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진 산불 사흘째인 6일 경북 울진군의 한 마을이 화마로 잿더미로 변해 있다. 2022.03.06. 사진=뉴시스.
▲ 울진 산불 사흘째인 6일 경북 울진군의 한 마을이 화마로 잿더미로 변해 있다. 2022.03.06.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박서경 기자 | 경상북도 울진부터 강원도 삼척까지 발생한 대형 산불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화재에 대응할 수 있는 소방 인력 부족과 방치된 동물 등의 문제가 지적돼 이에 대한 개선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타났다.
 
산불 진화작업 현장인력은 인력 보강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동물권 단체는 재난 현장에서 동물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산불빈도는 급증 전망인데… 대응 인력 불과 500여 명
 
지난 4일부터 13일까지 울진-삼척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과정에서 대형 화재에 대응 가능한 소방 인력이 부족했다는 분석도 나타나고 있다. 향후 산불의 빈도가 잦아지고 규모가 증가할 전망이지만 동해안 지역에 소속된 전문 진화가 가능한 인력은 약 200명 정도이기에 구조적인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UNEP(유엔환경계획)의 ‘글로벌 산불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와 토지사용 변화로 극한 산불이 2030년 14%, 2050년 30%, 2100년 50%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같은 조사에 의하면 한반도도 대규모 피해를 동반하는 산불이 급증할 전망이다. 하지만 현재 국내는 산불에 대응 가능한 인력이 적은 현실이다.
 
경북·강원 지역 산불 진화 작업에 투입된 인력은 연인원으로 7만1527명이다. 다만, 경북(약 262만명)과 강원(약 153만명)의 인구 중에서 △지방자치단체 △국방부 △소방청 △경찰청 등의 인력도 포함된 수다. 이 중 대부분의 인력은 후방 지원과 불이 지나간 지역의 잔불 진화에 투입됐으며, 그 수에 비해 최전방에서 주불을 진화하는 인력은 상대적으로 적다.
 
특히, 최전방에서 주로 진화를 하는 인력은 산림청 소속의 ‘공중진화대’와 ‘산불특수진화대’로 각각 97명, 435명이 소속돼있다. 500여 명의 인력으로는 전국적으로 발생하는 대형 산불에 대응하기에는 부족한 숫자다.
 
이에 전문진화인력과는 별도로, 인력 보강을 위해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산림청에서 ‘산불전문예방진화대’를 운영한다. △기간제 9604명 △산림청 소속 1405명 △지자체 소속 8199명이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산불전문예방진화대원의 평균연령은 약 61세로 고령의 대원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들이 진화 장비를 멘 상태로 험준한 산을 오르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또한 전문성도 떨어져 주로 후방 지원과 잔불 정리에 투입되는 현실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주간 및 야간에 산불 현장 최전방에서 주불을 전문적으로 진화할 수 있는 인력 보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창섭 울진산림항공관리소 팀장은 지난달 31일 국회정책토론회에서 “동력인원 3000명, 4000명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산불현장에서 잔불이 아닌 주불진화를 위한 전문진화인력을 늘리는 것이 초동진화 및 산불진화 기간을 최소화 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지방청 특수진화대는 초과근무 수당이 없다”라며 공무원과 동일한 초과근무 수당 지급, 산불위험수당 신설 등 산불진화대원의 복지 향상을 강조했다.
 
이런 문제에 대해 산림청은 공중과 지상의 진화자원을 충분히 확충해 초기 대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산림당국은 “잘 훈련된 공중·특수진화대 등 정예진화인력을 광역단위로 투입하고, 산불 장기화에 대비해 산림조합작업단과 국유림영림단을 교대 인력으로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중장기적으로는 산불재난특수진화대의 처우를 대폭 개선하고 규모도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 불길 속 갈 길 없는 동물들
 
▲ 산불이 지나간 울진 마을에서 동물 구조가 이뤄졌다. 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이번 울진-삼척 산불에서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많은 수의 동물들이 죽거나 다쳤다. 이러한 동물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일각에서는 재난 현장에서 동물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20일 기준으로 울진에서만 축사 37동, 가축 420마리의 피해가 확인됐다. 그중에서는 축사에 갇혀 불에 타 죽은 소들도 있었다. 특히, 개 농장에서는 케이지에 갇힌 채로 도망가지 못하고 화상을 입거나 죽은 개들도 있어 주위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재난 시 동물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고 이들을 보호할 만한 대피소가 없다. 우리나라에 비해 △미국 △영국 △일본 등의 국가에서는 재난 발생 시 동물 대피 법안이 마련돼 있다.
 
상기 언급한 세 국가에서 반려동물 동반 가능 대피소를 마련하는 정책은 공통적으로 있다. 또한 영국의 경우 동물 축종 별 대피 요령이 정책으로 지정돼있는 상황이다.
 
이에 동물권행동 단체에서는 재난 시 동물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지난달 10일 논평을 통해 “지난 2019년에 발생한 고성산불 재난에서 심각한 동물피해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개선된 것이 단 하나도 없다”라며 “그나마 있는 재난재해 동물대피 매뉴얼인 ‘애완동물 재난대처법’은 반려동물과 함께 대피소에 갈 수 없으니 대피할 곳을 자체 확보해 이동시키라는 지침뿐이다”라며 재난 시 동물을 보호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반려동물만이 아닌 모든 동물의 안전을 위해 재난 시 동물 보호 정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라며 “농장동물, 야생동물 등 분류에 따른 행동요령과 피난 장소 및 구호 방법을 담아 매뉴얼화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정책과 관련해서는 △보호자와 동물 동반 대피 및 대피소 의무 확보 △재난 시 사육동물 목줄 풀어주기, 축사 열어두기 의무화 및 미 이행시 차등 보상 △재난 시 사육동물을 위한 일반 행동 요령 수립 등의 사항이 수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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