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국민연금 현안 대국민 인식 조사’ 결과 발표
국민 10명 중 8명, 보험료율 대비 소득대체율 만족
응답자 65.8% “소득 대비 연금 보험료 수준 부담”
연금 개혁 최우선 과제는 ‘기금 운용 수익률 제고’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 말고 수익률부터 높여야”

▲ 한국경영자총협회.
▲ 한국경영자총협회.
투데이코리아=오창영 기자 | 지난달 22일 연금개혁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등 윤석열 정부의 연금 개혁이 첫발을 내딛었다. 이런 가운데 국민들은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중심의 단편적인 연금 개혁보다 기금 운용 수익률 제고와 같은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이 발표한 ‘국민연금 현안 대국민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들은 대체로 현행 보험료율 대비 소득대체율 수준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설문 조사는 경총이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올해 6월 28일부터 지난달 4일까지 7일 간 전국 만 20세 이상 국민연금 가입자 및 수급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다.
 
조사 결과, 국민연금의 현행 보험료율(9%) 대비 소득대체율(40%) 수준에 대해 높거나 적절하다고 평가하는 국민들은 10명 중 8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응답자 중 14.3%는 현행 보험료율 대비 소득대체율 수준이 ‘매우 높다’고 답했고, 이어 ‘다소 높다(33.3%)’, ‘적절하다(30.8%)’ 순이었다.
 
반면 ‘다소 낮다(17.3%)’, ‘매우 낮다(4.3%)’ 등 전반적으로 낮다고 평가하는 응답자는 21.6%에 그쳤다. 이는 노동계 등에서 제기하고 있는 소득대체율 인상 필요성에 대한 근거와 거리가 있는 평가다.
 
경총은 “소득대체율을 놓고 인상 필요성을 제기하는 입장과 국민적 평가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 현행 보험료율 대비 소득대체율 수준에 대한 대국민 인식 조사 결과. 사진=한국경영자총협회
▲ 현행 보험료율 대비 소득대체율 수준에 대한 대국민 인식 조사 결과. 사진=한국경영자총협회

소득대체율 수준에 만족하는 국민이 다수인 것과 대조적으로 현행 보험료율에 대해선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국민이 많았다. 현재 소득 대비 연금 보험료 수준에 대해 ‘부담된다’고 답한 응답자는 65.8%에 달했으나 ‘부담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는 5.3%에 불과했다.
 
문제는 국민연금의 저부담·고급여 체계로 인한 재정 불안 심화를 이유로 현행 보험료율을 더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일각의 주장을 토대로 국민들에게 ‘수용 가능한 연금 보험료율 인상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라고 질문할 결과 응답자의 71.1%는 ‘10%’라고 답했다. 장기적 재정 수지 균형점으로 알려진 보험료율 ‘16%’를 수용할 수 있다고 한 응답자는 1.4%에 불과했다.
 
국민들은 국민연금의 재정 안정성 확보를 위해 가장 시급한 연금 개혁 방안으로 ‘보험료율 인상’이 아닌 ‘기금 운용 수익률 제고’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기금 운용 수익률을 제고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32.4%에 이르렀다. 이어 ‘정부 국고 지원 의무화(19.1%)’, ‘연금 수급 개시 연령 상향 조정(17.5%)’ 등이 뒤따랐다.
 
그러나 보험료율을 인상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9.6%에 불과했다. 소득대체율을 인하해야 한다는 답변도 12.7%로 낮았다.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중심의 단편적 연금 개혁 논의보다는 기금 운용 수익률 제고 등 근본적인 개혁이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 재정 안정성 확보를 위한 연금 개혁 방안 중 가장 시급한 사안에 대한 대국민 인식 조사 결과. 사진=한국경영자총협회
▲ 재정 안정성 확보를 위한 연금 개혁 방안 중 가장 시급한 사안에 대한 대국민 인식 조사 결과. 사진=한국경영자총협회

국민연금이 수탁자로서 가장 충실히 수행해야 할 활동에 대해선 응답자의 36.2%가 ‘순수 투자자로서 기금 운용 수익률 제고’를 뽑았다. 다음으로 △‘가입자 및 수급자를 위한 복지 사업 확대’ 32.7% △‘국가 정책에 부응한 공공 부문 투자 확대’ 15.4% △‘투자 대상 기업에 대한 적극적 주주권 행사’ 7.7% 등이었다. ‘잘 모르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8.0%였다.
 
경총은 “많은 국민들이 국민연금에 바라는 것은 문재인 정부 시절 역점 과제였던 주주권 행사 등 기업 관여 활동보다는 재무적 투자자로서 수익률을 높여달라는 것이다”며 “이를 통해 ‘국민 노후 소득 보장’에 더 힘써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국민연금 기금 고갈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큰 상황에서 보험료율 인상은 국민이 원하는 근본적 개혁 방안이 될 수 없다”며 “현행 보험료율 대비 소득대체율 수준에 대해 긍정 평가하는 국민이 많은 만큼 소득대체율을 인하해 재정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법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노동계 등이 요구하는 소득대체율 인상은 재정 불안을 더욱 악화시킬 수밖에 없다”며 “현재 정부가 주도하는 이해관계자 중심의 기금 운용 거버넌스를 금융·투자 전문가 중심으로 개편해 수익률을 높이는 방안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돼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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