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순직 논설주간
▲ 권순직 논설주간
지구촌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 돌입했다. 이제 겨우 코로나 펜데믹에서 한숨 돌리나 했더니 국내외에서 휘몰아치는 인플레 폭풍으로 전세계 나라들이 홍역을 앓고 있다.
 
‘소리 없는 도둑’으로 일컬어지는 고물가 = 인플레이션은 서민 가계일수록 심한 고통을 받기 때문에 심각하다.

이제 막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이 인플레와의 전쟁을 슬기롭게 헤쳐나가지 못하면 큰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지방선거는 집권 초기에 치러져 대승했지만, 2년 후 치러질 총선은 인플레를 잡지 못하고 서민경제를 살리지 못할 경우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

그래서 윤석열 정부의 제1호 난제는 인플레와의 싸움에서 선전하는 길일 뿐이다.
 
소리 없는 도둑 -인플레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인플레는 어디에서 오고 있는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맞선 서방의 러시아 제재, 코로나 재앙, 고온 가뭄 등 이상기후로 인해 세계적인 유가 상승과 전력난, 국제 공급망의 혼란이 복합적으로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옥수수 밀 등 주요 사료 곡물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의 공급 차질로 각국의 닭 소 돼지 농가가 타격을 입었다.

혼란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다. 유럽 밀 공급의 30%를 차지하는 우크라이나의 생산 차질은 곧 식량 위기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
 
수출입 의존도가 높은 개방경제 체제의 한국은 이같은 국제 공급망 혼란의 피해를 고스란히 감내할 수밖에 없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작년동기 대비 5.4%나 올랐다. 소비자가 자주 구매하는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는 6.7% 상승해 2008년 8월 이후 13년 9개월만에 6%대로 높아졌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세계 각국의 수출통제 등의 영향으로 치솟는 원유 원자재 농축수산물 값이 한국인의 식탁에 직격탄을 던져놓고 있다.
 
서민 가계와 국민경제를 위협하는 인플레를 우려한 갖가지 신조어(新造語)가 우리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서민 울리는 런치플레이션

지난 5월 외식물가 상승률은 전년동기 대비 7.4%를 오르내리며 직장인과 서민 부담을 가중시킨다. 점심값 부담 상승을 우려하며 런치플레이션(Lunchflation) 이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지구 온난화로 가뭄과 폭염 등 이상기후가 지구촌을 강타하면 농산물 생산 감소에 따른 식량 위기가 우려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사료 비료 유류값 급등에 인력난 가뭄이 겹쳐 농업에 타격이 크면 이른바 애그플레이션(Agflation) 위기가 도래할지도 모른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공공요금발(發) 물가 충격도 우리에겐 큰 재앙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전기 상수도 가스요금 등 각종 공공요금 상승이 줄을 잇고 있다.

국내외적인 인상 요인도 있지만 문재인 정부가 공공요금 인상을 미뤄놨기 때문에 한꺼번에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전 정부가 밀어붙인 탈원전 정책과 공기업의 비대화와 방만 경영 여파가 고스란히 물가상승으로 이어지고, 서민 가계 주름살을 깊게 해주고 있는 것이다.
 
임금발(發) 인플레, 노사정 대타협 긴요
 
임금 상승에 따른 인플레 우려도 급부상 중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 1분기 300인 이상 대기업 근로자의 임금상승률은 전년동기 대비 13.2%다. 반도체 경기 호황으로 16.2%를 기록했던 2018년 1분기 상승률 이후 최고치다.
 
고물가로 실질임금이 하락하면 임금인상 압박이 높아지고 이것이 다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

기왕의 인플레 요인에 급격한 임금인상이 겹치면 고물가 – 임금상승 – 고물가 – 경제침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있다. 임금발(發) 인플레이션이다.
 
세계 각국의 인플레와의 전쟁은 시작됐다.

코로나 펜데믹으로 돈을 풀어 양적완화로 대응해온 각국이 이제 금리 인상 등을 통해 과잉유동성을 걷어내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B)를 비롯 유럽연합(EU)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 등 이른바 빅 스텝(Bigstep)에 들어갔다. 우리도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 절차를 밟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파생되는 경기침체다. 고(高)물가에 경기침체라는 스테그플레이션이 다가오면 겪어야 할 고통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고, 생활비는 상승한다. 고금리로 빚을 안고 있는 서민들 금융부담은 커진다.

특히 우리처럼 집 사느라 은행 빚 잔뜩 안고 있는 서민들이 겪을 고통은 상상하기 어렵다.
 
뗏목 버리는 리더의 용기 필요
 
윤석열 정부가 안은 과제는 참으로 어렵다.

과잉 유동성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경기 위축을 최소화하고, 서민 가계와 영세 자영업자의 금리 인상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 근로자 자영업자 기업 등의 협력이 필요하다.

임금발 인플레를 억제하기 위한 노사정(勞使政) 대타협을 윤석열 정부는 이끌어내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정부가 앞장서서 허리띠 졸라매야 한다. 펜데믹 보상의 부담을 덜어가며 재정 안정성을 찾아야 한다.

대선 과정에서 약속했던 몇몇 공약은 과감하게 축소 또는 거둬들여야 한다. 병사 월급 200만원이 대표적이다.

강을 건넜으니 뗏목 버리자는 제안은 낯 뜨거운 일이지만 어쩔 수 없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설득해야 한다.
 
이전 정부가 이상하게 만들어놓은 재정준칙도 확실하게 재정비, 나라 살림의 방만을 막아야 한다. 대통령이 솔직하고 진솔하게 국민들에게 호소해야만 이 어려운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투데이코리아는 언제나 독자 여러분들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