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문 취재국장
▲ 김태문 취재국장
지난 3일 대선 후보 첫 TV 토론에서 4명의 후보들이 오는 3월 9일 선거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연금 개혁’을 실행에 옮기겠다고 약속했다. ‘연금 개혁’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지만 정권 차원에서는 ‘고양이 목에 방울 다는 격’이었다. 이번 ‘4자 합의’로 차기 대통령은 좋든 싫든 ‘연금 개혁’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이날 토론회에서 안철수 후보가 연금 개혁 필요성을 묻자 윤석열 후보는 “다음 정부는 초당적으로 정권 초부터 국민적 합의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했고 이재명 후보도 “100% 동의한다”고 했다. 이후 안 후보가 ‘연금 개혁 공동 선언’을 제안하자 나머지 후보들은 “좋은 의견” “이 자리에서 약속하자”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합의했다.
 
연금은 미래 세대를 위한 약속이자 은퇴 후 고령층의 사회 안전망이다. 4대 연금의 재정 고갈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하루라도 개혁을 서두르지 않으면 우리 자식 세대에게 재앙을 남기게 된다. 특히 4대 연금 중 대표적인 국민연금은 2042년 적자를 내기 시작해 2057년에는 기금이 고갈될 것으로 전망된다. 덜 내고 더 많이 받는 지금의 연금 구조를 개혁하지 않고서는 연금 제도는 지속될 수 없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와 저출산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은 2025년부터 전체 인구의 20% 이상을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합계출산율(15~49세 가임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도 예상보다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최근 5년 사이 출산율은 2017년 1.05명에서 지난 2020년에는 0.84명으로 감소했다.
 
출산율이 떨어지고 고령화가 심화되는 것은 곧 사회와 경제의 활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저출산으로 일할 사람은 줄어드는데 고령화로 연금 수령 인원은 급증한다는 것이다. 자칫하면 우리의 미래 세대들은 소득의 대부분을 세금으로 내야할 수도 있다. 재앙이 아닐 수 없다.
 
안철수 후보는 대선 토론회 후 “연금 개혁이 2030세대와 우리 아이들, 대한민국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신념을 가지고 밀어붙였다”면서 “오늘 토론자리 통해 모든 의견을 모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금 개혁’에 대한 대선 후보들의 합의를 고운 시선으로 볼 수만은 없다. 국민들은 5년에 한 번씩 벌어지는 ‘정치쇼’라는 인식이 크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연금개혁의 시작은 거창했지만 번번이 초라하게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연금제도의 개혁 의지가 있다고 해도 개혁안(案)을 도출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개혁안이 나오더라도 개혁안을 두고 이해관계자들의 첨예한 대립으로 사회적 혼란도 컸다.
 
어렵고, 복잡하고, 여러 이해관계로 얽힌 연금 개혁은 어려운 길이다. 그럼에도 차기 대통령은 연금 개혁에 국가의 명운이 걸렸다는 각오로 밀어붙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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