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체제 법무부 출범 전망에 검찰 고위 간부 잇단 사의 표명

▲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국회 본회의장으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을 위해 입장하며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국회 본회의장으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을 위해 입장하며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오혁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6일 국회 첫 시정연설에서 더불어민주당에 협치를 요청했으나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 강행 가능성이 커지면서 협치가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검토한다. 앞서 민주당은 한동훈 후보자를 포함해 일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협치의 조건’으로 못 박았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임명 강행 요건이 갖춰졌으나 일주일째 결론을 미루고 있다. 사실상 윤 대통령이 민주당 등의 지적을 의식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선대위 고용진 공보단장은 16일 윤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 대해 “진정으로 협치를 추구한다면 먼저 내각과 비서실에 부적절한 인물들을 발탁한 것에 유감을 표명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 동의를 받지 않고 임명을 강행하려는 장관 후보자들을 사퇴시켜 여야 협치의 장애물을 제거해야 한다”고 내각 구성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민주당이 부적격 판단을 내린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 기한 역시 지난 13일까지였는데, 아직 윤 대통령은 임명 결단을 내리지 않았다.
 
관건은 한동훈 후보자다. 민주당은 한동훈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준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윤 대통령이 정 후보자와는 달리 한동훈 후보자에 대해서는 임명을 강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전망이다. 한동훈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재송부 기한은 16일까지였다. 17일부터 국회 동의 없이 임명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이 한 후보자를 그대로 임명할 경우 협치를 언급한 것과 별개로 민주당과는 강대강 대치 국면이 다가올 가능성이 크다.
 
한동훈 체제의 법무부 출범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26기)은 최근 법무부에 사의를 표명했다. 이 지검장은 이날 오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사직 인사'에서 "이제 공직의 길을 마무리하려 한다"며 "검찰이 어려울수록 소통과 화합에 더 힘쓸 것을 진심으로 부탁한다"는 말을 남겼다.
 
2000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한 그는 문재인 정부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한 뒤 요직을 두루 거쳤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때인 2020년 승진해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맡았고, 서울남부지검장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기 사건과 로비 은폐 의혹 등을 수사했다. 고교 선배이기도 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취임한 지난해 2월에는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발탁됐고, 4개월여 뒤인 6월에는 전국 최대 검찰청의 수장인 서울중앙지검장 자리에 올랐다.
 
윤 대통령과 연수원 동기(23기)인 구본선 법무연구원 연구위원도 전날 사직 인사 글을 올렸다. 지휘부 총사퇴 당시 사표를 낸 박성진(24기) 대검 차장검사과 조재연(25기) 부산고검장, 김관정(26기) 수원고검장 등은 문 전 대통령이 사표를 반려했지만 이후 재차 사의를 표명했다.
 
고위 간부급 인사들이 대거 사의를 표명하면서 한 후보자 취임 후 검찰총장을 시작으로 한 대대적인 인사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 정권에서 권력을 겨냥한 수사를 진행하다 좌천된 '윤석열 사단' 검사들이 승진 또는 주요 수사·기획 부서로 이동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검찰 내 성추행을 폭로하며 '미투 운동'을 촉발한 서지현(33기) 검사도 사의를 표명했다. 법무부 '디지털성범죄 등 대응 TF'에 파견돼 근무하던 서 검사는 전날 수원지검 성남지청으로 원대 복귀를 통보받자 사직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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