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병원인은 아직도 규명안돼"…재가동엔 수개월 더들어갈 듯

▲ 한국농축산연합회, 축산관련단체협의회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ASF 살처분 SOP 적용 및 야생멧돼지 특단 조치 촉구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투데이코리아=최한결 기자 | 지난달 17일 경기도 파주 연다산동에 소재한 돼지농가에서 국내 최초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처음 확진된 후 정확히 한달의 시간이 흘렀다.

경기 북부를 중심으로 파주와 연천, 김포, 인천 강화도까지 확산된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총 14곳의 돼지농가가 확진 판정을 받았고 지난 10일 이후 추가 확진은 나오지 않았다.

정부는 철저한 살처분과 사람과 차량의 이동을 제한하고 방역에 집중했다. 특히 강화도의 경우 확산속도와 확진 판정이 눈덩이 같이 늘어나 모든 돼지가 살처분 당했다. 파주와 김포, 연천의 경우 모든 돼지들 수매해 예방적 살처분하는 초강수까지 뒀다.

결과적으로 지난 한 달간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살처분된 돼지는 모두 15만4548마리에 이른다. 의심축 신고는 지난 16일까지 이어졌지만 음성 판정이 나오면서 소강현상에 접어들었다.

다만 돼지농가가 아닌 경기도, 강원도 등 군사분계선과 인접한 지역에서 야생멧돼지 개체가 잇따라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돼 긴장의 끊을 놓을순 없다.

▲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지역 및 멧돼지 관리지역 (농식품부 자료, 뉴시스 그래픽)

또한 정부 당국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감염원인을 정확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경기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된 점과 북한과 인접한 지역에서 남하한 것으로 판단되는 야생 멧돼지들의 사체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된 점을 들어 북한 지역을 매우 유력한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달 24일 서훈 국정원장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북한 평안북도의 돼지가 전멸했다"며 "(북한에) 고기가 있는 집이 없다는 불평이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국정원은 "지난 5월 북한이 국제기구에 돼지열병 발병을 신고했고, 그 이후에 방역이 잘 안 된 것 같다"며 "북한 전역에 돼지열병이 상당히 확산됐다는 징후가 있다"고 전했다.

또한 파주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다시 연달아 발병한 적이 있어 방역 당국의 방역이 촘촘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지난 11차 발생지인 경기 파주시 적성면 소재 농가가 소규모 농가였다는 이유만으로 방역 사각지대에 놓여져 있던데다 등록과 허가도 돼 있지 않은 불법 농장에서 감염 사례가 나온 만큼 책임에서 피해갈 수 없는 부분이 생겼다. 해당 농가는 멧돼지와의 접촉을 막을 수 있는 울타리도 없고, 그간 주목된 잔반도 계속 지급했기 때문이다. 당국은 아직까지 그 농장이 운영돼 온 경위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발병의 원인인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유입 경로를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효율적인 방역을 위해선 감염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정부는 처음 겪는 가축 전염병인데다 고려해야 할 요인이 많아 예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첫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도 파주의 돼지농가의 경우 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감염원인으로 꼽히는 ▲잔반 지급 ▲감염국으로 해외여행 ▲감염돼지와의 접촉 등 3가지 모두 해당이 되지 않았다.

또한 해당 농가는 사료로만 돼지를 사육하며 감염국으로부터 해외여행 이력이 없었다. 네팔출신 외국인 근로자가 있긴 했지만 네팔은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부터 청정국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야생 멧돼지도 접촉할수 없게 울타리가 쳐져 있는 농가다.

정부는 "(그 무엇도 섣부르게)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최초로 발생한 만큼 감염 경로를 정확히 규명하는데 최대 6개월의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설명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진행하면서 일단 급한 불은 끈 모양새다.


▲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차단을 위한 대대적인 야생멧돼지 소탕작전이 실시되고 있는 16일 강원 화천군이 전방부대에 포획틀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아프리카돼지열병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라 돼지 농가가 재가동 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발병 농가는 이동제한 해제일로부터 40일이 경과하고, 단계별 요령에 따라 이뤄지는 60일간의 시험을 무사통과해야 다시 돼지사육을 시작할 수 있다.

또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잠복기는 짧으면 3일, 길게는 3주의 잠복기를 가지고 있어 21일간 이동제한 조치가 내려진다. 따라서 발생 이후 이동제한 해제일로부터 40일이 경과하고 단계별로 60일의 기간, 잠복기 21일을 계산해보면 이론적으로 121일간 추가 발생이 이뤄지지 않아야 한다.

정부는 피해 농가를 대상으로 현행 규정상 최장 6개월까지 지원되는 생계안정자금 기간을 늘리고 추가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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