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에서 일어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민가까지 불이 번져 소방관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 4일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에서 일어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민가까지 불이 번져 소방관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박서경 기자 | 지난 4일 경상북도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은 강원도 삼척까지 확산되며 9박 10일동안 이어졌다. 대형 산불로 인해 약 2만923헥타르(ha)에 달하는 산림피해가 있었으며, 인근 주민들의 삶의 터전은 한 순간에 잿더미가 됐다.
 
산림당국에 의하면 △주택 319채 △농·축산시설 139개소 △공장·창고 154개소 △종교시설 등 31개소가 소실돼 총 643개소 재산손실이 있었다. 또한 울진 1만8463ha, 삼척 2460ha으로 총 2만923ha의 산림피해가 나타났다.
 
◇ 산불로 인한 임산물 피해, “보상 이뤄져야 해”
 
이번 산불로 인해 피해를 입은 농가 중에서도 특히 전국 송이버섯의 10%를 생산하는 울진군에서는 송이 피해를 호소했다.
 
산불로 인해 울진에서 약 350ha의 산림피해가 있었으며 이 중 170여ha가 송이밭인 것으로 잠정 추정된다. 실제로 △북면 △울진읍 △금강송면은 송이 주산지로, 울진 송이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약 500여 농가가 피해를 입었다.
 
소나무에서만 자라는 송이밭은 화재 이후 약 30년 이상 동안 송이가 날 수 없다. 이에 대한 피해는 약 50억 정도로 계산된다.
 
하지만 송이는 인위적인 재배가 아닌 자연적 생산물이기 때문에 피해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이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타난다. 피해를 입은 울진 송이 농가는 ‘울진산불 금강송이 생산자 피해보상 대책위원회(송이보상대책위)’를 조직하기도 했다.
 
장순규 송이보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7일 “삶의 터전이자 생업 터전을 예기치 못한 산불로 잃어버린 농민들이 절망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정부와 울진군의 조속한 피해 복구와 특단의 보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이뿐만 아니라 산삼을 키우던 농가도 피해를 입었다.
 
강원도에서 산삼을 키우던 A씨는 “산삼은 예민해 불이 휩쓸고 가면 당연히 죽고, 설령 불에 타지 않아도 불을 끄기 위해 사람들이 밟고 다녀도 못쓰게 된다”라며 “타버린 토양에서 다시 키우기는 힘들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산삼은 햇빛을 받으면 안되는데 나무가 많이 타버려 그늘이 지지 않으면 더 키우기 어렵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산삼은 짧게는 8년, 길게는 15년 이상까지도 키워야 해 피해 금액이 크다”라며 “보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 확실히 결정난 것이 없다”라고 전했다.
 
농가의 임산물 피해가 많은 가운데 지난 16일 한국임업인총연합회 측도 정부가 이번 산불에 대한 임산물의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축산 농가 측 피해도 큰 상황이지만 그 중 양봉업계는 꿀벌 실종 사건과 산불이 겹쳐 타격이 큰 상황이다.
 
울진에서 지난 20일까지 집계된 피해 현황을 살펴보면 축사 37동, 가축 420마리, 양봉 3천547군 등의 피해가 확인됐다.
 
특히 전남·경남에서 발생한 꿀벌 집단 실종에 이어 설상가상으로 산불에 아카시아, 헛깨나무 등의 밀원식물이 소실돼 양봉업계의 타격이 크다.
 
한 매체에 따르면 울진에서 양봉을 하는 B씨는 “울진과 영덕에 아카시아 나무가 많이 분포돼 양봉업자들은 이 지역에서 이동 양봉을 많이 한다”라며 “산불로 밀원식물이 많이 소실돼 꿀 수확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 동해안산불은 ‘인재’… “사람들의 의식 제고 중요해”

농가와 민간에 큰 피해를 낳은 울진산불의 유력한 원인으로 ‘담배꽁초’가 지목됐다. 발화지점 인근에 차량 몇 대가 지나간 뒤 얼마 되지 않아 연기가 나기 시작하고 불이 급속도로 확산되는 모습이 CCTV에 담겼기 때문이다.
 
차량 운전자들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지만 운전자들은 흡연에 대해 부인했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산불 원인으로 추정되는 담배꽁초는 찾지 못한 상황이기에 원인이 확실히 규명되지 않았다.
 
동시에 발생한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 산불은 지난 5일 60대 방화범 C씨의 소행으로 밝혀졌다. 이후 경찰조사에서 밝혀진 C씨의 방화 이유는 ‘주민들의 무시’였다.
 
이번 동해안 화재뿐만 아니라 많은 화재 사건에서 대다수의 발화 원인은 사람에게 있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29일까지 전국적으로 3345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이중 자연적 요인은 2건이지만 부주의로 인한 화재 건수는 1746건에 달한다. 부주의에 의한 화재가 전체의 50%가 넘는 것이다.
 
대형 산불의 빈도가 많아지는 현 상황에 대해 전문가는 기후적 요소보다도 사람의 부주의가 문제임을 지적했다.
 
강원석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태연구과 박사는 “점차 우리나라가 따뜻해지며 기후적인 영향도 일부 있겠지만 결국 산불의 원인 대부분은 인위적인 것이다”라며 “사람들의 의식·예방과 같은 부분들이 훨씬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투데이코리아는 언제나 독자 여러분들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