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농축산연합회 관계자들이 지난달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WTO 농업분야 개도국 포기 규탄! 농정개혁 촉구! 전국농민총궐기 대회'에 참석해 대형 현수막 찢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19년은 여느해와 다름 없이 격동의 한 해였다. 그중 농정과 관련된 6차산업 중 가장 중요한 이슈는 WTO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그리고 스마트팜 혁신밸리 사업을 뽑았다. 이 사건들은 현재 어디 까지 왔고 어디 까지 해결이 됐는지 알아본다. <편집자주>


투데이코리아=최한결 기자 | 정부가 지난 10월 25일 세계무역기구(WTO) 개도국 지위를 포기함에 따라 한국 농업이 새로운 분기점을 맞이하고 있다.


문제는 생산자의 입장인 농민들과 소비자의 입장, 정부의 입장이 전부 다르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1996년, WTO에 가입할 시기에 농업분야에 한정해서 개도국 혜택을 지난 24년간 받아왔다.

정부는 그간 개도국 지위를 통해 한국농업이 세계시장에 대비해 성장할 시간을 갖췄고, 이후 개도국 지위를 포기함에도 쌀 관세 513% 등을 통해 한국 농산물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은 당분간은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는 명분 또한 약해졌다. 지난 20여 년간 한국의 경제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이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는 국가들이 늘어난데다, 우리나라보다 상대적으로 경제적 위상이 낮은 국가들도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개도국 지위를 포기한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의 압박이다. 지난 7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은 놀라운 성장을 했음에도 WTO에서 개발도상국의 지위를 노린다"며 "이는 매우 불공평한 행위"라며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공정 거래 국가에 대해 "G20 회원국이면서 OECD 회원국, 세계은행 고소득 국가(1인당 GNI 1만2056달러 이상) 세계 상품교역의 0.5% 이상의 국가 중 하나라도 속해 있다면 불공정 국가라고 인정하겠다"고 강조했다. 해당 사항들에 모두 포함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한국 농업이 지난 20여년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도 큰 문제점이다. 아직도 대부분의 농작물이 평범한 노지재배 중이며, 매해 기상 상황과 자연재해의 영향을 많이 받아 농산물 가격이 널뛰기한다는 점이다. 가격이 너무 떨어지거나 너무 오르면 수요와 공급을 맞추기 위해 정부 보조금이 들어가고 자연재해나 수확 시기를 맞으면 군인들이 민간지원을 통해 값싼 노동력을 받기도 한다.


또한 정부는 공익형 직불금과 쌀 관세 513% 등으로 한국 식탁을 보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공익형 직불제의 조속한 도입, 농업재해보험 제도 개선 등 농업인 소득 안정 지원 ▲로컬푸드 소비 기반 마련과 채소류 가격 안정제 확대 등 국내 농산물 수요 기반과 수급 조절 기능 강화 ▲청년·후계농 육성 등을 대책으로 내놨다.


하지만 정부의 의견과는 달리 농민들의 시선은 차갑다. 한국농업경엽인대구시연합회, 함평군의회, 의성군의회, 영덕군의회 등 WTO 개도국 지위 포기에 대한 대책과 포기 철회 등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 야생멧돼지 폐사체 (자료사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지나간 90여일…아직도 원인은 밝혀지지 않아


지난 하반기 농정중에서 가장 큰 문제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였다. 지난 9월 17일 첫 발병 이래로 약 93일이 흐른 지금 피해량도 막대하다.


경기 북부를 중심으로 파주와 연천, 김포, 인천 강화도까지 확산된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총 14곳의 돼지농가가 확진 판정을 받았고 지난 10월 이후 의심사례는 몇 번 나왔지만 추가 확진은 없었다.

정부는 '예방적 살처분'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철저한 살처분과 사람과 차량의 이동을 제한하고 방역에 집중했다. 특히 강화도의 경우 확산속도와 확진 판정이 눈덩이 같이 늘어나 모든 돼지가 살처분 당했다. 강화군의 돼지는 3만8000여 마리가 모두 살처분 당했다.


