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우유를 고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우유를 고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박수연 기자 | 정부가 수요 감소를 반영하지 못하는 원유 가격 결정 제도를 손보겠다는 취지로 ‘용도별차등가격제’를 도입한다. 이에 낙농업계는 “원유 자급률 하락 책임을 생산자에게 전가하는 것”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현재의 생산비 연동제를 대체하는 용도별차등가격제를 도입하고 불합리한 낙농진흥회 의사결정 구조를 개편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낙농산업 발전대책’을 추진한다고 지난 30일 밝혔다.
 
낙농산업 발전대책에 앞서 정부는 “낙농산업은 지난 20년간 지속적으로 위축돼 왔고 국내 낙농산업의 미래는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소비구조는 변화하는데 생산 구조가 이를 따라가지 못해 원유의 자급률은 지속 하락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판단에 낙농계는 지난해 8월부터 낙농진흥회에 낙농제도 개선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개선방안을 논의한 바 있지만 생산자단체와 유업체 간 충돌로 개선방안 도출에 실패했다.
 
이에 농식품부는 지난 8월 차관을 위원장으로 학계·소비자단체·생산자단체·유업체 등이 참여하는 낙농산업 발전위원회를 구성해 직접 개선방안 마련에 나섰다.
 
이후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방안과 낙농진흥회 의사결정구조 개편 방안을 제시했지만 생산자 측의 반대와 부딪히며 여전히 구체적인 실행방안에 대해서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용도별 차등가격제는 원유가격을 음용유와 가공유로 구분해 차등 적용하는 가격제로, 현재는 원유가격은 용도 구분 없이 쿼터 내 생산·납품하는 원유에 음용유 가격인 리터당 1100원 수준을 적용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지금의 쿼터제를 용도별 가격을 차등해 적용하되, 음용유는 현재의 가격 수준을 유지하고 가공유는 더 싼 가격을 적용하는 안을 제시했다. 다만, 농가의 소득이 감소에 대응하고자 유업체가 더 많은 물량을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밝혔다.
 
현재는 205만 톤 수준을 생산해 쿼터 내 201만 톤은 리터당 1100원, 쿼터 외는 리터당 100원을 농가가 수취하는 구조다.
 
농식품부가 제안한 이번 개편안은 원유를 총 222만 톤을 생산하되 음용유 187만 톤은 리터당 1100원, 가공유 31만 톤은 리터당 900원, 쿼터 외 4만 톤은 리터당 100원을 적용한다.
 
농식품부는 이번 개편안이 적용된다면 우유 생산량이 늘어 자급률은 현재 48% 수준에서 52~54%로 상향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한국낙농육우협회 등 생산자 측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낙농육우협회는 31일 성명서를 내고 “원유 자급률 하락의 원인을 정부 자신이 아닌 다른 곳에서 찾았다”며 “우윳값 잡겠다며 대한민국을 온통 흔들어 놓고선 정작 과도한 우유 유통마진이나 사료값 폭등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농식품부의 용도별차등가격안은 실행방안 조차 없는 허상”이라고 규정하며 “환경규제로 원유 증산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이고 증산을 통해 현 소득을 유지하라는 것이 무슨 소득 안정이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면서 “정부안이 그렇게 떳떳하고 시행 가능하다면 정부안에 대한 정책실명제부터 결정하라”며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러한 반발에 권재한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낙농산업이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낙농산업 전반에 변화와 혁신이 불가피하다"며 "낙농가와 유업체 모두 당장 눈앞의 이익만을 보지 말고 향후 20~30년 미래세대에게 물려줄 바람직한 낙농산업 생태계를 충분히 고민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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