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고사진.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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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박수연 기자 |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고공행진 하는 물가와 가계 대출 확대, 금리인상 등으로 가계 부채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이자 상환 부담에 취약차주로 전락하는 가구도 늘고 있다. 

시중 은행의 가계대출은 줄어드는 추세지만 가계신용위험 지수가 여전히 높은 점을 고려하면 은행의 향후 건전성 관리가 중요한 과제로 대두된다. 
 
특히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부동산 투자)’, ‘빚투(빚내서 주식 투자)’ 등 영향으로 가계 대출이 확대되면서 우리나라 가계의 여윳돈 규모는 지난해 대비 50조원 가까이 줄어들었다.
 
한국은행은 지난 7일 ‘2021년 자금순환(잠정)’을 발표하고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여윳돈을 나타내는 순자금운용이 141조2000억원으로 전년(189조9000억원)보다 48조7000억원 줄었다”고 설명했다.

가계의 순자금운용액이 50조원 가까이 줄었다는 것은 지난해 가계가 빌린 돈이 굴린 돈보다 늘면서 여유자금이 감소했다는 뜻이다.
 
특히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를 연 1.25%에서 1.5%로 0.25%p 인상하면서 가계의 이자 상환 부담이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 이자상환 부담에 고위험가구로 편입 늘어난다
 
▲ 사진=한국은행 
▲ 사진=한국은행 

가계부채가 증가하면서 다중채무자(3개 이상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로서 저소득(소득 하위30%) 또는 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하)인 취약차주 비율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한은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2022년 2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보고서’에 따르면 차주 수와 대출 잔액은 2021년 말 기준 각각 12.1% 21.2%로 집계됐다. 2019년 말(10.6%, 19.6%)과 비교하면 1.5%p, 1.6%p 씩 늘어난 규모다.
 
취약차주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금융 리스크 확대와 대출 건전성 저하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10일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 후보자는 가계부채와 관련해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안정화하는 것이 시급한 정책과제”라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가계부채 문제는 부동산 문제와도 깊이 연결되어 있고 향후 성장률 둔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 가계신용 잔액은 지난해 말 1862조원으로 1년새 134조원(7.8%) 늘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다. 
 
이 후보자는 이자 상환 부담이 늘어난 가구가 고위험가구로 편입이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낮은 이자율에 편승해 과다 차입으로 주택구입 등에 나선 가구와 소득에 비해 부채비율이 높은 저소득자의 경우 금리상승 시 상환능력이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위험가구는 지난해 기준, 전체 금융부채 보유 가구(38만1000가구)의 3.2%에 해당한다.
 
◇가계 신용위험 우려…향후 건전성 관리 만전 기울여야

다만 금리 신호를 통해 가계부채를 관리하겠다는 이창용 후보자의 발언과는 달리 시중은행은 대출 문턱을 낮출 전망이다. 지난 11일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배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은행의 대출 태도는 가계 및 기업대출 모두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출태도지수가 플러스(+)면 ‘신용위험‧대출수요 증가’ 또는 ‘대출완화’라고 답한 금융기관이 ‘감소’ 또는 ‘강화’보다 많다는 뜻이다. 즉 시중은행들의 대출한도가 높아지거나 우대금리가 높아지는 등 이전 보다 대출이 쉬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은행의 2분기 대출태도지수는 6으로 지난 분기(-9)보다 15p 높아졌다.

가계대출 완화 움직임에 따라 가계부채가 증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치솟는 금리에 가계대출은 오히려 줄었다고 금융권은 전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703조1937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2조7436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도 지난 13일 ‘금융시장 동향’을 발표하고 “올해 3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59조원으로 2월 말 대비 1조원 줄었다”고 밝혔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잔액 273조원)은 한 달 새 3조1000억원 감소했고 주택담보대출(잔액 784조8000억원)은 한 달 사이 2조1000억원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대출 감소 추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황영웅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3월 은행권의 가산금리 인하, 대출한도 증액 등의 영업 강화가 대출 증가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대출 부실 확대는 취약차주들을 유동성 위기로 몰아 비은행금융기관을 중심으로 한 건전성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은행 통화금융통계의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을 살펴보면 2022년 2월 예금취급기관의 가계 대출은 전국 기준 1258조5085억 원으로 전 달(1259조8644억 원) 대비 1조3559억 원 감소했지만 코로나 이전인 2019년 2월(1034조535억 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이란 주택대출과 기타대출을 합쳐 예금취급기관 등 금융기관에서 한국은행으로 보내오는 통화금융통계조사표 결과를 집계한 자료다. 

가계 신용위험지수도 올해 1분기 17에서 2분기 14로 낮아졌지만 전년 2분기(6)와 비교하면 두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향후 가계 대출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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