확산은 막았지만 이후 처리 과정에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특히 지난달 12일 살처분된 돼지 매몰지에서 침출수(사체에서 나온 피 등)가 하천의 흘러갔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늦장 대응' 논란이 나왔다. 매몰지 확보가 늦어지면서 돼지 사체 4만7000여마리를 쌓아놓았는데 마침 당일 비가 내려 핏물이 인근 하천으로 들어간 것이다.


농식품부는 침출수 유출을 확인하고 매몰지에서 150m 떨어진 소하천 사이에 둑을 2개 설치해 침출수가 하천에 유입되는 것을 막았다. 환경부는 한강유역환경청, 수자원공사 등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취수장 현장 확인을 실시한 결과 침출수 사고 전후의 수질에 변화가 없었다고 밝혔다.


현재 아프리카돼지열병과의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민통선 부근에서 발견되는 야생멧돼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야생멧돼지 포획과 사냥을 중점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돼지열병바이러스가 국내에서 검출된 야생멧돼지 수도 46건이다.


또한 발생한지 3개월이 넘었지만 정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의 발생 원인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가장 큰 가능성은 북한이다. 북한에서 우리나라로 내려온 것으로 파악되는 야생멧돼지 폐사체에서 지속적인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되고 있는 것과 군사분계선과 인접한 경기 북부에 확정 사례 농가가 많다는 것을 근거로 두고 있다.


정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에서 첫 발병인데다 전염병은 발생 경로가 다양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 스마트팜 혁신밸리 예상 조감도 (농식품부 제공)

◇스마트팜 혁신밸리, 당초 기획과 달라


오는 20일 경북 상주에서 스마트팜 혁신밸리 착공식을 개최하는 가운데 당초 계획안과 많이 다른 규모로 만들어 질것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4차산업 혁명에서 가장 중요한 ICT 기술과의 접목된 농업을 펼칠수 있는 스마트팜 농업인을 육성하고 보급한다는 혁신밸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스마트팜혁신밸리가 들어설 예정인 경북과 전북 모두 당초 기본 계획보다 핵심시설 면적을 감축했다. 전북 김제는 임대형 단지 시설면적을 2.2ha로 조정했는데, 이는 기본계획 5.7ha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든 수준이다. 이밖에 청년보육 실습농장과 실증단지 규모도 축소·조정했다. 실습농장의 경우 기본계획 3.1ha에서 2.4ha로 약 24% 줄였고, 실증단지는 1.89ha에서 1.65ha로 약 13% 감소시킬 계획이다.


임대형 스마트팜 역시 애초 계획보다 반 토막(4.46ha→2.23ha)으로 감소한다. 현재 계획안인 4.46ha 규모 자체가 개소당 조성 계획 규모인 6ha보다 줄어든 데다 이보다 더 줄어 2.23ha로 설계 조정돼 착공할 경우 정부 목표 계획(6ha)의 40%도 채우지 못하게 된다.


문제는 해당 시설들이 모두 핵심 시설이라는 점이다. 농식품부는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발표하면서 후계농들의 육성과 스마트팜 교육자들을 통해 한국 농업의 체질을 바꾸겠다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해당 핵심시설들의 규모를 줄인단 발표가 나오면서 추후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게 됐다.


스마트팜 교육생들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전달될 전망이다. 실습농장도, 보육센터 규모도, 우수 교육생들의 우선 임대가 가능한 임대형 스마트팜 규모도 전부 줄었다. 실질적으로 이들이 교육형 실습과 경영형 실습이 끝나면 갈수 있는 임대형 스마트팜이 모두 수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런 사업 기본계획과 달리 실시설계 단계에서 공사비가 대폭 늘어나 지자체에서 설게 수정 및 감축이 된 것은 스마트팜에 대한 이해 부족도 섞여 있다.

농식품부의 한 익명을 부탁한 관계자는 "규모가 큰 스마트팜에 기획이 기본계획 당시 철골형 비닐 온실로 예산을 짰으나 지자체별 특성에 맞게 일부 온실 등을 유리와 같이 첨단화 소재로 바꾸고 사업비에 맞추다 보니 핵심시설의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투데이코리아는 언제나 독자 여러분들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