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가해자 천국 ‘대한민국’

▲ 손정우가 미국 송환 불허 결정으로 석방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손정우가 미국 송환 불허 결정으로 석방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코리아=한지은 기자 |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W2V)’를 운영했던 손정우가 미국으로 가지 않게 됐다. 지난 6일 손정우에 대한 범죄인 인도 심사 세 번째 심문기일에서 서울고등법원 형사20부는 손정우의 미국 송환을 불허했다. ‘미국 송환 불허’라는 결과는 많은 이들의 분노를 이끌었다.
 
재판부는 손정우의 미국 송환 불허에 대한 이유를 “합리적인 재량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손정우에 대한 보호와 수사의 원활함을 그 이유로 들었다. 또한 재판부는 이전 손정우의 1,2심의 처벌에 대한 문제점도 인정했다. 손정우를 한국에 있게 하며 웰컴 투 비디오 회원들을 ‘발본색원’하고 디지털 성착취 범죄를 뿌리 뽑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들은 법원의 송환 불허 결정에 분노했다. ‘#사법부도 공범이다’라는 해시태그 운동부터 법원 앞에서의 피켓 시위, 디지털 교도소, 심지어 재판장이 대법관 후보에 적합하지 않다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왔다. 국민들은 단순히 손정우를 미국에 보내는 것만을 바라는 것일까.
 
세계 최대 규모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IP 주소는 ‘한국’
 
손 씨는 지난 2015년 특수한 브라우저를 사용해 접속이 가능한 다크웹에서 ‘웰컴 투 비디오’를 운영했다. 웰컴 투 비디오는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 청소년 성착취물 사이트다. 손 씨는 2015년 7월부터 구속 전까지 사이트를 운영하며 유료회원 4000여명에게 수억 원에 달하는 암호화폐를 받고 음란물 총 22만여 건을 유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운영자에게 내려진 형벌은 ‘1년 6개월’이었다. 손 씨는 2018년 3월 ‘음란물 제작·유포’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1심에서 서울 중앙지법은 손 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를 선고했다. 또한 신상정보 공개와 취업제한에서 제외됐다. 이후 검찰이 재판부의 판단에 대해 항소했다. 그렇게 손 씨는 2심에서 취업제한 5년과 ‘징역 1년6개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 손정우 씨의 범죄인인도심사 2차 심문기일. 사진제공=뉴시스
▲ 손정우 씨의 범죄인인도심사 2차 심문기일. 사진제공=뉴시스


손정우 감형이유 “결혼해서 부양할 가족 생겨”
 
손정우는 결론적으로 1년 6개월의 실형을 받은 후 미국 송환이 불허된 현재 자유의 몸이 됐다. 하지만 미국에서 ‘웰컴 투 비디오’를 이용해 단 한 번 영상을 내려 받은 이용자는 이름이 공개되고 통상적으로 징역 5년 10개월 형이 선고된다. 운영자는 1년 6개월, 단 한 번의 사용자는 5년 10개월이다.
 
손정우의 재판이 이뤄진 시기는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기 전이었다. 당시의 아청법 11조 (아동ㆍ청소년이용음란물의 제작ㆍ배포 등) 1항에선 ‘아동ㆍ청소년이용음란물을 제작ㆍ수입 또는 수출한 자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명시돼있다. 1,2심 재판부에 따르면 손씨는 ‘본인의 자백여부, 정서적·경제적으로 어려운 성장 배경, 성장 과정에서 충분한 보호와 양육의 부재, 혼인 신고서를 접수하여 부양할 가족이 생긴 점, 초범’ 등의 이유로 감형됐다.
 
‘N번방 집단 성착취 사건’의 가해자들이 양형 ‘팁’을 공유한다며 논란이 됐었다. 조주빈은 하루에 몇 번씩 반성문을 작성했다. 웰컴 투 비디오의 이용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서로 양형 팁을 공유했고 가해에 대한 반성 대신 서로 조언을 주고받았다.
 
2017년 ‘몰카’로 불리던 ‘불법촬영물’ 범죄가 기승을 부릴 때 한 인터넷 카페가 개설됐다. ‘파일공유 단속관련 네티즌 대책토론’ 카페는 불법촬영물과 관련된 가해자들이 서로 간의 ‘양형, 조사’등에 관한 팁을 주고받는 카페였다. 이를 판결하는 재판부는 기계적인 감형을 내렸다. 2019년 약 3만여 건의 성범죄 중 약 3분의 1이 불기소 처분됐고 그 중 기소유예가 32.5%였다. 재판부는 봉사, 초범, 반성문 등을 이유로 감형을 반복해왔고 이런 행태는 가해자들에게 ‘양형 팁’이라 불리며 감형 받을 수 있는 교과서처럼 여겨졌다.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 전가영 변호사는 “손정우가 비록 전과가 없기는 하지만 몇 년에 걸쳐 웰컴 투 비디오 사이트를 운영하며 셀 수 없이 많은 아동 성착취물을 제작, 배포하였는데도 법원에서는 초범이라는 이유로 형을 감경했다. 몇 년 동안 꾸준히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과연 초범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인지, 그로 인한 피해가 가늠하기 어려운 정도임에도 초범이라는 이유로 감경할 수 있는 것인지 법원의 판단을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키워드

#손정우 #N번방
투데이코리아는 언제나 독자 여러분들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