을 활용한 연구와 상업화가 확대되는 추세라 로열티 지급액이 수조 원대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 종자업체 매출규모 그래프. (자료제공=농식품부 국립종자원, 그래픽 뉴시스 전진우 기자)

지난해 5월 19일 국립종자원이 발표한 ‘종자업 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6년말 기준 민간 업체의 종자 판매 총액은 5408억원으로 1년 전 5008억원 보다 8%증가 하긴 했지만 5억원 이상 14억 미만 업체는 97개로 7.3%, 15억이상 40억원 미만 업체는 46개로 3.4%, 40억원 이상 업체는 19개로 1.4%에 그쳤다.

실제로 업계전문가들은 국내산 종자들이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셀러드용 녹채류 전문 스마트팜 업계 관계자인 A 생산팀장은 “국내산 종자와 유럽산 종자 모두 재배를 해봤지만 결국 회사의 입장에서 이윤을 봐야하기 때문에 유럽산을 쓰고 있다”며 “같은 시간 같은 재배방법으로도 유럽산이 국내산(샐러드용 녹채류)보다 훨씬 무게가 많이 나가고 맛이 좋다”고 말했다.

산·학·연 협력 체계도 지적했다. “당장 가까운 일본의 경우 식물농장을 재배하는데 있어 산업과 대학, 정부 연구개발등 다양하게 협력해 R&D(연구개발)하고 있는데 반해 한국의 경우 그런 점이 매우 미흡하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은 국내 바이오기업의 해외 생물자원 원산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리적 접근의 용이성, 문화친밀도 등의 이유로 중국과의 유전자원 교류가 상당해 한의학을 중심으로 한 제약산업 분야에서 중국으로부터 다량의 자원 수입 및 다양한 분야의 전통지식을 공유하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과 한국바이오협회가 136개 바이오기업을 대상으로 한 나고야의정서 인식도 조사를 살펴보면 주요 원산지로 중국을 이용하는 기업이 51.4%로 가장 많았다. 유럽 43.2%, 미국 31.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한국지식재산연구원에 따르면 해외 생물자원을 이용하는 국내 기업이 원료 수입국에 지불해야 할 로열티는 1417억원으로 추산된다. 산업별로는 의약품이 1083억원으로 가장 많다. 화장품 214억원, 바이오화학 및 기타 72억원, 건강기능식품 48억원 등이다.

문제는 국내 바이오업계 대부분이 나고야의정서에 대한 대응책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7년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이 국내외 유전자원을 이용하는 바이오산업계·연구계 종사자 250명을 대상으로 나고야의정서 인식도에 관해 설문 조사한 결과 나고야의정서에 대해 알고 있다는 응답이 66.7%, 조금 알고 있음이 26%, 전혀 모른다고 응답한 비율은 7.3%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 2016년 6월 1일부터 28일까지 13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서는 나고야의정서에 대해 알고 있다는 응답이 65.4%, 조금 알고 있음이 24.3%, 전혀 모름이 10.3%로 나타났다.

해당 설문조사는 국립생물자원관이 한국바이오협회와 ㈜한국리서치와 함께 지난 2017년 4월 28일부터 5월 30일까지 바이오산업계 160명, 연구계 9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나고야 의정서가 미치게 될 영향에 대해서 전체 응답자 250명 중45.1%가 보통으로 답했으며, 부정적 29.2%, 긍정적 15.2%, 영향 없음 10.4% 순으로 나타났다.


▲ (환경부 자료사진)

한편 나고야의정서와 관련 환경부·농림축산식품부·산업통산자원부·보건복지부·해양수산부 등 5개의 정부 부처는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한국지식재산센터에서 공동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유전자원 이익공유 법률지원단을 발족했다.

지원단은 국가책임·점검기관인 환경부를 비롯 5개 부처와 대한변리사회가 공동으로 운영하며 특허·지직재산권 등의 법률 전문가로 구성된다.

국가책임기관은 외국기업 등이 국내 유전자원 접근·이용 시 접근 허가를 부여하고 국가 점검기관은 국내기업이 해외 유전자원에 이용시 절차 준수 여부를 관리하게 된다.

이제훈 유전자원정보관리센터장은 “앞으로 유전자원 이익공유 법률지원단과 함께 국내 기업의 유전자원 관련 상담 수요에 대응하고 민간 영역 전문가를 육성해 국내 기업들의 생물자원 이용에 차질이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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