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문 취재국장
▲ 김태문 취재국장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3일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며 야권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다. 안 후보는 윤 후보 지지 표명 후 대선 후보 사퇴 의사를 밝혔다. 두 후보는 양당 합당과 함께 집권 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공동으로 꾸리고 ‘국민통합정부’를 이루겠다고 했다. 그러나 국민들은 두 진영의 ‘막판 단일화’를 두고 마냥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릴 수는 없을 것이다.
 
두 후보의 단일화 과정은 국민들에게 깊은 피로감을 안긴 사실상의 ‘반쪽짜리 합의’다.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한 듯 안 후보는 윤 후보 지지선언을 하면서 “단일화가 늦어 국민께 죄송하다”고 했다. 안철수 후보가 늦게라도 이를 인정하고 단일화에 합의한 모습은 바람직하지만 ‘만시지탄’이라는 평가를 피할 수는 없다.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지금의 정치인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들의 ‘기성 정치’에 대한 반감이다. 특히 두 후보는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보기 드문 정치인이라는 점도 비슷하다.
 
2011년 ‘새 정치’를 내세우며 정치에 입문한 안철수 후보는 지난 10여 년간 대선에 3번, 서울시장에 2번 도전했다. 5차례 도전 중 4번이나 단일화 논의가 있었는데, 그 때마다 내세운 것이 ‘정권교체’ 명분이었다. 그는 박원순 서울시장, 문재인 대통령에게 후보를 양보했고, 작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오세훈 후보와 단일화했다. 가히 ‘단일화 전문 정치인’이라고 할 만한 이력이다.
 
‘보기 드문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윤석열 후보는 안철수 후보를 능가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검찰총장이 됐지만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자신의 말마따나 문 정부에 칼끝을 들이대면서 보수 진영의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 결과가 지금의 윤석열이다. 지난해 6월 윤 후보는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인의 길에 들어섰다.
 
국민들은 그래서 불과 1년여의 정치 경력을 자랑하는 윤석열 후보와 ‘정권교체 단일화’ 전문 정치인 안철수의 ‘보다 아름다고 원활한 통합’을 기대했던 것이다. 두 후보가 각자의 강점과 단점을 보완하는 빠른 화학적 결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은 어땠나. 안 후보는 윤 후보에게 먼저 단일화를 제안했다가 일주일 만에 철회했고, 윤 후보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며 만나자고 했지만 안 후보는 “고려할 가치가 없다”며 잘랐다. 이를 시작으로 이후 두 진영 간 단일화 과정서 나오는 잡음은 과연 이게 ‘새 정치이고 바람직한 정권교체 모델인가’하는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20대 대통령 선거의 투표용지는 이미 인쇄됐다. 이번 대선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박빙으로 전개되고 있다. 야권의 이번 막판 단일화로 중도층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히려 이번 단일화로 중도층은 투표를 포기하고 보수층과 진보층의 ‘표 결집’이 가속화되면서 ‘정권 교체’라는 단일화 명분이 희석될 수도 있다. 뚜껑은 열어봐야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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