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원고 기각, 2심 원고에게 손해배상, 대법원 파기환송
빨간불에 유턴하다 맞은편 차에 부딪혀 혼수상태
대법 “상식적 이용 방법 기대할 수 있으면 하자 아냐”

▲ 사진=뉴시스
▲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박용수 기자 | 좌회전을 할 수 없는 도로에서 ‘좌회전 시, 유턴’이라는 표지가 설치됐더라도, 실제 도로 상황과 맞지 않는 표지판 때문에 교통사고가 난 것에 대해 국가가 손해배상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A 씨 등 3명이 제주특별자치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4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2017년 3월 친구 2명과 함께 제주도로 여행을 가 오토바이 운전을 하다 서귀포시 일주동로를 주행하던 중 맞은편에서 오는 자동차와 충돌하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당시 A씨는 '┣' 형태로 된 교차로에서 유턴을 하려고 기다리던 중 신호가 빨간불로 바뀌자 유턴을 해 반대편 도로로 진입하면서 맞은 편에서 운전하던 차량에 들이받혔고, 혼수상태에 빠져 2심 재판이 끝날 때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는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교차로에 표시되었던 ‘유턴’ 지시 표지와 함께 설치돼 있던 보조 표지에는 ‘좌회전시, 보행신호시 / 소형 승용, 이륜에 한함’이라고만 적혀 있었다.
 
A 씨 측은 맞은편 차로에서 좌회전을 할 때 유턴이 가능한 것으로 착각해 유턴을 했으므로 도로상황과 맞지 않는 유턴 표지판을 설치한 제주도가 ‘국가배상법’에 따라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지만, 제주도 측은 유턴 표지판에 '빨간 불에 유턴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없었으므로 사고 발생과 인과관계가 없다고 대응했다.
 
법원은 1심에서 "좌회전시 유턴 부분이 도로 및 신호등 현황과 맞지 않는 내용이더라도 A씨는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려 표지판에 따라 보행신호시에 유턴해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다"며 "그런데도 A씨는 표지판 내용과 달리 적색 신호에 유턴해 사고를 자초했다"며 A씨 등의 청구를 기각한 이유를 들었다.
 
반면 2심에서는 “실제 도로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신호표지로 운전자가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다”며 “이는 영조물 설치 관리상 하자에 해당하고, 사고와의 인과관계도 인정된다”고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깨며 원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 했다. 대법원은 “보조 표지 내용에 일부 흠이 있더라도 일반적·평균적 운전자 입장에서 상식적이고 질서 있는 이용방법을 기대할 수 있다면 표지의 설치나 관리에 하자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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