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의사 상주 규정 때문에 치과의사·한의사까지 투입…실효성 낮은데 환자 비용 부담만 커져

▲ 정우성 기자
▲ 정우성 기자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의과대학 설립 배경에는 공공 의료를 전담할 의사 인력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 하지만 억대 연봉을 제시해도 늘 구인난에 허덕이는 병원이 있다.

전국에 1500개가 넘는 요양병원이다. 요양원과 요양병원은 다르다. 요양병원은 관련 규정에 따라 24시간 의사가 상주해야 한다.

2014년 전남 장성군에 있는 한 요양병원에서 불이 나 21명이 숨진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 같은 규정이 생겼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현장을 모르는 공무원들이 만들어낸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요양병원 화재 자료 사진. 뉴시스
▲ 요양병원 화재 자료 사진. 뉴시스
특히 야간 당직 의사는 구하기가 어렵다. 업무 부담은 적지만 경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데다가 요양병원이 대부분 도시에서 거리가 먼 변두리에 있다는 점도 의사 모집이 어려운 이유다.

그래서 이미 현업을 떠날 나이가 된 고령의 의사들이 주로 당직 의사를 맡는다. 치과의사나 한의사도 당직 의사 근무가 가능하므로 한의사들을 채용하는 예도 많다. 그래도 월급은 1000만~1200만원이 보통이다.

결국, 이같은 인건비는 환자들의 부담이다. 정작 요양병원이 필요한 노인들도 비용 부담 때문에 입원을 꺼리는 한 이유가 되는 것이다.

요양병원은 간호인이 상주하기 때문에 응급 상황 대처가 가능하다. 또한, 일반 병원보다는 시급을 다투는 응급상황을 다루는 일도 적다. 한 당직 의사 구인 공고는 "쉬다가 사망진단서 발급 업무만 처리하면 된다"고 설명할 정도다.

과거처럼 인근 지역에 있는 의사가 응급 상황에 연락을 받고 출동하는 식이 의료 현장을 고려하면 더 합리적이다. 

게다가 의사를 구하기 어려워 치과의사와 한의사가 당직을 설 정도라면 차라리 일정한 경력을 가진 간호사가 당직 의사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단지 `의사`가 상주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불필요한 비효율성이 발생하고 있다.

노인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는 우리나라는 요양병원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의사의 24시간 상주를 요구하는 것은 겉보기에만 그럴싸한 규정일 뿐 실효성이 없다. 게다가 환자와 보건 당국의 부담만 키우는 규정이다. 해당 규정의 현실화를 기대한다.
▲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투데이코리아는 언제나 독자 여러분들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