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LSV-Ⅱ)가 발사되고 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LSV-Ⅱ)가 발사되고 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리나라가 자력으로 개발한 누리호는 지난해 10월 1차 발사에서 3단 엔진 조기연소 문제로 고베를 마셨다. 이어 지난달 21일 2차 발사에 성공하면서 1.5t급 실용위성을 태양동기궤도에 투입 가능한 기술을 확보했다는 것을 증명했다. 순수 우리 기술로 로켓발사를 성공시키기까지 10여년의 노고가 있었지만, 여론의 평가는 예상대로 엇갈렸다. 

특히, 미사일기술통제체(MTCR) 및 미국의 수출 규제(ITAR) 등으로 우주발사체 기술 이전이 통제돼 있어 독자적인 개발은 필연적이다.

2010년 3월부터 시작된 누리호 사업은 총 1조9572억원의 예산이 투입됐고 개발에는 주요 30여개 기업을 중심으로 총 300곳이 참여했다. 이 때문에 미국의 1회 발사 비용인 873억원에 비하면 경제성이 현저히 낮다는 비판도 있다. 반면, 우주사업 지출 예산은 크지 않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정부의 우주사업 지출 예산은 세계의 0.7%에 불과한 6억7900만달러(약 8804억원)에 머물렀다. 물론, 국내 우주산업 매출은 2020년 3조4293억원으로 3년 전인 2017년 4조1457억원에 비해 17.2% 줄었지만, 한국형 발사체를 10번 만에 성공시켰다는 데에는 다른 우주 선진국과 견주어 봐도 부끄러움이 없다.

미래먹거리인 우주산업 시장의 일부라도 쟁취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져야할 시기다. 관측, 정찰, 통신 등에 사용되는 소형 위성 전용 발사체 시장 역시 100여 개 스타트업이 뛰어들면서 본격적인 우주시대가 열렸다. 해외 우주기업들이 성공한 배경에는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다. 지난해 세계 각국 정부가 우주 관련 프로그램(유·무인 우주선, 로켓 발사 등)에 들인 예산은 924억달러(약 116조6600억원)로 알려졌다. 이 중 민간 분야 지출이 530억달러(약 66조9200억원)로 절반을 넘었다.

2002년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세계 1위 우주기업이 된 스페이스X는 재사용 로켓 ‘팰컨9’으로 최근까지 육지·바다로 귀환을 100회 이상 성공시켰다. 우주업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스페이스X의 팰컨9을 세 개 묶은 재사용 발사체 ‘팰컨헤비’의 ㎏당 발사비용은 1680달러로 누리호의 ㎏당 환산 발사비용(3만2595달러)의 20분의 1 수준으로 경제성이 높다.

또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우주개발업체인 블루오리진은 미국 보잉, 애리조나주립대 등과 함께 차세대 국제우주정거장 ‘오비탈리프’를 2020년대 말 선보일 계획이다. 

해외 우주기업들이 성공한 배경에는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다. 지난해 세계 각국 정부가 우주 관련 프로그램(유·무인 우주선, 로켓 발사 등)에 들인 예산은 924억달러(약 116조6600억원)로 알려졌다. 이 중 민간 분야 지출이 530억달러(약 66조9200억원)로 절반을 넘었다.

한국 정부의 우주산업 현황에 대해 김종암 한국항공우주학회장(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은 “국내 우주산업 기반이 비교적 약한 만큼 범부처 컨트롤 기능을 갖는 항공우주청을 조속히 신설해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과기부에 따르면 세계 우주 산업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439조원이지만 국내 우주 산업 규모는 3조2610억원에 그쳐 1%에 불과하다. 자립형 우주개발 위한 계획이 2007년부터 시작된 것을 감안하면 열악한 환경과 짧은 시간 속에서 기적과 같은 성과를 보인 셈이다.

또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누리호의 성공으로 인해 안보 분야에서도 힘을 갖게 됐다. 그간 미국에 의존했던 군사정찰위성으로부터 독립하게 될 예정이며, 스파이 위성을 쏘아 북한의 전략시설을 모니터 하는 등의 군사정보를 입수할 수 있게 됐다.

정부는 로켓 개발과 발사에 군사적 목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ICBM 등의 탄도 미사일과 우주발사체가 기술적으로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누리호 성공을 순수한 우주 개발로만 보지 않는다. 

냉정한 시선 속 외풍을 이겨내고 정부는 과감한 규제 철폐를 통해 우주 산업 생태계를 키우는 정책을 추진해야하며, 금융 지원 및 투자유치에 우호적인 환경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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