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한일 기자.
▲ 유한일 기자.
1년 반가량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최근 한국 경제 지표에 모처럼 봄바람이 불고 있다. 우리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민간소비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백신 접종 확대와 세계 경제 회복세가 맞물린다면 한국 경제 회복에도 가속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가운데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짓기 위한 최저임금심의위원회가 닻을 올리고 본격적인 심의에 돌입한다. 매년 그랬듯 올해도 인상을 요구하는 노동계와 동결 또는 인하를 요구하는 경영계의 격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를 겪고 있는 노사간의 입장차가 워낙 커 단기간 내 협상안을 도출하긴 힘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올해 적용 중인 최저임금은 8720원이다. 전년 대비 인상률은 1.5%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종전 역대 최저치였던 2020년 인상률(2.87%)보다도 1.37%포인트(p) 낮다. 이는 지난해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발(發) 경제 위기가 반영된 결과다.
 
물론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있었지만 한국의 최저임금은 현재 속도 조절 중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득주도성장(소주성) 정책을 들고 출범한 현 정부 초기 최저임금은 2018년 16.4%, 2019년 10.9% 치솟더니 최근 2년간 다시 급강하했다.
 
이 와중에 노동계가 다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아직 최초 요구안이 나오진 않았지만, 현재까지 기류를 봤을 때 전년과 같이 1만원 이상을 내놓을 게 확실시된다. 최저임금 1만원은 2016년 이후 매년 노동계가 주장해왔던 액수다.
 
이들은 경제 위기에 가장 취약한 저임금 노동자 보호와 고질적인 양극화 해소를 위해선 최저임금 인상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주장한다. 특히 2년 연속 최저 수준 인상률을 기록한 점을 들며 ‘3년 연속은 안 된다’고 벼르는 모양새다.
 
반면 경영계는 난색을 표한다. 현 정부 초기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가 여전하고,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친 상황에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의 임금 지불 능력은 이미 한계점을 넘었다고 호소한다. 더 이상의 최저임금 인상은 직원 해고나 폐업 등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란 경고도 내놓는다.
 
최저임금을 둘러싼 노동계와 경영계의 논쟁은 당연한 현상이다. 이들의 주장 모두가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 해 임금과 직결된 최저임금 논의는 예민할 수밖에 없다. 노동자에겐 내년의 수입이, 경영자에겐 내년의 지출이 결정될 수 있기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만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 현재의 경제 회복 흐름을 최우선으로 고려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현재 경제 상황은 말 그대로 회복 중이지 ‘완치’되진 않았다. 경제 지표가 개선되곤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 이를 체감하는 국민들은 그리 많지 않다. 장기화되고 코로나19 충격을 치유하기엔 헤쳐나가야 할 파도가 높다.
 
최저임금은 민생과 뗄 수 없는 관계다. 소모적 논쟁 보다는 이번에 결정할 최저임금이 내년 우리 고용 시장이나 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한다. 서로의 주장만을 관철해 승패를 가리는 식의 최저임금 논의는 곤란하다. 올해 결정될 내년도 최저임금이 우리 경제 회복 흐름을 뒷받침 할 수 있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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