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농진청
▲ 사진=농진청
투데이코리아=김시온 기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원자재 수급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최악의 식량난까지 나올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최근 독일에서 열린 식량안보 국제회의 연설에서 "2022년 대규모의 굶주림 사태가 다수 불거질 실제 위험이 있다”라며 "올해 전 세계의 약 4천900만 명이 기아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각국 정부에서 ‘식량 안보’를 이유로 수출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을 꼬집은 것이다.

실제 세계 4위 곡물 수출국인 우크라이나는 ‘유럽의 빵 바구니’로 불리며 농경지 면적만 약 42만㎢이며 지난해 곡물 수확량은 8천400만t에 달한다.

하지만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주요 항구가 봉쇄되고, 도로·교량이 파괴되면서 곡물 생산 기능은 사실상 마비된 상황이다.

여기에 세계 2위 밀 생산국인 인도까지 지난 4월부터 우크라이나산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수출했던 자국산 밀 수출량을 통제하면서 지난 5월 말 유엔 식량농업기구가 발표한 밀 가격은 한 달 전보다 5.6% 상승하고 1년 전보다는 56.2%가 뛴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우크라이나발 전쟁 여파에 세계뿐만 아니라 국내 경제까지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지난 20일 세계 각국의 식량 수출 제한 조치가 국내 물가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 수출 제한 조치 이후 국내 비료와 곡물, 유지 가격은 각각 80%, 45%, 30%씩 뛰었다고 발표했다.

특히 무협 측은 “식량을 수입해 들여와 이를 가공하고 소비하는 산업 구조이기에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며 “수출 제한 조처를 내린 국가로부터 수입하는 식량 물량은 전체 수입량의 16.9%이나 수출 제한에 따른 국제 가격 상승이 수입 식량 가격 전체를 밀어 올리고 있다”고 부연했다.
 
김나율 무협 연구원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현재 수출 제한 조치로 영향을 받는 식량·비료는 2007~2008년 세계 식량 가격 위기, 2020년 코로나19 때 수출 제한으로 영향을 받았던 식량·비료보다 50~150% 이상 비중이 높아 위험이 더 큰 상황”이라며 “올해 말까지 적용되는 수출 제한 조치가 36건이라 상당 기간 영향이 지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도 식량 위기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조정훈 시대전환 국회의원은 지난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글로벌 식량 공급망 위기 토론회’를 열고 “한국도 식량 위기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20% 미치지 않는 한국 곡물 자급률, 위협으로 국민의 밥상 덮칠 것”이라며 “밥상 물가가 오르면 장기적으로 사회불안을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우리는 식량의 절대적 위기 속에 살고 있지만 생산자만 이 문제를 절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일 정도로 정부 대응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쌀 수급 문제가 되풀이되고 있고 국회에서는 심각한 국내 식량 자급 상황에 대한 염려와 예측 가능한 문제들에 대한 개선을 지속해서 요구해 왔음에도 왜 해결이 되지 않고 있는지 정부가 심도 있게 들여다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곡 정책은 관리의 문제가 아니라 농업인의 의욕 고취라는 생산의 측면에서 봐야 하기 때문에 생산비 보장의 법제화가 시급하며 식량안보 차원에서 장기적인 보관기능을 할 수 있는 대형 저장시설이 필요하다”라고 부연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식량난과 관련해 “미국을 비롯한 G7국가들이 각종 제재로 러시아 경제 숨통을 조이려 했으나 오히려 식량난과 에너지 부족 등으로 제재를 가한 쪽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견해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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