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부정 청약 의심 사례 적발…경찰에 수사 의뢰
위장 전입 100건 ‘최다’ 적발…“명백한 주택법 위반”
특공 당첨·신혼부부 특공 가점 위해 허위 이혼하기도
청약통장 매매·불법 전매로 인한 사기 사례도 여럿
부정 청약,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

▲ 서울 도심 아파트 밀집 지역.
▲ 서울 도심 아파트 밀집 지역.
투데이코리아=오창영 기자 | 부동산 가격이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이른바 ‘로또 아파트’를 마련할 수 있는 청약 시장으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몰리고 있다. 이같은 과열 양상 속에서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기 위한 욕망에 위장 이혼, 위장 전입까지 하는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국토교통부(국토부)는 한국부동산원과 함께 지난해 상반기 분양 단지를 대상으로 부정 청약 현장 점검을 벌인 결과 부정 청약 의심 사례 125건을 적발하고,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15일 밝혔다.

적발된 사례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위장 전입 100건 △청약통장 매매 14건 △위장 이혼 9건 △불법 전매 2건 등이었다.

가장 많이 적발된 부정 청약 사례는 위장 전입이었다. 위장 전입은 해당 지역 거주자에게 부여되는 청약 자격을 얻기 위해 실제로 거주하지 않고 주소지만 옮겨 청약하는 부정 청약 사례다. 실거주 없이 주택, 상가, 농막 등으로 전입 신고하는 경우도 위장 전입(주민등록법 위반)에 해당한다.

이렇게 위장 전입 등 부정한 방법으로 청약하는 것은 명백한 주택법 위반이다.

일례로 시청 공무원 A씨는 근무지 지역에 거주하다가 수개월 간격으로 대전, 서울, 대전, 대구, 서울 등으로 차례로 주소를 옮겨가며 전입 신고를 했다. 그는 주택 청약을 신청해 서울에서 생애 최초 특별공급(특공)에 당첨된 뒤 다시 근무지가 있는 지역으로 전입 신고를 하는 등 위장 전입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특공을 받기 위해 위장 이혼을 하거나 신혼부부 특공 청약 점수를 높이기 위해 허위로 이혼하는 방식의 부정 청약 사례는 9건이나 됐다.

신혼부부 특공 중 공공 분양은 자녀 수, 해당 주택 건설 지역에서의 연속 거주 기간, 청약통장 납입 횟수, 혼인 기간 등을 점수로 평가해 당첨자를 선정한다. 특히 혼인 기간은 3년 이내로 짧아야 유리하다.

이에 혼인 기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허위로 이혼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한부모 가정에 2세 이하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가점 3점이 주어지는 등 실익이 커 위장 이혼을 하는 경우가 왕왕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약통장을 불법으로 거래하는 사례도 지속적으로 적발되고 있다. 청약 브로커가 당첨 가능성이 높은 청약자의 금융인증서 등을 넘겨 받아 대리 청약하거나 당첨 후 대리 계약을 체결하는 사례가 많았다.

불법 전매로 인한 사기 사례도 있었다. 분양권을 보유한 B씨는 전매 제한 기간 중 C씨에게 1억2000만원의 웃돈(프리미엄)을 받고 분양권을 판 뒤, 이 사실을 모르는 D씨에게 다시 3억5000만원의 프리미엄을 받고 해당 아파트 분양권을 팔고는 잠적했다.

국토부는 “불법 전매 매수 행위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사례다”고 경고했다.

국토부는 이번 점검으로 적발된 부정 청약 당첨자와 불법 전매 행위자 등을 모두 주택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하고,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행정 처분 등 조치를 요청했다.

부정 청약으로 적발되면 수사 결과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또 이익 금액에 따라 그 이익의 최대 3배까지 벌금을 물릴 수 있다. 해당 아파트 계약은 즉각 취소되고, 최장 10년까지 청약을 할 수 없게 된다.

아울러 국토부는 청약 시장에서 부정을 근절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우선 올해 불법 행위 점검 알고리즘을 개발해 모든 분양 단지의 청약 현황을 모니터링한다는 방침이다. 연락처, 가점 내역 등 다양한 청약 관련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청약 브로커 개입 여부 등도 파악키로 했다.

또 점검 인력을 확충해 청약 관련 불법 행위 점검 대상을 1년 50단지에서 100단지로 2배 확대할 계획이다. 규제 지역 내 불법 전매 행위도 기획 조사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정하고 투명한 부동산 시장을 조성하고, 공급 질서 교란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강도 높은 점검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투데이코리아는 언제나 독자 여러분들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