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혁진 기자
▲ 오혁진 기자
“공군은 규모가 해군과 육군보다 작다. 군대 내 갑질과 성범죄는 비일비재한데 공군은 규모가 작기에 수면 위로 올라오기 쉽다. 육군과 해군은 더욱 심각하고 성범죄 은폐는 관행이라고 생각하는 간부들이 많다. 그런 금수만도 못한 상관들의 명령을 거절하면 군대 생활은 지옥이라고 보면 된다.”
 
한 육군 간부는 최근 기자와 만나 군대 내 만연한 성범죄와 갑질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최근 성추행을 당한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여 중사 사건의 충격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군대 내 성범죄·갑질 등의 행태가 수면 위로 올라오는 분위기다.
 
특히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본인이 제출했으나 상관들의 회유와 압박, 군사경찰의 늑장 수사 등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공군참모총장이 사퇴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국방부는 지난 20915년 ‘성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육군 간부는 “무용지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은폐와 외면, 침묵이 관행이고 그들만의 카르텔로 묶여있다. 신고하면 진급을 못 한다. 범죄를 신고한 게 군의 위상을 추락시켰다는 비상식적인 일이 난무한다”고 말했다.
 
최근 5년간 군형법상 강제추행, 성폭행 관련 군 1심 판결문 200건 중 실제 형이 선고된 경우는 13%에 불과하다. 게다가 상습 범행은 118건으로 60%에 달했다.
 
기자는 7일 오전 한 육군 성폭행 사건을 취재하면서 가해자인 김모 전 중령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3년 전 일인데 왜 그러냐. 오래전 일이라 자세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며 “죗값은 다 받았다”라고 말했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는 말은 1·2차 가해자들의 공통된 답변이었다. 군은 누군가가 죽어야 바뀌는 시늉을 하고 외부로 알려지면 ‘늑장수사’와 ‘은폐’를 비일비재하게 해왔다는 사실을 들키고 말았다.
 
국방부가 재발 방지를 약속했으나 믿음이 가질 않는다. 기자와 만난 육군 간부도 “그 말을 어떻게 믿냐”고 비판했다.
 
성범죄 은폐와 묵인은 관행으로 자리 잡았고 당국은 ‘특수성’이라고 포장하며 피해자를 압박하고 있다. 그렇게 금수만도 못한 군 관계자들은 ‘특수성’에 사로잡혀 괴물이 되어간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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