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5월10일 당시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열린 국회 앞 잔디광장에서 당선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이 전광판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를 지켜보고 있다. 당일 오후 12시15분 취임식이 시작되자 수많은 시민들이 벅찬 표정으로 스크린 앞에서 취임식을 지켜봤다. 당시 한 시민은 “서민이 살 수 있는 나라, 국민만을 위한 나라를 만들어줬으면 하는 마음에 간절하게 기도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진=뉴시스
▲ 2017년 5월10일 당시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열린 국회 앞 잔디광장에서 당선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이 전광판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를 지켜보고 있다. 당일 오후 12시15분 취임식이 시작되자 수많은 시민들이 벅찬 표정으로 스크린 앞에서 취임식을 지켜봤다. 당시 한 시민은 “서민이 살 수 있는 나라, 국민만을 위한 나라를 만들어줬으면 하는 마음에 간절하게 기도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김찬주 기자 | 2017년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주거공공성 강화’를 부동산정책 기조로 삼았다. 다주택자를 투기꾼으로 못 박고 근절대상으로 바라보면서 현재까지 무려 28차례의 부동산 대책을 폈다. 부동산 규제로 이들의 주택을 시장에 풀어 서민 주거수요를 늘리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임기 막바지에 이른 결과는 집값 폭등이었다. 청년들은 내 집 마련의 꿈이 좌절됐고, 여야 대선후보들도 실패로 규정하면서 현 정부가 풀어헤친 부동산 대책은 차기 정권이 해결해야할 과제로 남았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주도하려 ‘심판’을 자처했으나, 실상은 차기만 하면 공이 막무가내로 튀는 ‘세모발’ 아마추어였다”고 냉소한다.
 
◇ 차기 대선후보, 여야 막론 “文정부 부동산대책, 잘못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종료가 2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차기 대선후보들은 그동안 28차례 펼쳐왔던 문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지난 6일 유세에서 “건국 이래 한 정권에서 이렇게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른 게 처음 아니냐. 어떻게 사람이 실수를 해도 28번을 하나”라고 질타했다.
 
집값의 고공행진은 실제 통계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1년 12월 공동주택 실거래가격지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격은 18.45% 올라 집값 폭등기였던 2006년(19.4%) 이래 상승폭이 가장 컸다.
 
수도권의 경우 지난해 무려 24.1%나 뛰어 2006년(27.35%)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자체조사를 통해 지난해 6월 문 정부 4년간 서울 주요 아파트 값이 93% 올랐다는 결과까지 발표했다.
 
수도권 아파트 실거래가는 정부 부동산 규제 정책에 따라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했다. 특히, 지난해 급상승한 주택가격 여파는 2019년 역대 부동산정책 중 최고의 규제정책으로 꼽히는 종합규제대책인 12·16대책(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해당 규제 내용만 총 30여개에 달한다.
 
▲ 사진은 임대차 3법이 본격 시행되기 전인 2020년 7월29일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 상가의 부동산 중개업소 아파트 매물 정보가 비어있는 모습. 당시 부동산 관계자들은 “집주인들이 앞으로 4년 간 전셋값을 못올리니 보증금을 대폭 올리거나 월세로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 사진은 임대차 3법이 본격 시행되기 전인 2020년 7월29일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 상가의 부동산 중개업소 아파트 매물 정보가 비어있는 모습. 당시 부동산 관계자들은 “집주인들이 앞으로 4년 간 전셋값을 못올리니 보증금을 대폭 올리거나 월세로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주요 내용을 보면 △9억원 초과분에 대한 LTV 규제비율 강화 △초고가(15억원) 주택구입 주담대 금지 △DSR 한도 하향조정 △규제지역 주택처분 및 전입 기한 단축(2→1년) △사업자 주담대 제한지역 확대 △사적보증 전세대출보증 규제강화 등이다. 문 정부는 출범 당해인 2017년~2020년까지 매년 6~7개에 달하는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현재까지 총 28개다.
 
다만, 최근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 10월 정부가 강력한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내놓음에 따라 어느 정도 오름세가 주춤했다. 정부가 매매뿐 아니라 전세 대출까지 압박해 집을 살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했고, 예비 수요자들은 차기 대통령이 구상할 부동산 시장 완화에 대한 기대로 관망세로 돌아선 분위기지만, 하락세로의 전환은 섣불리 예단할 수 없는 실정이다.
 
여권에서도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실패’로 인정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 6일 “지금까지 우리 민주당과 정부 대체로 잘했지만 못한 게 있다. 그중 하나 부동산 정책을 잘못했다”며 “시장을 이기는 정부도 없고 정부 정책에 역행하는 시장도 존재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 후보의 발언은 시장억제 정책이 시장을 주도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읽힌다.
 
