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홍콩보안법'...일국양제 원칙 근간 위협
홍콩 민주주의 위한 국제사회 노력에 한국도 기여해야

▲ 이정민 기자
▲ 이정민 기자
최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일명 우한폐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혼란을 틈타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고 이득을 도모하고자 한다는 비난을 한 몸에 받는 나라가 있다.
 
미 언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로 세계가 혼란에 빠진 사이 중국이 공세적 세력 확장을 도모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지난 4월 베트남과 필리핀 정부는 중국 정부가 영유권 주장이 엇갈리는 남중국해 난사군도와 시사군도를 자국 행정구역에 편입하는 조치를 단행했다며 거세게 항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달 15일에는 중국과 인도 사이 국경에서 양국 군인이 충돌해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낳은 사건이 발생했다.
 
이러한 중국의 영역 확장 움직임이 뚜렷해 질 때 쯤 마지막 화살은 결국 홍콩으로 향했다. 중국은 홍콩의 국가적 안보를 빌미로 국가보안법 추진에 나섰고 세계 곳곳의 민주세력은 중국이 홍콩을 강제로 자국의 권위주의 체제에 편입시키려는 ‘인권 탄압국’이라 비난하며 일국양제(一國兩制, 한 나라 두 체제)의 원칙에 혼란을 촉발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유럽연합은 중국이 홍콩의 자치권을 부정하고 탄압을 이어갈 시 홍콩의 특별 지위권 박탈 등 강력히 대응에 나섰지만 결국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는 지난달 28일 오후 제13기 제3차 전체회의 폐막을 앞두고 홍콩보안법을 최종 가결했다.

이틀 뒤 공개된 보안법에는 외국 세력과 결탁하여 국가 분열을 야기하고 국가체제 전복을 시도하며 테러 행위를 할 시 최대 무기징역에 처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으로 나와있다. 또 29조 4항에 따르면 중국이나 홍콩에 제재, 봉쇄 등 적대적인 활동을 하는 개인과 조직을 처벌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이러한 법안이 현실에선 어떻게 적용됐을까. 지난 1일 시행 첫날 홍콩 경찰은 본격적으로 시위대 체포에 나섰고 이날 시민 370여명이 당국에 체포됐다. 경찰은 국가보안법 위반에 대한 증거 확보를 위해 '특수한 경우' 영장없이 사유지에 들어가 수색을 할 수 있고 수사대상인 홍콩 시민이 해외 출국도 금지할 수 있다. 또 언론이 ‘선 넘는 보도'를 하면 추방 가능하고 인터넷 상에 컨텐츠 삭제를 명령할 수 있는 등 표현과 발언의 자유가 사실상 박탈된 것이다.
 
홍콩은 1841년부터 150년 이상의 기간 동안 영국의 식민지배를 받았다. 이후 1997년 영국이 중국 정부에 홍콩의 높은 수준의 자치권을 50년 동안 보장해 줄 것을 약속 받은 뒤 반환했다. 이 조약의 핵심은 ‘자치권 보장’으로 홍콩의 헌법인 기본법에 실려있다.
 
이로 인해 홍콩은 그동안 자체적인 법률과 경제 체제를 확립했고 홍콩달러를 발행하는 등 중국으로부터 개인 표현의 자유와 독립적 자치권 등을 보장받았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홍콩 보안법 제정이 지난 1년 동안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자유를 위해 싸웠던 홍콩 시민들에 사형선고를 내린 듯 하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죽음을 알리는 종소리’(death knell)에 비유하기도 했다.
 
앞서 홍콩 민주화 운동의 상징 조슈아 웡은 한국의 ‘촛불 시위’를 혁명이라 언급하면서 “목표를 이루고자 국민이 정부를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이 인상 깊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홍콩도 한국 민주주의의 발자취를 따라가기를 원하고 그러기 위해선 같은 아시아권 나라들의 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한국은 특히 최근 민주주의의 소망을 잃지 않고 그 뜻을 전달한 만큼 그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라 했다. 그러면서 홍콩 사태에 대한 한국의 소극적인 반응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서방마저 중국의 무리한 행보를 비판하면서 홍콩의 자율성을 지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 이 가운데 힘을 더 보태 달라 외치는 이웃나라의 호소에도 민주주의를 자부하는 대한민국이 침묵하는 것은 중국의 눈치를 살피는 한국 현실의 부끄러운 민낯이다.
 
절망적 상황 속에서도 홍콩인들은 자유를 위해 절대 포기하거나 중국에 항복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홍콩을 위한 국제사회 연대의 노력에 한국도 기여해야 할 때다.

관련기사

투데이코리아는 언제나 독자 여러분들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