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급 턱 낮추고 생산단가 내리지만... 공급량 늘어 가격 하락 우려

▲ 지난달 27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고기가 판매되고 있는 모습

투데이코리아=최한결 기자 | 소고기 등급제가 지난 1일부터 개편됐다. 소고기 등급제 개편 이유에 대해 정부는 농가의 생산비 부담을 낮추면서 소비트렌드를 맞추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우농가는 변경된 소고기 등급제에 의해 품질 저하 논란과 공급량 증가로 인한 가격 급락을 우려하고 있다.

우선 소고기 등급제도는 시장 개방에 대응하기 위해 한우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지난 1993년 도입돼 한우의 고급화와 차별화에 기여했다.

하지만 마블링 중심의 등급체계의 한계로 인해 소의 장기 사육을 유도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농가는 장기 사육으로 인해 생산비 부담이 늘어나고, 마블링을 촘촘하게 하기 위해 지방량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건강을 중요시하는 현대 소비트랜드 변화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실제로 한국 소의 평균 사육 시간은 31.2개월로 주요 국가인 일본(29개월), 미국(22개월)보다 상대적으로 길다.

정부는 농가의 생산비 절감과 소비 트렌드 변화의 따라 현장 의견을 성취하고 시험 적용을 거쳐 지난 2017년 12월 마블링 중심 등급체계에서 개편방안을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개편된 소고기 등급제의 맹점이다. 지난 1일 변경된 소고기 등급제의 가장 큰 핵심은 마블링 위주의 평가에서 다채로운 평가 항목을 추가하고, 최상위 등급인 1++ 등급의 완화를 꼽는다.

쇠고기 등급 기준 개편 내용에 따르면 소비트렌드 변화에 맞춰 근내지방도(마블링) 기준을 조정했다. 현행 지방함량 17% 이상(근내지방도 8·9번)인 1++등급은 15.6%(7~9번)로, 13~17%(6·7번)인 1+등급은 12.3~15.6%(6번)로 하향 조정됐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가 농가의 생산단가를 낮추기 전에 소득 자체가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의 소도체 등급판정 기준도 1++의 출현율은 14.7%, 1+ 28.8%, 1등급 30.4%로 나타나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분석에 따르면 개편안을 적용하면 1++등급 출현율은 14.7%에서 22.3%로 늘어나 1++등급 공급량 확대가 결국 가격하락으로 이어져 한우농가 생산비 절감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공급확대로 인한 가격하락으로 농가 소득이 더 줄어든다면 긍정적 효과인 생산비 절감의 의미가 없어질 수 있다.

또한 기존 평균사육 월령인 31개월에서 29개월로 2개월 단축될 경우 단기적으로 한우의 출하두수가 몰릴 수 있다. 출하두수 증가로 인한 가격하락도 불가피해 사육월령 단축에 따른 경영비 절감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다만 현재 소고기 등급제 개편안은 6개월의 계도기간을 거쳐 2020년 5월 31일 이전까지 실질적인 제도 시행은 아직 시간적 여유가 남아있다.

한우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1++고기가 마블링이 좋다 정도만 인식할뿐, 근지방도가 몇 %인지, 기준이 어떠한 것이 들어가 있는지 전문적으로 알지 못한다"며 "오히려 이번 등급제 개편으로 고급육인 1++의 이미지만 나빠지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이어 "물론 공급량도 늘고 생산단가도 줄어드면 소비자와 한우농가 모두가 이득을 보겠지만 개편된 등급제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소비 자체가 위축되지 않을려면 변경된 등급제의 홍보와 표시 방안이 잘 자리잡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국한우협회는 이날 새 등급제 개편에 대해 "낮아진 기준을 두고 기대와 우려의 표현이 공존하고 있다"며 "긍정적 측면에서는 최고등급이 늘어나고 사육기간이 단축되는 만큼 개편안에 능동적, 효울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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