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끼리 주차 공간 경쟁하다 갈등도
“생활 여건 고려 않은 채 강제 시행”
“안전신문고 신고당할까 마음 졸인다”
학부모, 아이 안전 걱정에 ‘적극 신고’

​▲ 지난달 21일 어린이보호구역 내 주정차가 전면금지된 도로교통법 개정안(제32조)이 시행됐다. 하지만 개정안 시행이 열흘 지났음에도 거주민들이 밀집한 주택가는 주차공간 부족으로 어린이보호구역에 주정차를 하고 있었다. 사진은 1일 낮 시간대 부천 중동 상지초등학교 인근 주택가 어린이보호구역에 주정차를 한 차량들의 모습. 사진=김찬주 기자
​▲ 지난달 21일 어린이보호구역 내 주정차가 전면금지된 도로교통법 개정안(제32조)이 시행됐다. 하지만 개정안 시행이 열흘 지났음에도 거주민들이 밀집한 주택가는 주차공간 부족으로 어린이보호구역에 주정차를 하고 있었다. 사진은 1일 낮 시간대 부천 중동 상지초등학교 인근 주택가 어린이보호구역에 주정차를 한 차량들의 모습. 사진=김찬주 기자
투데이코리아=김찬주 기자 | “여기는 다세대·연립주택 밀집지역이라 주차공간도 없는데 어디에 주차하라는 겁니까. 늦은 밤에 주차한다고 해도 사람들이 사진 찍어 신고할까봐 겁나서 마음 놓고 쉬지도 못하겠어요.”
 
어린이보호구역 내 주정차 전면 금지 시행이 열흘째를 맞은 가운데 인근 다세대·연립주택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불만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달 21일부터 어린이보호구역 내 주정차가 전면 금지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앞으로는 별도 표시가 없어도 모든 구역에서 주·정차할 수 없게 됐다. 그동안 어린이보호구역이라도 별도로 금지 장소로 지정돼 있지 않으면 합법적으로 주·정차할 수 있었지만, 정부는 이를 원천 금지한 것이다.
 
이로 인해 주민들의 생활 불편이 고조되고 있다. 어린이보호구역 인근에 빽빽하게 모인 다세대·연립주택 거주민들은 도로 사정이나 거주 현실을 고려치 않은 채 강제로 시행했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특히, 주민들은 주택들 사이 주차 공간이 협소한데다 주차 차량이 몰리는 오후 퇴근시간대 어린이보호구역을 피함에 따라 발생하는 주차 공간 경쟁으로 며칠 사이 주민 간 싸움까지 벌어졌다고도 했다. 이에 주민들은 거주 현실 등 생활에 부합한 대책을 마련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달 1일 저녁 7시께 경기 부천시 중동 상지초등학교 인근 다세대·연립주택 내 어린이보호구역에 주차를 하려던 이 모(42)씨는 “아이들 안전을 위하는 차원에서는 좋지만 이곳은 퇴근시간에 주차자리 경쟁이 치열한 곳”이라며 “생활 여건에 맞는 대책도 없이 무작정 법을 적용하면 어떡하나”라고 지적했다.
 
▲ 지난달 21일 어린이보호구역 내 주정차가 전면금지된 도로교통법 개정안(제32조)이 시행됐다. 하지만 개정안 시행 이후에도, 거주민들이 밀집한 주택가는 주차공간 부족으로 어린이보호구역에 주정차를 하고 있었다. 사진은 지난달 26일 오후 7시께 부천 중동 상지초등학교 인근 주택가 어린이보호구역에 주정차를 한 차량들의 모습. 사진=김찬주 기자
▲ 지난달 21일 어린이보호구역 내 주정차가 전면금지된 도로교통법 개정안(제32조)이 시행됐다. 하지만 개정안 시행 이후에도, 거주민들이 밀집한 주택가는 주차공간 부족으로 어린이보호구역에 주정차를 하고 있었다. 사진은 지난달 26일 오후 7시께 부천 중동 상지초등학교 인근 주택가 어린이보호구역에 주정차를 한 차량들의 모습. 사진=김찬주 기자
 
같은 동네에 거주하는 박 모(27)씨도 “이런 곳은 주차자리가 부족해 저녁엔 주민들끼리 종종 싸움도 발생한다”며 “주변에 공영주차장도 없고, 자영업으로 저녁에 출근하고 앞으로 새벽까지 영업을 하게 되면 새벽에 주차를 해야 하는데 자다가 아침에 일어나서 차량을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까지 생겼다”고 하소연 했다.
 
부천서초등학교 근처에 거주하는 주민도 불만을 토로했다. 김 모(51)씨는 “학교 바로 앞 도로도 협소한데다 집 앞이 모두 어린이보호구역이라 주민들이 불편함을 겪고 있다”며 “지자체는 오후 6시까지 단속한다고 하는데 그 이후 시간에 주차하면 사람들이 사진을 찍어 안전신문고에 신고한다는 소문까지 돌아 마음 놓고 주차도 못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국민안전신문고 안전신고 통계에 따르면 도로교통법 개정안 시행일인 지난달 21일부터 1일인 현재까지 열흘 간 접수된 어린이보호구역 불법주정차신고 건수는 모두 527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행 2주 전인 지난달 7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접수된 신고 건수인 4871건보다 403건 이상 증가한 수치로 하루 약 530건씩 접수된 셈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적극 신고하겠다’는 반응도 있었다. 상지초에 다니는 초등학교 2학년 아이를 둔 학부모 장 모(36·여)씨는 “어린이보호구역에 아직도 불법으로 주정차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우리 아이가 그 차량들 때문에 사고라도 날 생각을 하면 끔찍하다”며 “안전신문고를 활용해 적극 신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투데이코리아는 언제나 독자 여러분들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