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력 다해 제도 지킬 것" 이례적 공개 발언
김오수 용퇴 시 문재인 대통령 비판 직면 우려

▲ 김오수 검찰총장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김오수 검찰총장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오혁진 기자 |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과 검찰 간 정면충돌이 시작됐다. 친 문재인 정부 인사로 분류됐던 김오수 검찰총장까지 “직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검찰 수사권을 반드시 사수하겠다고 밝히면서 갈등의 불씨는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김 총장의 각오에도 4월 임시국회 안으로 검찰 수사권·기소권 분리 법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법조계에서는 김 총장의 마지막 카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법률안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 “민주당 편” 예상 깨고 검란?
 
김오수 검찰총장은 지난 11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지검장 회의에 참석해 “만약 검찰 수사기능이 폐지된다면 검찰총장인 저로서는 더는 직무를 수행할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력을 다해 국민을 위한 형사사법제도를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친 문재인 정부 인사로 분류돼왔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검찰개혁안에 대해 크게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결과는 반대였다. 최근부터 ‘윤석열 코드’에 맞추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사실상 검란(?)을 일으켰다는 평가다.
 
부장검사 출신 한 야권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민주당 입장을 반대할지 예상하지 못했다”며 “‘윤석열 코드’를 맞췄다기보다는 검찰의 존재 이유가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한 이례적인 발언이라고 생객한다”고 말했다.
 
검찰 간부 대다수는 김 총장의 행보에 동의하면서도 ‘검란’에 대해서는 자제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실제 김 총장은 지난 12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면담을 요청해 서울 광화문 모처에서 검수완박 문제에 대한 도움을 청했다. 그는 지검장 회의 내용을 박 장관에게 공유하며 형사사법제도개선 특별위원회가 국회에서 만들어질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검수완박을 막자는 것이지 민주당과 담을 쌓고 ‘검란’을 하겠다는 게 아니다”며 “김 총장이 박범계 장관을 만난 것도 같은 이유다. 검찰개혁에는 지금도 여전히 동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4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4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청와대
◇ 마지막 카드 거부권 건의 남아
 
김 총장은 최근에도 친분이 있는 민주당 의원들에게 개인적으로 연락을 취해 ‘검수완박은 부당한 처사’라며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법사위 출신 한 민주당 의원은 “김 총장이 연락을 한 것은 사실이다. 나에게만 한 것이 아니라 다른 몇 분들은 직접 찾아 검수완박만은 안 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설명하고 다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김 총장이 민주당과 법무부 설득에 실패할 경우 마지막 카드는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찾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헌법 52조 2항에 따르면, 대통령은 법안에 이의가 있을 경우 국회로 돌려 보내 재의를 요구할 수 있다.
 
김 총장의 건의가 이뤄지면 문 대통령이 난감해할 수 있다. 김 총장이 용퇴를 선택하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 이어 두 번째 검찰총장이 정부에 등을 돌리게 된다. 이는 곧 문 대통령의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 현상) 가속화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검수완박’을 민주당 독단으로 강행하면 대선 당시 결집했던 ‘정권교체’ 민심이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재결집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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