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쌀 관세 등 개도국 혜택 사라지면 한국 농업 설자리 잃어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

투데이코리아=최한결 기자 | 일본의 수출규제에 이어 이번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WTO에 개발도상국 지위를 이용해 불공정 무역을 하고 있다며 한국을 거론했다. 만약 개도국 지위를 잃게 되면 한국의 농업은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중국·한국 등 일부 국가를 지목해 “세계무역기구(WTO)에서 개발도상국으로서 얻는 혜택을 받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90일 이내로 개도국 지위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며 "비교적 발전된 국가가 WTO에서 개발도상국 지위에 따른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모든 수단을 강구하라"고 말했다.

만약 한국이 개도국 혜택에서 박탈당할 경우 WTO 협정내 개도국 우대 규정 사항 150개에 대해 적용받지 못해 통상 무역에서 많은 이점이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한국의 농업의 경우 개도국 특별품목 제도를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라 타격이 가장 크다. 만약 개도국 혜택이 사라진다면 쌀을 시작해 고추, 마늘 등 주요 농산물의 대폭적 관세감축이 불가피하다.

그동안 한국은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면서 농업 분야에서 다양한 이점을 받았다. 1조원이 넘는 쌀 변동직불금과 높은 관세 등으로 농업을 한정한 보호무역을 펼쳐왔다. 이 덕분에 국내 농가의 낮은 경쟁력을 보전하고 외국 농산물의 수입을 막아냈다.

한국은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할 당시 국제사회에서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당시는 농업 이외의 분야에서는 개도국 특혜를 받지 않겠다고 회원국들을 설득해 지금까지 그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듯 '비교적 발전된 국가가 개도국 지위에 혜택을 받고있다'며 지적한 부분에서는 이 혜택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 지난 10년간 이어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도국 해지 국가의 4가지 조건으로 "주요 20개국(G20)의 회원국이며 세계은행 분류 고소득 국가, 세계 무역량의 0.5% 이상을 차지하는 국가는 개도국 지위에서 혜택을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대로라면 우리나라는 해당 4가지 조건에 모두 포함되는 몇 안되는 국가다.

김경미 농림축산식품부 농업통상과장은 “농산물 관세 인하의 경우 개도국(한국)은 10년간 24%만 감축하면 되지만 선진국은 36%를 감축해야 한다”며 “농업보조금도 개도국은 13.3%, 선진국은 20%를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관세 감축으로 인해 수입이 급증할 경우 추가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특별 세이프가드(SSG)’도 제한될 수 있다.

물론 해당 규정에 대해 국제사회에 반발도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미국이라도 WTO같은 국제기구에 압력을 가하기 쉽지 않고 국제여론에 움직이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대로 지금 당장 개도국 혜택이 없어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현재 농업 분야뿐만 아니라 WTO DDA 협상은 회원국별 입장차가 매우 달라 지난 10여년동안 중단 상태에 이른 만큼 큰 위기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또한 한국이 개도국 지위에서 내려온다해도 바뀌는 관세율·농업보조금 등은 다자 협상을 추가로 해야 한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농업계 관계자는 "만약 FTA협상 보상금과 쌀 변동직불금 등이 한국 농업을 지키고 있지만 만약 개도국 혜택이 사라진다면 미국 등의 기업형 농업회사들의 값싼 유전자변형식품(GMO)들이 식탁을 점령할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너무 안일한 대처를 하고 있어 (앞으로) 철저한 분석과 협상을 세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식품부는 "미국은 그간 개도국 지위 관련, WTO 회원국들이 현재 누리고 있는 특혜를 포기하라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혀 왔다"며 "현재 농업분야를 포함한 WTO DDA 협상은 회원국별 입장차가 상당함에 따라 10여년 넘게 중단상태에 있다"고 해명했다.


특히 "농산물 관세 감축, 개도국 특별품목, 농업 보조금 감축 등에 대해서는 2008년 WTO 문서로 논의됐고 농업협상의 사실상 중단으로 더 이상 WTO에서 의미있게 논의되고 있지는 않다. 결론적으로 현재 적용되고 있는 농산물 관세나 보조금은 차기 농업협상 타결 때까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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