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문 취재국장
▲ 김태문 취재국장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두 달이 된 가운데 국정 기조로 내세운 ‘자유시장경제’와 ‘작은 정부’ 방향이 거센 압박을 받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을 시작으로 민노총의 대규모 시위와 최근 레미콘운송노조의 파업으로 향후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한 예비시험을 혹독하게 치르고 있다.
 
8일 만에 끝난 화물연대의 파업은 사실상 윤석열 정부가 일방적으로 양보한 것이었다. 지난달 14일 국토교통부와 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 연장’에 합의하면서 파업은 끝났지만 안전운임제 대상 품목 확대라는 불씨는 남겨놓는 꼴이 됐다. 올해 종료 예정이었던 ‘안전운임제’는 화물연대 파업에서 최대 쟁점이었다. 그런데 국토부는 안전운임제를 연장하고 대상 품목까지 확대하기로 합의하면서 윤석열 정부가 강조한 ‘자유시장경제’ 방향에 대한 의구심만 불러일으켰다. 그럴 거면 왜 8일간 파업을 끌었는지 모를 일이다.
 
정부의 이같은 양보에도 민노총은 지난 2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2015년 11월 민중 총궐기 대회 이후 최대 규모다. 윤석열 정부 차원에서는 ‘화물연대에 선물’을 안겨줬는데도 시위에 들어간 민노총에 오히려 서운할 심정일 것 같다.
 
화물연대 파업에 이어 민노총이 대규모 세 과시에 들어간 이후 한국노총 레미콘운송노조도 가세했다. 레미콘운송노조는 올해 임단협 협상에서 운송료, 근로시간면제, 요소수, 회수수(폐수), 격려금 등의 개선을 사측에 요구해왔다. 1회전 당 레미콘 운송료를 15,000원 인상하고, 각 제조사별 노조대표자(분회장) 월 20회전을 인정하는 ‘근로시간 면제’를 제시한 것이다. 또한 ‘요소수 충입 비용 상당액 전 차량 일괄 지원’과 회수수(폐수)의 경우 레미콘 운송료의 50% 지급, 조합원 1인당 연 100만원 격려금 지급도 협상안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지난 1일부터 시작된 레미콘 차량의 운송 거부는 노조와 사측이 레미콘 운송료를 2년간 24.5%(1만3천700원) 인상하기로 합의하면서 파업 이틀 만에 종료돼 4일부터 정상 운영된다. 마치 ‘바통 터치’를 하듯 노조 단체들이 선수를 바꿔가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문제는 현재 대한민국은 코로나19 장기화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급 문제에 따른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점이다. 생산·소비·투자가 일제히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 단체들의 압박은 윤석열 정부의 ‘자유시장경제’ 노선에 큰 난관이 될 것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주요 건설단체들은 건설노조의 불법 행위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을 촉구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정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손톱 밑의 가시’처럼 자신들의 치부일 수도 있는 문제를 공론화한 것이다. 그만큼 노조 문제가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방증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문재인 정권은 기업을 범죄시하고 강성 노조와 연애를 해왔다”고 말했었다. 그러면서 “많은 기업이 정부, 강성 노조와 싸우기 싫어 보따리 싸서 해외로 나가는 것”이라고도 했었다. 그러나 최근 노조 단체들의 시위에 대한 대응을 보면 앞으로 5년간 노조 단체들의 거센 도전에 어떻게 대응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노조 단체들 차원에서도 지금의 경제 위기 상황에서 무턱대고 세 과시에만 나설 일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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