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수연 기자.
▲ 박수연 기자.
정부가 시장개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무역의 날 문재인 대통령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가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후 현재 CPTPP 가입 추진은 공식화된 상태다. CPTPP 가입 추진에 앞서 지난달 2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비준동의안이 심의·의결됐다.
 
이렇듯 문 대통령은 임기 말 시장개방 가속화에 힘쓰고 있지만 농축산업계는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CPTPP와 RCEP으로 인한 FTA가 체결되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업계는 농축산업계이다. 현재 CPTPP 회원국 11개 국가의 농축산물 평균 개방률(관세철폐율)은 96.3%에 달한다. 한국과 체결돼 있는 FTA 국가들의 평균 개방률인 73.1%보다 높다.
 
이 때문에 다른 국가보다 농산물 가격 경쟁력에서 뒤처지는 우리나라의 농축수산물 업계의 피해는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CPTPP 가입에 중국이 참여할 경우 그 피해는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여전히 정부는 농축산업계 손실에 대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지난 15일 외신기자간담회에서 CPTPP 가입과 관련해 “가입에 따른 무역 증진 효과가 기대되지만, 가입하면서 한국으로서는 민감 분야에 대한 피해가 나타날 수 있다”며 “농수산물 등 민감 분야 품목에 대해서는 정부가 국익을 최대한 확보하는 범위에서 협상이 이뤄져야 할 것 같고 피해 보는 범위는 정부가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뚜렷한 지원책 및 대응책은 설명하지 못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도 21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농축수산 업계 종사자들과 지원책에 대해 논의한 바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관계부처와 협의 중인 사안”이라며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13일에 기획재정부에서는 간담회에 착수해 업계 관련 종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여전히 기획재정부에서는 농축산업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하거나 의견 수렴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진 못했다.
 
이처럼 정부는 시장개방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농민들과의 소통에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실정이다. 농민들이 가장 문제로 꼽은 부분도 정부의 ‘불통’이었다. 시장개방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을 농축수산업계의 의견은 수렴되지 않고 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관계자도 “정부는 농업계 피해 예상 금액을 연 77억원 정도로 평가했지만 연중 수입 출하되는 과일 등 국산 과일의 소비를 대체하는 등 간접적인 피해도 크다”며 “정부는 RCEP 비준동의안을 의결하기 전 농업계와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기에 농민들이 이번 결정을 납들 할 수 있는 과정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정부의 결정에 농가는 “250만 농업인은 가입 저지를 위해 대대적인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정부는 농축산물 시장 개방을 위해 가장 들어야 할 농축산업계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CPTPP와 RCEP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개방으로 인해 피해를 오롯이 안아야 하는 사람들은 결국 농축수산가다. 그렇기에 지금이라도 시장 개방 추진에 앞서 이들과 소통하는 과정을 밟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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