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여의도에 거주 중인 30대 직장인 A씨는 해외 출장을 위해 인천공항으로 출발하기 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열고 이동수단을 찾는다. 그가 검색한 건 자가용이나 버스·지하철이 아닌 ‘드론택시’다. 예약을 끝낸 후 집 주변 거점에 도착한 A씨는 드론택시에 몸을 싣고 인천공항으로 향한다. 보통 차로 1시간가량 소요되는 거리지만 20분 만에 주파한다. 지상이 아닌 ‘하늘길’을 이용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볼 법한 장면이 머지않아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와 기업들이 힘을 합쳐 오는 2025년 도심항공교통(UAM) 상용 서비스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UAM은 수직 이·착륙 전기동력 비행체를 이용하는 차세대 교통 체계다. 통상적으로 ‘드론택시’나 ‘플라잉카’로도 불린다.
 
현재 정부 로드맵에 따르면 여의도에서 인천공항까지 40~50km 거리를 드론택시로 이동할 경우 소요 시간은 20분에 불과하다. 체증이 심한 서울 교통 환경을 고려했을 때 획기적인 시간 단축이다. 비행기와 달리 넓은 활주로가 필요 없고, 전기가 동력원이라 온실가스를 배출하지도 않아 효율적이면서도 친환경적인 미래 교통수단으로 꼽힌다.
 
UAM은 고도의 기술력과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하는 분야다. 특히 사람이 직접 탑승하는 교통 수단인 만큼 기체 완성도가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아직 UAM 시장은 형성 단계지만 내로라하는 국내외 기업들이 앞다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시장성을 봤을 때 UAM을 미래 먹거리로 삼기에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 볼트라인이 개발한 1인승 멀티콥터형 UAM 기체 스카이라. 사진=볼트라인.
▲ 볼트라인이 개발한 1인승 멀티콥터형 UAM 기체 스카이라. 사진=볼트라인.
이런 가운데 순수 국내 기술 기반 UAM 개발에 성공한 회사가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15일 <투데이코리아>와 인터뷰를 가진 볼트라인 김도원 대표는 “UAM은 새롭고 다양한 기술과 융합한 미래형 혁신 사업으로 신개념 수익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 경쟁력이나 성장 초입 단계인 현재의 산업용 드론 시장 상황에 비춰볼 때 양산보다는 연구개발(R&D) 또는 타산업과 융복합을 통한 특화된 임무의 기체를 개발·제작했다”며 “국내에 취약한 드론 솔루션 분야 개발에 집중하며 모터를 포함한 핵심 기술 국산화로 국산 UAM 기체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볼트라인은 1인승 멀티콥터형 UAM ‘스카이라(SKYLA)’로 지난달 11일 국토교통부의 ‘K-UAM 공항 실증’에 참여했다. 중소기업 규모인 이 회사가 독일 볼로콥터, 항공우주연구원과 나란히 비행 시연에 나선 것이다. 국토부 미래드론교통담당관 관계자는 “당시 국내 산학연 80여개를 대상으로 공고를 냈었는데 대부분 비행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였다”며 “유일하게 시연 비행이 가능한 볼트라인이 최종 선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볼트라인에 따르면 스카이라 개발에 투입된 예산은 약 100억원 수준이다. UAM과 같은 신산업 개발 비용으로는 다소 적다고 볼 수도 있다. 김 대표는 “저비용으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건 FC(Flight Controller)와 RTK(고정밀측위) GPS, 모터 등 핵심 기술력을 미리 확보했기 때문”이라며 “이런 기술을 자체 개발하고, 보유하고 있냐 아니냐에 따라 성과가 갈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FC는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처럼 드론의 ‘두뇌’로 불리는 핵심 기술이다. 이 시장은 사실상 중국이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도 국산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대표는 “초창기에는 (드론) 프레임을 만들 줄 아는 업체들이 중국산 FC만 가져다 조립해왔는데, 점점 중국이 FC를 단종시키거나 허가를 잘 안 내주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원천기술을 가진 회사들이 서둘러 국산화를 이뤄내야 시장 경쟁력도 살아난다”고 강조했다.
 
이어 “UAM의 경우 안전이 제일 중요한 만큼 사람 타는 드론 위주의 FC로 설계됐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며 “스카이라에 탑재된 건 트리플 리던던시(Triple Redundancy)라는 기술이 적용됐는데 FC가 3개 들어갔다고 보면 된다. 한 쪽에 이상이 생겨도 나머지 FC가 뒷받침해주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오차 범위가 10cm 수준인 RTK GPS 2개를 넣어 정확도도 고도화했다”며 “장애물 회피나 건물 옥상에 위치한 버티포트(수직 이·착륙 시설) 이동 등을 위해서는 RTK 역시 핵심 기술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UAM 상용화로 하늘길이 열렸을 때 우리가 누릴 수 있는 변화에 대해 김 대표는 “2016년 기준 교통 혼잡 비용이 46조8000억원이라고 하는데 UAM은 혼잡한 도심의 지상 교통 해결 수단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신개념 혁신 교통 수단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볼트라인이 개발한 1인승 멀티콥터형 UAM 기체 스카이라. 사진=볼트라인.
▲ 볼트라인이 개발한 1인승 멀티콥터형 UAM 기체 스카이라. 사진=볼트라인.
물론 스카이라 개발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기체 완성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수많은 시험 비행이 필수적이지만 아직까진 장소의 제약이 많이 따른다고 김 대표는 밝혔다.
 
그는 “UAM은 대형 기체이기 때문에 개발 단계부터 테스트를 위한 비행 공역까지 모든 것에 제약이 따른다”며 “테스트 비행을 위해 수도권에서 전남 나주, 영암, 고흥 등지로 기체를 이동하고, 그에 따른 인력과 비용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투자 못지 않게 규제 완화는 시급한 문제”라며 “수도권을 포함해 지방자치단체별로 수시로 비행이 가능한 실증단지 조성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순수 국내 기술력으로 대기업도 해내지 못한 자체 개발과 비행까지 성공을 했지만, 한 걸음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좀 더 과감한 투자가 이뤄져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산학 또는 기업간, 그리고 무엇보다 정부의 직·간접적인 지원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볼트라인은 내년 8월까지 2인승 UAM 기체를 개발한 뒤 국토부 공식 실증 비행에 참여하겠단 계획이다. 또 고정익형 eVTOL(전기 동력 수직 이·착륙기) 상용화 모델 제작도 병행하겠단 방침이다.
 
김 대표는 “앞으로 상용화 서비스를 향한 더 나은 기체 개발에 주력하며 시장 선점을 위해 매진할 것”이라며 “순수 국내 기술력으로 UAM 국산화에 초석이 되고, 관련 사업을 선도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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