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손실 회복 가능할까…여전히 불안한 자영업자들
유흥업소, 집합제한 750일 “회복기간 최소 10년 이상”
尹 인수위 “자영업자들에 30조원 규모 현금 보상 검토”

투데이코리아=김찬주 기자 | 코로나19 확산에 정부는 다중이용시설 ‘운영제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이후 지난 18일, 마스크 착용을 제외한 모든 방역조치가 종료됐다. 행정명령 시행 기간은 햇수로 2년여, 일수로는 약 757일이다.
 
다만, 일상 회복의 초입에서 손실 회복의 기대와는 달리, 번화가가 아닌 동네상권 상인들은 거리두기 해제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방역조치 기간 중 ‘집합금지업종’으로 분류돼 거의 영업을 하지 못한 유흥업소 업주들은 최소 수천만원에서 최대 수십억의 재산손실을 봤다고 주장하며 재기 가능성이 불투명하다고 토로하는 실정이다.
 
◇ 거리두기 해제에 번화가로 몰리는 사람들…동네상권 “일상회복 체감 안돼”
 
▲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난 18일 오후 11시10분 강남 일대 한 식당이 한산한 모습이다. 이곳 직원은 거리두기 해제가 된 당일이지만, 일상이 회복되기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김찬주 기자.
▲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난 18일 오후 11시10분 강남 일대 한 식당이 한산한 모습이다. 이곳 직원은 거리두기 해제가 된 당일이지만, 일상이 회복되기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김찬주 기자.
범정부 차원에서 내린 사상초유의 행정명령이 시작되고 종료되기까지 2년1개월이 걸렸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인해 정면으로 직격탄을 맞아온 자영업자들은 해당 조치가 종료되면서 드디어 숨통을 트게 됐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북새통을 이루는 번화가와는 달리 동네상권에서 영업을 하는 자영업자들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적용되던 전보다 해제된 이후 오히려 손님의 발길이 뜸해졌다고 말한다.
 
경기 부천 중동 일대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30대 김상의씨는 “손님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전엔 굳이 번화가나 유흥가를 가지 않고 동네에서 마셨지만, 지금은 모두 번화가로 발걸음을 돌린 것 같다”며 “손님 입장에서는 동네보다 번화가가 신나는데 누가 동네 음식점에서 놀고 싶겠나”라고 답답한 심경을 전했다.
 
인근에서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50대 차은명씨는 “번화가나 유흥가를 제외하면 동네상권을 찾는 사람들은 사실상 적다”라며 “애초 너무 오래 지속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린다고 당장 매출이 오를 거란 기대도 안했고, 제자리를 찾아가기까지 짧게는 3~6개월 정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일대 동네상권도 경기 일대 상황과 비슷했다. 관악구에서 소규모 일식집을 운영하는 30대 최모씨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2년 넘게 있어왔는데 사람들이 여기에 익숙해진 것 같다”며 “당장에는 번화가나 유흥가만 차츰 회복될 것 같고, 우리 같은 동네상권까지 회복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아 기대감을 잠시 내려놓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 영업 전혀 못한 유흥업소…“재산 손해 극심, 일상회복 먼 이야기”
 