◇ 정부가 부동산 누르니 ‘용수철’ 튀었다…직격당한 청년·임차인
 
여권 대선후보마저 문 정부의 부동산 국정운영을 사실상 ‘실패’로 인정한 가운데 정부가 눌렀던 부동산이 용수철처럼 튀어 오르면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청년과 전월세 임차인들이다.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시간이 지날수록 서민 주거 확대 기조 일관성과는 멀어졌다. 임대사업자 정책이 대표적인데,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2017년 8월4일 유튜브에 출연해 “임대사업자로 등록을 하게 되면 세제, 금융 혜택을 드리니 다주택자들은 임대사업자로 등록하시면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임대사업자 등록이 부동산 투자 ‘최후의 한수’라는 지적이 나오자 정부는 돌연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금 혜택을 무산시키기에 이른다. 2018년 ‘9·13 대책’에서 조정대상지역에서 신규 등록 임대주택에 대해 ‘종부세 합산 배제 혜택’을 폐지했고, 2020년 ‘7·10 대책’에서는 아파트 매입 임대 제도도 폐지했다. 이에 따라 아파트로 임대사업을 하고 있는 사업자들은 기존 임대사업 기간이 종료되는 곧장 종부세 및 재산세 폭탄을 맞게 됐다.
 
이후 여당과 정부는 ‘임대차 3법’이라는 초강수를 꺼내든다. 2020년 7월30일 국회를, 7월31일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시행된 이 법은 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다. 이 중 세입자가 최초 계약기간 2년에 2년을 더 거주할 수 있게 한 계약갱신청구권과 임대료 상승폭을 직전 계약 임대료의 5%이하로 제한하는 전월세상한제가 골자다.
 
같은 해 7월29일 김현미 당시 국토부 장관은 “지금 시급한 게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인데, 이 제도가 통과되면 기존의 계약에도 적용되기 때문에 시장의 안정세는 확실하게 되찾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임대차3법이 시행되면 시장이 확연히 달라질 것”이라는 입장을 굳히기도 했다.
 
▲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임대차3법)이 2020년 7월3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들이 전원 표결에 불참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의 과반 의석 표결에 의해 가결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임대차3법)이 2020년 7월3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들이 전원 표결에 불참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의 과반 의석 표결에 의해 가결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후 임대차 3법은 제정 과정에 있어 당정의 충분한 토론이나 여론 수렴 없이 군사작전을 하듯 여당이 강행했고, 같은 해 8월4일 국회 본회의마저 하이패스로 통과했다. 당시에만 해도 세입자들은 환호했고, 임대사업자들은 탄복했다. 국가가 법으로 세입기간을 보장해주고 보증금 상승분도 불과 5% 이내로 한정했으니 세입자들 입장에서는 나쁠 게 없었다.
 
반면, 업계에서는 결국 희생 대상은 임차인들이라며 상당한 우려를 표명했다. 부작용은 곧바로 터져 나왔다. 집주인들은 내 집을 내 맘대로 하지 못한다는 판단에 전월세 매물이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수요는 느는데 공급이 부족하자 보증금도 뛰었다. 임대차3법 처리 1년 만에 서울 아파트 전세값은 무려 16.7% 올랐다.
 
당해 11월 합동 취재에서 만난 최태승 씨(33)는 “서울에 전세 매물이 정말 없다. 그렇다고 월세를 살기에는 매달 나가는 돈이 너무 크다”며 “부작용이 발생했다면 이를 바로 잡으려고 해야 하는데 고집을 부리고 수정도 안 하니 결국 청년들만 폭탄 정책에 희생되는 것”이라고 씁쓸함을 토로했다.
 
또 다른 청년은 정부와 여당의 부동산 시장 주도 정책을 축구장과 관계자들로 빗대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서울 용산구에서 월세로 거주하는 박성환(32)씨는 “문재인 정부와 여당이 부동산 시장을 휘어잡고자 ‘심판’으로 나섰지만, 이제 와서 보니 찬스를 잡고도 차기만 하면 엉뚱한 곳으로 공을 차는 ‘세모발’의 아마추어였다”고 고개를 저었다.
 
전문가는 ‘문재인 정부 5년 간 부동산 시정에서 한 가지라도 잘했던 정책이 있나’라는 본지 질문에 “전혀 없다”며 냉정한 답변을 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통화에서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모두 실패한 정책 뿐”이라며 “매도, 매수, 보유억제가 모두 포함된 소위 ‘3불(不) 정책’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당정의 임대차3법 시행으로 청년과 영세 임차인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며 “애초 임차인 보호 목적과 달리, 시행 이후 집주인들이 보증부월세로 급격하게 전환했고, 보증금 역시 급상승해 이들이 그 정도의 돈을 마련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졌다. 임대차3법의 전면적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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