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넷째 주 매매수급지수 87.3…2년 7개월 만에 최저치
강북서 시작된 집값 하락세, 강남까지 확산…매매 거래 ↓
매수 심리 위축에 하락 거래 발생…매물 적체 현상 나타나

▲ 서울 소재 한 아파트 단지.
▲ 서울 소재 한 아파트 단지.
투데이코리아=오창영 기자 | 서울 아파트 매수 심리가 2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도 높은 대출 규제의 영향으로 집을 사려는 사람이 자취를 감추면서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넷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21일 기준)는 87.3으로 같은달 셋째주 87.8 대비 0.5p 하락했다. 이는 2019년 7월 22일 87.2 이후 2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수치다. 이 지수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집을 사겠다는 수요자보다 팔겠다고 내놓은 집주인이 더 많다는 것을 뜻한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해 11월 15일 99.6으로 100선을 하회한 이래 15주 연속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매매수급지수가 15주 이상 기준선 밑으로 내려간 것은 현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로 집값이 하향 안정세를 보인 2019년 이후 처음이다.
 
서울 강북에서 시작된 집값 하락세가 강남으로도 번지면서 매매 거래가 얼어붙은 것이 수치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을 5개 권역으로 나눠 살펴보면 이달 넷째주 은평구·서대문구·마포구 등이 포함된 서북권 매매수급지수는 84.5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달 셋째주 87.9에 비해 2.4p 감소한 수치다. 아울러 서북권 지수는 서울 5개 권역 중 가장 낮았다.
 
이에 매수 심리가 위축된 서대문구, 은평구 등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실거래가 하락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은평구 불광동 불광롯데캐슬의 전용 면적 59.98㎡(약 18.1평) 한 호실은 지난해 7월 13일 9억7000만원에 매매되는 등 10억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반년이 흐른 지난달 10일엔 동일 면적 한 호실이 8억9000만원에 거래되면서 9억원선마저 붕괴됐다.
 
종로구·용산구 등이 포함된 도심권은 이달 셋째주 86.1에서 넷째주 85.1로 1.0p 떨어졌고, 같은 기간 양천구·강서구·구로구·동작구 등이 있는 서남권은 90.6에서 90.1로 내렸다.
 
고가 아파트들이 포진한 강남구·서초구·송파구·강동구 등 동남권도 이달 셋째주 86.6에서 넷째주 85.5로 1.1p 떨어졌다.
 
노원구·도봉구·강북구 등이 포함된 동북권은 이달 넷째주 87.4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달 셋째주 86.5보다 0.9p 오른 수치다. 동북권은 서울 5개 권역 중 유일하게 지수가 반등했으나 여전히 90선에는 다다르지 못했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을 밑돌면서 아파트 매매 가격 하락세 또한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4일 발표된 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넷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21일 기준)은 0.02%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5주 연속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시장 불확실성, 전세 가격 하락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으로 집값이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며 “이에 따른 매수 심리 위축으로 서울 전역에서 하락 거래가 발생하고 매물이 적체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세 시장도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다. 이달 넷째주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89.7을 기록했다. 이는 2019년 8월 12일 89.7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전세수급지수가 기준선인 100보다 낮으면 전세로 나온 물건보다 전세 수요가 적다는 의미다.
 
전세를 구하려는 수요자가 크게 줄어들면서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 또한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이달 넷째주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21일 기준)은 0.03%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계약갱신청구권 시행으로 재계약이 늘면서 신규로 전세를 구하려는 수요가 감소한 것이 수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전세 대출 금리 부담, 이사 수요 축소 등으로 전세 수요자가 자취를 감추면서 전세 가격마저 떨어지는 추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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