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현채 주필
▲ 박현채 주필
자원 부국들의 자원 무기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주요 원자재 가격이 무섭게 치솟고 있다. 가격만 오르는게 아니다. 과거엔 공급량이 적어지면 비싼 값을 주면 구할 수는 있었다. 하지만 이젠 돈이 있어도 마음대로 구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와 중국의 요소 수출 중단 사태가 다시 등장하지 않을 까 우려된다.
 
요즘 같은 상황에선 공급 불안 품목을 드러내놓고 대비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필수 품목 한 가지가 멈춰 서면 업계 전체가 곤란해지는 등 공급망의 취약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정부마저도 최근 글로벌 공급망 위기 대책을 대외비로 감추고 있을 정도다.
 
세계 각국은 자체 공급망 관리에 사활을 걸고 필수 및 희소 자원을 중심으로 치열한 확보전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이로인해 유가가 크게 올랐다. 국제유가는 이젠 배럴당 80달러선을 넘어 10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7년 만에 90달러를 돌파했다. 우라늄 가격도 1년 전에 비해 50% 넘게 올랐다. 탄소 중립 중요성이 커지면서 유럽과 중국을 중심으로 원전 수요가 늘어날 조짐을 보이면서 부터다. 최근에는 전 세계 우라늄 생산의 40%를 차지하는 카자흐스탄에서 소요 사태가 발생하면서 값이 다시 뛰고 있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세계적인 에너지전환 움직임이 일면서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로인해 태양전지, 풍력발전기, 전기차 배터리 제조에 들어가는 광물들의 오름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2차전지 주요 소재인 탄산리튬 가격은 1년전에 비해 무려 5배나 폭등했고 니켈도 30% 넘게 올랐다. 두 원자재 모두 2011년 이후 역대 최고가다. 이밖에 코발트 가격도 2배 이상으로 뛰었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선도해야 하는 한국 배터리 산업으로서는 핵심 원재료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커다란 약점이다. 더 큰 문제는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주요 원재료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국에서 수입하는 비율이 80% 이상인 품목이 무려 1,850개나 된다. 미국(503개), 일본(438개)보다 쏠림 현상이 심하다. 지난해부터 가격이 급등한 마그네슘잉곳의 중국 수입 의존도는 100%에 이른다.
 
우리나라는 국내 소비 에너지의 96%, 광물자원 90%를 수입에 의존하는 세계 4위 에너지 수입국이다. 그러다 보니 유가와 원자재값 상승은 수입가격을 높여 무역수지 등 국내 경제 전반에 심대한 영향을 끼친다. 이달 1~20일 기준 무역수지가 56억3100만달러 적자를 기록, 전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이 확실시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핵심광물 등 전략품목의 수급을 관장하는 체계를 젼혀 갖추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부존자원이 빈약해 해외자원개발에 적극적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를 바탕으로 이명박 정부는 해외자원개발을 본격 추진했었다. 그러나 해외자원개발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고 매장량 추정 등이 어려워 실패 가능성이 높다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던 사업들도 다음 정부에서 실패한 정책으로 지적받으면서 지금까지 개발은 커녕 뒷처리에만 매달려 있는 상황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기존 자원개발 사업을 ‘적폐’로 낙인 찍어 사업권을 매각하거나 중단, 해외 자원개발이 올스톱 상태다.
 
그런 와중에 일본의 반도체 관련 제품 수출규제가 있었고 지난해에는 요소수 대란을 겪어야 했다. 문재인 정부는 3년전 일본의 반도체 소재·부품 수출 규제에 맞서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장담했지만 요소수 파동에서 보듯 공허한 외침에 불과했다.
 
비록 늦었지만 공급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 에너지전환과 관련된 광물이나 소재의 경우도 석유처럼 수요 증가와 공급 위험도를 참작, 국내 비축과 수입처 조정방안을 서둘러 마련할 핖요가 있다, 특히 천연자원이 빈약해 인력을 활용한 가공 위주의 수출주도형 경제체제를 견지할 수밖에 없는 우리로서는 비용을 치르면서 공급망 교란에 대비하는 수밖에 없다. 위기 발생시 위험을 낮추면서 동시에 경제성까지 확보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투데이 코리아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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