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방송 PPL, 유튜브 채널에서만 단속 가능"
PPL 예능 텔레그나로 본 '규제 역풍'

▲ 사진=한혜연 유튜브 '슈스스TV' 캡쳐
▲ 사진=한혜연 유튜브 '슈스스TV' 캡쳐
투데이코리아=김성민 기자 | 대중들에게 영향력 있는 방송인들이 광고 협찬 사실을 숨긴 채 소개한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콘텐츠, 뒷광고(유료광고 표기하지 않은 콘텐츠) 등 이 불러일으킨 파장은 광고업계 전체를 뒤흔들었다.
 
앞서 지난 7월 다비치 강민경, 스타일리스트 한혜연 등은 뒷광고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이어 8월 3일 유튜버 참PD가 술먹방을 통해 국내 대형 유튜버들의 뒷광고 현황을 폭로하면서 다수의 유튜버들이 이를 인정하며 활동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지난 6월 22일부터 추천보증심사지침 개정을 통해 광고주와 추천·보증인 간 경제적 이해관계가 있는 경우 사진, 동영상 등 다양한 매체에서 경제적 이해관계를 공개하는 방법을 제시한 바 있다.
 
뒷광고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자 공정위는 8월 31일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 개정안에 대한 안내서를 홈페이지에 공개하면서 이달 1일부터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 인플루언서의 뒷광고를 금지시켰다.
 
▲ 공정거래위원회
▲ 공정거래위원회
인스타그램 게시물에는 본문 첫 줄이나 첫 번째 해시태그 혹은 사진 내에, 유튜브 동영상에는 제목이나 영상 내에 표시하면 된다. 유튜브의 유료광고배너를 사용해도 되지만, 영상 중간과 끝부분에는 별도 표시를 통해 ‘유료 광고 포함’을 알려야 한다.
 
이미 협찬 등을 받은 사실이 있다면 이전에 방송 또는 게시된 저작물에도 협찬 내용 등을 표시해야 한다고 명시됐다. 또 콘텐츠 제작을 대가로 할인을 받아 샀을 때도 경제적 이해관계를 반드시 표시해야 한다.
 
또 소개한 상품을 무료로 제공받았을 경우 ‘상품 협찬’, 광고비를 받았을 때는 ‘광고’ 등의 문구를 넣어야 한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무료로 받은 것은 아니지만 콘텐츠 제작을 대가로 할인을 받아 샀을 때에도 경제적 이해관계를 반드시 표시해야 한다.
 
특히, 인플루언서가 자발적으로 구매한 제품의 후기를 올렸다가, 나중에 해당 업체에서 대가를 받은 경우에도 과거 후기에 경제적 이해관계를 표시해야 한다고 명시됐다.
 
문제는 국내에서 1990년대 초반부터 도입되기 시작한 영화와 방송 PPL에 대한 마땅한 규제가 없다. 심지어 이번 뒷광고 단속 대상이 광고주로 한정돼 유튜버 등 인플루언서에 책임은 없다. 이렇다보니 플랫폼 사업자인 유튜브, 구글에도 규제가 미치지 못하고 있다.
 
공정위 측은 이에 대해 “유튜브 측에 영상 속 ‘광고’ 문구 삽입 여부 등을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라며 “현재는 단속 대상이 광고주로 한정돼 있지만, 앞으로 유튜버나 인플루언서에도 단속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지상파 콘텐츠나 영화에 노출되는 PPL에 대해선 “지상파 콘텐츠 PPL의 경우엔 방송통신위원회에게 단속할 권한이 있다”라면서도 “지상파 콘텐츠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송출될 시엔 단속 대상이 된다”고 전했다.
 
PPL에 대한 날선 규제가 콘텐츠의 방향성을 크게 바꾸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SBS 예능 ‘텔레그나’는 PPL을 주인공 삼아 신개념 PPL 버라이어티 예능을 표방하는 방식을 택했다. 출연진은 코로나19여파로 어려움에 처한 농가나 중소기업 상품을 소개한다. 상품을 활용한 미션을 수행하고 이를 성공할 때마다 모인 성금으로 기부도 하는 ‘착한 광고’인 셈이다.
 
이에 대해 광고업계 관계자는 “텔레그나 제작 의도는 좋지만, 드라마나 영화 등에서는 적용하기 어렵고, 광고주 성향에 따라 설계되는 콘텐츠는 독창성이 떨어지고 본질을 흐린다”라며 “SNS 게시되는 이미지 광고에 ‘광고’ 문구 표시를 노골적으로 표기하면 이용자들로부터 그만큼 시선을 끌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사실상 광고 효과를 희생해야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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