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청약 미달 아파트 단지 전체의 25%
경기 청약 미달 비중, 지난해 대비 10배↑
서울도 미분양 증가…당첨 계약 포기 속출
금리 인상·대출 규제 영향…분양 수요 위축

▲ 서울 소재 한 아파트 단지.
▲ 서울 소재 한 아파트 단지.
투데이코리아=오창영 기자 | 대구 등 지방에서 미분양 우려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청약만 했다 하면 마감 행진을 이어온 수도권 청약 시장에도 미분양이 늘고 있다. 집값이 고점을 찍었다는 인식이 강해진 데다 올해부터 아파트 분양 잔금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되는 등 대출 규제가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1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청약홈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전국에서 분양된 132개 아파트 단지 가운데 1개 주택형이라도 미달이 발생한 단지 수는 총 33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의 25%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해 청약 미달 아파트 단지 비중 20%에 비해서도 5%p 늘어난 것이다.

집값이 크게 치솟은 경기도의 경우 올해 들어 분양한 37개 아파트 단지 중 22%인 8개 단지가 모집 가수를 채우지 못했다. 지난해 경기도에서 분양된 102개 단지 가운데 단 2%(2곳)만 순위 내 마감에 실패한 것과 비교하면 올해 청약 미달 단지 비중이 10배 이상 확대된 셈이다.

공급 과잉으로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 대구에서는 올해 분양된 7개 아파트 단지 모두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특히 미계약분만 모아서 다시 청약을 받는 무순위 청약에서도 미달이 줄을 잇고 있는 실정이다.

또 경북은 7개 단지 중 4개 단지(57%), 충북은 6개 단지 중 3개 단지(50%)에서 각각 청약 미달이 발생했다.

지방에 이어 수도권에도 미분양 우려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청약 경쟁률은 빠르게 하락 중이다. 전국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은 지난해 평균 19.79대 1에서 올해 13.2대 1로 떨어졌다.

특히 수도권 청약 경쟁률은 지난해 평균 30.96대 1에서 올해 14.97대 1로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급락했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해 평균 28.54대 1에서 올해 10.08대로 급격히 줄었다.

계약을 포기하는 당첨자들도 속출하고 있다. 청약 부적격자로 인한 미계약이 발생하는 것과 달리 올해 들어 당첨자 스스로 계약을 포기하는 경우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올해 서울 내 분양된 구로구 개봉동 주상복합 ‘신영지웰 에스테이트 개봉역’은 초기 계약률이 70%에 그쳤다. 강북구 미아동 ‘북서울자이폴라리스’는 전체 295가구 중 18가구가 무순위 청약으로 밀렸다.

지난해 인기가 높았던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 등 투자형 상품의 청약 열기도 한풀 꺾였다.

지난해 11월 분양을 시작한 파주 운정 힐스테이트는 전체 3413가구 가운데 오피스텔만 2669실에 달하는 초대형 단지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모집 가구를 채우지 못했다.

업계는 최근 집값 상승에 대한 부담감, 금리 인상, 대출 규제 등으로 무리하게 분양을 받으려는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향후 청약 시장의 경기가 악화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전국 분양경기실사지수는 87.9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 대비 5p 하락한 수치다.

분양경기실사지수는 주택 사업자들의 분양 전망으로,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분양 전망이 긍정적, 100을 밑돌 땐 부정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의 하락 폭이 매우 컸다. 이달 서울의 분양경기실사지수는 105로 지난달보다 9.6p 줄었다. 인천은 10.7p 내린 96.4, 경기는 10.0p 떨어진 107.5로 조사됐다.

이달 지방의 분양경기실사지수는 84.7로 지난달보다 4p가량 낮아졌다. 특히 부산은 무려 31.3p 하락한 78.2를 기록해 전국에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연구원은 “최근 대출 금리 급등에 따른 비용 부담과 DSR 규제 등에 이어 집값이 고점이라는 인식이 맞물리면서 분양 경기가 위축될 수 있다는 인식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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