자영업자들은 기약 없는 정부의 거리두기 방역조치 해제를 기다리면서 고통과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경제적 희생의 대부분도 자영업자들과 소상공인이 떠안으며 막대한 손실을 봤다. 하지만 정부의 거리두기 행정명령이 해제된 상황에서도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 사진은 지난해 12월2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시민열린마당에서 개최된 자영업자 총궐기대회에서 분노한 자영업자들의 마음을 달래고자 연단에 오른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집회 참가자들이 "내려가라"(왼쪽)고 성토하거나 욕설을 퍼붓는 등 반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한 남성(오른쪽)은 발언하고 있는 이 의원을 향해 돌진을 하다 붙잡히는 모습도 보였다. 사진=김찬주 기자
▲ 사진은 지난해 12월2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시민열린마당에서 개최된 자영업자 총궐기대회에서 분노한 자영업자들의 마음을 달래고자 연단에 오른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집회 참가자들이 "내려가라"(왼쪽)고 성토하거나 욕설을 퍼붓는 등 반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한 남성(오른쪽)은 발언하고 있는 이 의원을 향해 돌진을 하다 붙잡히는 모습도 보였다. 사진=김찬주 기자
실제로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0년 소상공인 실태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1년차였던 지난 2020년 소상공인의 영업이익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에 비해 반토막(43.1%)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코로나 창궐 초기부터 집합금지업종으로 분류돼 700일 이상 영업 자체를 못했던 유흥업소 업주들은 재산적 손실이 타 업종에 비해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손해를 회복하기까지 최소 10년 이상은 소요될 것이라고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최원봉 한국유흥음식점업중앙회 사무총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서울 소재 유흥업소들의 경우 2020년 3월24일부터 문을 닫았다 열었다를 반복했지만, 거리두기 해제까지 약 750일간 거의 영업을 못했다”며 “확진자가 수십명 나올 때도, 수십만명 나올 때도 우리는 일관되게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최 사무총장은 “유흥업소 업주들이 극단적 선택을 했던 제보 수도 8건 정도 된다. 강남지역 업소의 경우 거리두기 조치 이전에 투자를 받았는데 이게 풀릴 기미가 보이질 않고, 갚을 여력도 안 되니 도망간 사람도 있다”라며 “손실을 메우려 집을 팔거나, 전세를 빼서 월세로 가기도 하고, 가정에도 불화가 생겨 쓰러진 업주들도 더러 있다”고 설명했다.
 
▲ 사진은 지난해 12월22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시민열린마당에서 열린 자영업자 총궐기에서 손피켓을 들고 정부를 규탄하고 있는 최원봉 한국유흥음식점중앙회 사무총장. 사진=김찬주 기자
▲ 사진은 지난해 12월22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시민열린마당에서 열린 자영업자 총궐기에서 손피켓을 들고 정부를 규탄하고 있는 최원봉 한국유흥음식점중앙회 사무총장. 사진=김찬주 기자
그러면서 “이제까지 업주들이 본 손실액은 매출이 없음에 따른 손해가 아니라 영업 자체를 못함에도 월세, 공과금 등 고정비가 지출됨에 따른 재산 피해”라며 “특히, 나이트클럽처럼 대규모 업장의 경우 수입 자체가 없는데도 고정 월세만 수천만원 이상 발생했기 때문에 이를 회복하는 기간은 최소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온라인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도 코로나 사태에 집합금지업종을 운영하다 폐업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거리두기 해제조치가 시행된 지난 18일 유흥업을 운영하다 폐업했다는 A씨는 “2019년 10월 오픈해서 2021년 10월에 5억원 증발(손해)하고 폐업했다”라고 썼다. 또 다른 B씨는 댓글에서 “저도 2019년 12월 오픈해서 2021년 10월에 폐업해 3억원 증발했다”고 했다.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은 지난 1일 성명을 통해 “오후 10시 이후 영업매출이 올라가는 업종(노래방, 유흥업 등)들은 이미 30% 이상 폐업의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지호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 사무국장은 “새 정부는 기존 정부에서 하지 못한 자영업자의 부족한 손실 보상을 채워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통령직 인수위는 자영업자·소상공인 손실보상과 관련한 30조원대 현금성 보상 방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복수의 보도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다음 달 10일 취임 후 발표될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안에 대해, 인수위가 약 30조원 수준의 현금성 보상을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이는 윤 당선인의 제1 공약인 ‘소상공인 손실보상’을 지켜야 한다는 뜻을 이행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새 정부는 30조원 이상의 추경 가운데 절반을 적자 국채를 발행해 조달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올해 초과 세수가 걷히면 국채 발행 한도(약 15조원)를 다 쓰지 않는 방법으로 국가부채 증가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코로나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국회 논의가 빨라지면 이르면 다음 달 내 600만원 이상의 현금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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