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물 6만1574건…1년 10개월 만 최대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영향…시장에 매물 늘어
매수 심리는 크게 위축…대출 규제·추가 금리 인상 탓
아파트 매매 거래, 전년 동월 比 84% 줄어든 785건
“새 정부 부동산 정책 나올 때까지 거래 절벽 지속”

▲ 서울 소재 한 아파트 단지.
▲ 서울 소재 한 아파트 단지.
투데이코리아=오창영 기자 | 서울의 아파트 매물 건수가 22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달 10일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가 시행되면서 기존 시세보다 호가를 낮춘 급매물들이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출 규제 강화, 추가 금리 인상, 세금 부담 강화 등으로 매수 심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거래 절벽 현상은 심화하는 모양새다.

27일 부동산 정보 제공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달 2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6만157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8월 2일 6만2606건 이후 약 1년 10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시행되기 직전인 이달 9일(5만5509건)과 비교해서도 10.9%나 증가했다. 해당 조치의 영향으로 시장에 매물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 금천구의 매물이 가장 많이 늘었다. 금천구의 아파트 매물 건수 증가율은 15.3%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서구 14.5% △노원구 13.7% △관악구 13% 등이었다.

이처럼 서울 아파트 매물은 날로 늘고 있으나 매수 심리는 여전히 위축돼 있는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넷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0.6으로 조사됐다. 이달 첫째주 91.1을 기록한 이후 3주 연속 하락세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수치다. 이 지수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집을 사겠다는 수요자보다 팔겠다고 내놓은 집주인이 더 많다는 것을 뜻한다.

얼어붙은 매수 심리는 실거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785건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해 5월 4901건 대비 무려 84% 줄어든 수치다.

이뿐만 아니다. 이달 빌라(다세대·연립) 매매 거래 건수는 1582건으로, 지난해 5월 6019건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이같은 부동산 거래 절벽과 관련해 업계는 그간 급격하게 오른 부동산 가격이 고점에 다다랐다는 인식이 퍼져 있는 가운데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명확하게 결정된 것이 없어 시장을 관망하려는 매수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매도·매수자들이 의사결정을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출 규제 강화, 금리 인상 등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올해 7월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더욱 강화키로 했다. 현재 부동산 거래 시 총 대출액이 2억원을 넘는 대출자의 경우 개인별 DSR 규제에 따라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제1금융권은 연소득의 40%, 제2금융권은 50%를 넘기면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다.

그러나 개인별 DSR 규제 대상을 총 대출액 1억원 초과 차주로 확대하는 조치가 올 7월 확대 실시되면서 집을 사려는 수요자들의 부담은 사실상 대폭 늘게 됐다.

아울러 한국은행은 하루 전인 이달 26일 기준 금리를 연 1.50%에서 1.75%로 0.25%p 추가 인상했다. 대출 이자 부담 증가가 불가피한 만큼 매수 심리 위축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 절벽 현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주택 거래량은 감소할 것이다”며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구체적으로 나올 때까지 이같은 흐름은 이어질 것이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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