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보호법은 無...자금세탁, 세수확보 관련법이 전부

 
▲ 김성민 기자.
▲ 김성민 기자.
정부가 가상화폐 업계에서 불법행위 의혹을 받고 있는 사업자에게 칼끝을 겨눈 가운데 일각에선 비윤리적 경영을 일삼고 있는 가상화폐 거래소를 단속할 대응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국무조정실은 6월까지 '범정부 차원의 특별단속기간'으로 정하고, 관계기관 합동으로 가상자산 가격 상승을 이용한 자금세탁, 사기 등 불법행위를 집중 단속키로 했다.
 
이에 금융정보분석원은 가상자산 관련 불법 의심거래를 분석해 수사기관, 세무 당국에 통보한다. 기획재정부는 금감원등과 함께 외국환거래법 등 관계법령 위반여부에 대한 점검을 강화키로 했고, 경찰은 불법 다단계, 투자사기 등 불법행위를 집중 단속 한다.
 
업계에서는 대부분 투자자들의 피해사례는 증명하기 힘들 것이라며 코웃음 치는 분위기다.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비윤리적 행태가 교묘하고, 지능적이라는 의견이다.
 
최근 제보에 따르면 A거래소에 이사직을 맡고 있는 임원 B씨가 거래소 내에 입금된 고객들의 ‘이더리움’을 인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횡령 의혹을 받고 있다. 공교롭게도 A사는 실명확인입출금서비스(실명계좌)를 운영하지 않고 있는 상황인지라 B씨가 빼돌린 이더리움에 대한 사실관계를 파악 할 수 없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시스템을 악용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사건을 취재하던 중 A사는 한국인터넷진흥원으로부터 ISMS인증(주요 정보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 관리체계가 인증기준에 적합한지를 심사받고 인증하는 제도)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혹을 제기하던 이들은 놀라면서도 체념하는 눈치였다.
 
또 다른 C거래소는 “휴대전화를 해킹당해 계좌의 가상화폐가 빠져나갔다”는 고객의 신고를 받고도 "거래소, 통신사 등에서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없으므로 경찰 등 강제력이 있는 수사기관에 대한 신고하는 것이 가장 빠를 수 있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국내에서 1,2위를 다투는 거래소인 빗썸과 업비트 조차 11일 시스템 오류로 매매 체결이 지연되는 일이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은 불안감에 젖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현재 국내 가상화폐 관련법이 자금세탁을 방지하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과 가상자산 거래 수익에서 세금을 거두자는 소득세법이 유일하다는 것이다. 국내 가상화폐 투자자는 250만 명으로 급격히 확대되고 있지만 투자자 보호에 대한 법은 없다.
 
정부는 어느 부처가 가상화폐 업계의 주무부처 역할을 해야 할 지 결정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금융위가 맡아야 한다고 밝혀왔지만 금융위 측은 난색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특별단속기간조차 보여주기 식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최근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상화폐가 법정화폐로 인정되지 않는 한 투자자들의 피해사실을 규명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가상화폐 업계에 대한 정부의 역할과 책임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로 남아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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