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연구원, 2030 미혼 청년 주거 여건·인식 보고서
무주택 미혼 청년 중 42.1% “부모 지원 받아 독립”
‘10년 이내 내 집 마련 가능’ 응답 비율 42.6% 불과
“부모 도움 없이 적정 주택 마련 위한 지원책 필요”

▲ 서울 소재 빌라 밀집 단지.
▲ 서울 소재 빌라 밀집 단지.
투데이코리아=오창영 기자 | 2030 미혼 무주택자 10명 중 7.7명은 자신의 집을 꼭 소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0년 이내에 집을 장만할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국토연구원은 23일 ‘2030 미혼 청년의 주거 여건과 주거 인식’ 보고서를 국토이슈리포트에 게재했다.

연구원은 최근 취업·소득·사회적 건강·결혼 등 다양한 문제에 직면한 2030 미혼 청년들의 주거 상황과 주거 정책 인식을 조사하기 위해 지난해 9월 17~28일 전국에 거주하는 만 20세 이상 39세 이하 미혼 청년 3009명을 대상으로 웹·모바일 등을 통해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이번에 게제된 보고서는 해당 설문 조사를 분석한 것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무주택 미혼 청년 중 부모에게서 독립한 비율은 34.2%로 집계됐다. 나머지는 부모화 함께 살고 있다고 응답했다.

부모와 동거 중인 청년은 직장인(36.9%), 학생(33.4%) 등이 대부분이었다. 이 중 월평균 소득 100만원 미만의 낮은 소득 수준을 보이는 청년이 43.2%에 달했다.

반면 부모로부터 독립한 청년 중에선 직장인이 59.6%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학생 18.1% △취업준비생·수험생 9.0% △파트타임 7.6% △자영업자 4.4% △기타 1.2% 등이었다.

이들 청년 중 월평균 소득이 200~300만원 수준인 경우는 38.1%, 300만원 이상인 경우는 22.2%로 부모 동거 청년에 비해 소득 수준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독립 청년이 거주하는 주택 유형은 연립·다세대 주택이 36.5%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아파트 25.3% △오피스텔 17.5% △단독 주택 15.2% 순이었다.

보증부 월세로 계약했다고 응답한 독립 청년은 43.8%였다. 전세는 31.1%로 뒤를 이었다. 보증금 없는 월세는 5.8%, 무상은 4.6%였다.

다만 부모에게서 독립한 20~30대 미혼 무주택자 가운데 42.1%는 부모의 지원을 받아 독립한 것으로 파악됐다.

부모에게 받은 지원으로는 △임차 보증금 60.5% △초기 월세 19.2% △주택 구입 자금 16.2% △기타 3.8% △보증금 및 월세 0.3% 등이었다. 부모로부터 도움을 받은 주택 지원금 규모는 보증부 월세 보증금의 경우 60.9%에 달했다. 전세 보증금은 45.3%였고, 자가 주택 가격의 45.1% 수준이었다.

20~30대 미혼 청년 중 85.5%는 무주택자였다. 반면 14.5%는 본인 명의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2030 미혼 무주택자 가운데 77.0%는 ‘내 집을 꼭 소유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 중 81.3%는 내 집 마련을 위해 부모의 경제적 지원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 소유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 부모의 경제적 지원을 기대하는 청년 중 미래 주택 소유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한 비율은 57.9%였다. 이는 부모의 지원을 기대하지 않는 청년이 미래 주택 소유 가능성을 높게 예상하는 비율 41.4%보다 16.5%p나 높은 수치다.

본인의 소득과 자산을 고려했을 때 10년 이내에 주택을 소유할 수 있다고 응답한 무주택 미혼 청년은 42.6%에 그쳤다.

만약 향후 10년 내 주택 소유가 불가능할 경우 고려하는 주거 형태로는 일반 전월세가 60.3%, 공공임대주택이 37.6% 등이었다.

2030 미혼 무주택자가 생각하는 공공임대주택의 가장 큰 장점으로 ‘저렴한 주거비(66.5%)’가 꼽혔다. 이어 ‘계약 기간이 길어 안정적 거주 가능(17.9%)’, ‘임차 보증금 보호 등 체계적인 관리 가능(8.1%)’ 순이었다.

반면 공공임대주택의 단점 중에선 ‘입주 자격 제한으로 입주하기 어렵다’는 답변이 27.9%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공급이 너무 적어서 경쟁률이 높음’ 27.1% △‘주변 환경이 좋지 않거나 면적 등 선택이 제한적’ 22.5% △‘민간 임대보다 품질이 나쁘고,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 21.7% 등이었다.

무주택 미혼 청년들이 가장 시급하다고 느끼는 정부의 주거 정책은 ‘신규 주택 공급 확대(5점 만점에 3.90)’로 조사됐다. 이어 △무주택 청년 대상 주거비 지원(3.79) △공공임대주택 공급(3.71) △세입자 권리 강화(3.58) △새로운 형식의 분양 주택 도입(3.49) 등이 뒤를 이었다.

박미선 국토연구원 주거정책연구센터장은 “부모의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청년과 그렇지 않은 청년 간 차이가 2030 미혼 무주택자의 독립 시점과 내 집 마련 시점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부모 세대의 소득·자산 격차가 자녀 세대로 대물림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모의 도움 없이도 적정한 주택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정부의 다양한 지원과 정책 시도가 지속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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