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순직 논설주간
▲ 권순직 논설주간
실제로 걸려보니 K방역에 고마움을 느낄 수 있었다. 방역이란 정부가 해야 할 당연한 일임에도, 불안감과 두려움 속에 자가격리 기간 중 당국이 제공한 조치에 감사했다.
 
K방역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화자찬(自畵自讚)하는 정부의 모양새도 우습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비판만 하는 것도 능사는 아닐 것이다.
 
필자는 이 글을 쓰는 순간이 7일간의 자가격리 마지막 날이다. 심한 근육통과 인후통 등으로 솔직히 말하면 상당히 두려운 마음으로 시작했다.

코로나로 사망한 사례도 많고,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는 사람도 많다는 소식을 접해온지라 본인은 물론 온 가족의 걱정이 태산이었다.
 
좀처럼 호전될 것 같지 않던 증세들이 격리기간 끝이 다가오자 감쪽같이 사라졌다. 이 과정들을 소개하면서 K방역의 실태도 점검해 보자.
 
4월 21일(첫날), 전날부터 온 몸이 쑤시고 기침 가래가 심해 목이 아팠다. 동네 단골 내과병원에 가서 검사받은 결과 ‘확진’ 판정.

당장 오늘부터 자가격리에 들어가야 한다며 5일치 약 처방을 줬다. 진료비 1500원 말고는 모두 무료였다.
 
사는 곳은 서초구인데 진료는 동작구 병원이어서, 서초구 병원이 지정돼 연락이 갈 것이라는 통보... 몇시간 뒤 서초구 병원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앞으로 자가격리 기간 중 상담할 의사 선생님이었다. 격리 기간중 대처 요령과 응급시 취할 조치 등을 안내했다.
 
4월 22일, 구 보건소로부터 ‘코로나19확진자 격리 통지’가 날아들었다. 격리일과 해제일, 격리 기간중 유의사항, 위반 시 처벌 규정 등이 담겼다.
 
아울러 비대면 진료앱을 깔고 지정 병원과의 비대면 치료가 시작됐다. 하루에 두차례씩 체온 산소포화도 혈압 맥박 임상증상 정신건강 등을 휴대전화 앱으로 보고했다.

병원 담당 의사의 모니터링이 시작된 것.
 
배달된 격리자 진단키트 묶음에는 상세한 유의사항과 함께 체온계 자가진단키트 소독약 평소 들어보지 못한 산소포화도 체크장비가 들어있다.
 
23 ~ 25일, 매일 두차례씩 앱에 건강상태를 입력했다. 오전과 오후 두차례 담당 병원 의사의 전화 상담이 진행됐다.

그는 친절했고 고통과 두려움을 견뎌내는 데 상당한 도움을 줬다. 23일엔 배가 쓰리다고 했더니 복용 약중 일부를 빼고 먹으라는 지시를 받았다. 다른 약을 보내겠다고 했고 다음날인 24일 약 봉지는 집으로 배달됐다.
 
26일, 코로나19 확진자 및 가족의 정신건강 회복을 위해 전문가 상담을 제공한다는 문자가 왔다.

필요한 사람은 거주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나 국가트라우마센터을 이용하라는 안내였다.
 
27일, 드디어 마지막 날이다. 건강 상태는 99.9% 정상이다. 자정까지가 격리기간이다. 자가진단키트로 검사해 본 결과 빨간 줄이 두 개로 표시돼 양성이란다.
 
걱정스러워 의사에게 물었더니 ‘걱정 안하셔도 된다“였다. 다 나아도 양성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고, 미세하게 남았다 해도 남에게 감염시키지 않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며칠간은 마스크잘 써야 된다고 한다.
 
불안한 환자에게 방역당국은 유일한 의지처
 
이렇게 해서 불안감 속에 시작된 7일간의 자가격리 치료가 마무리됐다. 예전의 심한 독감 수준의 증상이었음에도 팬더믹 공포 분위기여서 몹시 걱정했으나 잘 마무리된 것 같다.
 
격리 기간중 방역당국의 도움은 큰 위로였고, 그래서 K방역을 너무 과소평가하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 필자 생각이다.
 
물론 필자 개인의 체험을 일반화해 K방역을 칭찬할 의도는 없다. 치료과정에서 심한 후유증을 앓은 환자도 수없이 많고, 귀한 목숨을 잃은 분들에게는 K방역이 무슨 소용이 있었겠는가.
 
이번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한 차원 높은 방역체계가 마련되어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정부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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