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에 물가 금리 세금 겹쳐 가계 옥죄

▲ 김성기 부회장
▲ 김성기 부회장
투데이코리아=김성기 부회장 | 코로나 영향으로 경제가 어렵다지만 그에 더해 생필품을 비롯한 물가는 마구 치솟고 대출금 이자까지 뛰어 가계를 압박하고 있다.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집값에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건강보험료를 비롯한 각종 부담금까지 급등해 비명이 터질 지경이다. 부동산 잡고 일자리 늘려 경제를 일으키겠다고 장담한 문재인 정부가 지난 5년간 실패를 거듭한 끝에 국민에게 들이민 계산서다.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출범한 정부였지만 고령층 단기 일자리 통계가 부풀려졌을 뿐 주 40시간 일하는 기준을 적용한 실질적인 취업자는 2017년 이후 200만명 이상 감소했다고 한다. 한국경제연구원 의뢰로 나온 전일제 환산방식에 따른 고용변화 분석이다. 다른 고용노동부 자료를 보면 5년간 근로소득과 물가가 비슷한 수준으로 오른데 비해 근로소득세와 사회보험료는 그 2배가 넘는 40% 가량 뛰었다. 근로자들의 실질소득은 제자리걸음 하는 동안 세금과 부담금이 크게 뛰어 살림살이가 매우 어려워졌다는 수치다. 최근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과 환율이 한꺼번에 뛰어 수입 물가가 급등하고 식음료 등 생필품값까지 치솟아 장보기 겁난다는 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정권 출범 이후 세금 공세와 규제 일변도의 수요억제 정책으로 집값이 폭등하자 어렵게 빚을 내어 어떻게 든 집을 산다는 ‘영끌 투자’까지 나왔다. 집값 폭등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과 불안 심리가 확산하면서 지난해 서울에서 아파트를 산 매수자 중 40% 이상이 2030 청년세대라고 한다. 자금이 부족한 만큼 전세 끼고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청년들이 대부분이다. 물가 오름세를 우려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상승세를 보였다. 금리 상승추세는 올들어 더욱 빨라져 최근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6%대에 접근하는 추세다. 금리상승으로 집값이 꺾이기 시작하면서 거래도 격감해 무리하게 대출받아 집을 장만한 가계는 자칫 빚더미에 올라앉게 됐다.
 
반면 4대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이자이익이 전년 대비 약 15% 증가한 32조원을 넘어섰다. 금리상승으로 대출과 수신금리 차이인 예대마진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자금난을 겪는 자영업자 등의 부실 대출이 증가할 경우에 대비, 충당금을 쌓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몸을 사린다. 그러나 집을 장만하고 대출금리가 빠르게 올라 부담이 급증한 금융 소비자 입장에서는 시중은행에 대한 불만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대출금리 올리는 일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수신금리도 조정해야 한다는 요구와 함께 금융권이 상생 협력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 정책 실패는 지난해 예상치 못한 국세 수입 증가를 가져와 세수 추계에 실패한 기획재정부를 난처하게 했다. 양도소득세가 36조7000여억원 걷혀 당초 예상치를 110% 이상 웃돌았고 종부세도 20% 가까이 더 들어왔다. 정부 세수는 예상보다 큰 폭으로 늘었지만 민간의 소비 및 투자 여력은 그 이상으로 꺾여 가뜩이나 위축된 경제에 악영향을 주었다. 대선을 눈앞에 둔 여야 정치권은 세수 추가분에다 빚을 더해 재난지원금을 더 뿌리겠다고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시중에 돈이 더 풀리면 다시 물가상승을 자극할 게 뻔하고 이는 다시 시중금리와 대출금리 인상을 불러오는 악순환을 가져온다.
 
코로나 위기 속에 탈원전 고집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물가와 금리 상승, 취업난 등 경제적 난관이 코로나 영향으로 인해 모든 나라가 겪는 공통의 어려움이라고 강변한다. 전혀 틀린 변명으로 일축할 수는 없겠으나 지난 5년의 실정이 해외 충격에 약한 국내 경제를 더욱 심각한 위기에 처하게 만든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집권 초기 내세운 소득주도성장 정책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다. 입증되지도 않은 일부 주장을 경제 정책의 기본 방향으로 설정해 자영업자, 소상공인의 매출 격감과 근로자의 일자리 감소 등 부작용을 양산했다. 사이비 전문가와 운동가들이 뛰어들어 정책 오류를 부채질했다. 일자리 창출 등 경제 활성화가 더딘 것은 전 정권의 탓이라고 돌리면서 탈원전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을 서둘렀다. 그러다가 코로나 위기가 닥쳐 국민 고통은 깊어졌다.
 
탈원전 정책은 코로나 위기와 탄소 중립 추진 등 대내외 여건을 감안하면 서둘러 폐기해야 했다. 무엇보다 국가의 역량을 모아 난관을 헤쳐나가야 할 시점에 전력생산 비용과 대외의존도를 높일 게 뻔한 정책을 그대로 밀어붙였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전력산업을 재편한다는 구상은 한국전력 등 관련기업과 산업 생태계의 부실화를 불렀고 전기요금 인상으로 부담을 국민에게 떠넘기게 됐다.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원가 압력이 높아지면서 전기요금 인상은 국내기업을 더욱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도 당초 원전 비율을 2035년까지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정책을 폈다가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 원전을 다시 짓겠다는 ‘원전 르네상스’로 선회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끝까지 탈원전을 고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코로나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위중한 시기에 물가와 금리가 뛰고 세금까지 올라 벼랑으로 몰리는 가계가 늘고 있으나 정부는 기왕 가던 길 끝까지 가겠다는 자세다. 그동안 소수 지지층의 박수를 받아온 이념 성향의 정책을 밀고가 임기 말까지 세를 유지하겠다는 고집으로 보인다.
 
정책 실패를 모조리 적폐 수사로 몰아 관가를 들쑤실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하지만 무리한 규제와 세금 부과로 국민에게 부담을 지우고 집값 폭등, 전세난을 불러온 부동산 실정과 탈원전 정책, 국가 부채 급증을 불러온 재정 운용 실패는 엄정하게 책임 소재와 관련자들을 가려내야 한다. 경제 실정과는 별도로 드러난 공직자들의 월성원전 경제성 조작 등 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실정법 위반 형사책임을 묻는 게 당연하다. 민생을 망가뜨려 놓고도 여전히 공직에 앉아 실정을 호도하는 인사들을 밝혀내 정치권과 관가 주변에서 추방해야 한다. <투데이코리아 부회장>
 
필자 약력
△전)국민일보 발행인 겸 대표이사
△전)한국신문협회 이사
△전)한국신문상 심사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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