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용수 기자
▲ 박용수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검사 시절,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검·언 유착 의혹을 수사했던 검찰은 그의 휴대폰 속 비밀을 밝히지 못해 무혐의로 끝냈다.
 
다만, 여론은 식지 않았다. 지난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전체회의에서 이른바 ‘채널A 사건'의 당사자인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과 한동훈 장관이 정면 설전을 벌였다.
 
한 장관은 "그 사건(채널A 사건)의 사실상의 피해자는 저고 가해자는 최 위원”이라며 "가해자가 법사위원회 위원의 자격을 이용해 피해자에게 어떤 충돌 적인 질문을 하는 것이 과연 국회법상 이해충돌 규정에 허용하는 것인지 저는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피력했다.
 
한 장관이 ‘윤석열 정부 체제’에 핵심으로 가동하기 시작하면서 어떤 반격 카드를 쥐고 있는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여·야 모두 한 장관의 행보에 대해 긴장하는 모양새다. 한 장관은 야당 공세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반격을 벼르고 있어, 여야 간의 충돌이 새로운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 尹, 한동훈 법무부 장관 내세워 사령탑 선봉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지낼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검사 시절 최측근 인사로서 ‘윤석열 사단’의 핵심 인물로 평가됐다. 지금까지 한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오른팔이자, 깊은 신뢰를 받는 이유다.
 
앞서 정치계는 이른바 ‘윤석열의 두뇌’로 평가받는 한 장관을 중앙지방검찰청이라는 요직에 앉힐 거라 점쳤지만, 윤 대통령은 그를 신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사실상 검찰을 전체 총괄하고 지휘하는 자리를 주는 것이 옳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윤 대통령은 ‘한 장관이 20년간의 검사 시절을 보내면서 법무부 감찰 주요 요직을 거쳤고, 수사, 재판, 행정 분야 등에서 전문성을 키워왔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에 적합하다’는 입장이다.
 
한 장관은 검사 시절 거물급 재계는 물론, 정계 유력 인사들을 대거 수사, 기소하면서 검사로서 승승장구했다.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 때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시키는데 일조하는 핵심 역할을 했다.
 
◇ 야당 겨냥한 사정 칼바람 예고...정치권 ‘긴장’
 
더불어민주당이 검찰 무력화에 나서는 반면, 윤석열 대통령은 한 장관을 비롯한 이른바 ‘윤석열 라인’ 검찰 조직을 요직에 포진시키며 맞수를 뒀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오점을 남길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행사하고 개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밖에 윤 대통령 측근 검사들이 검찰 요직을 차지하면,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쓰지 않고도 대통령의 막강한 권력을 얼마든지 관철할 수 있을 것이다.
 
윤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하는 이상, 한 장관의 검사 중용은 실질적인 능력 등 일반적 인사 기준을 근거로는 이뤄질 수 없으며 ‘한동훈 라인’을 통한 검찰 장악으로 이어져,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은 절멸할 것이다.
 
실제로 한 장관은 지난 5월 17일 취임 후 검찰총장이 공백인 상태에서 취임 다음 날부터 서울고검장·서울중앙지검장·대검찰청 차장검사·법무부 검찰국장 등 요직에 대해 검찰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지 않고 사실상 독단적 인사를 단행했다.
 
또 지난 6월 22일과 28일에는 대검검사급(검사장)과 고검검사급(차·부장검사)·일반검사 정기인사를 단행했고 30일에는 사직으로 발생한 결원을 충원하기 위한 추가 인사까지 단행했다.
 
◇ ‘법무연수원 동기’ 이원석 검찰총장 내정자…한동훈 그늘 넘을 수 있을까?

검찰총장의 자리가 약 3개월 동안 공백인 상황에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8월 18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검찰총장 후보자에 이원석 대검 차장검사를 지명했다.

현재 이원석 대검 차장검사는 검찰총장 직무대리로 3개월째 무난하게 조직을 이끌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검찰총장 임명에 앞서 후보로 여환섭(54·사법연수원 24기) 법무연수원장, 김후곤(57·25기) 서울고검장, 이두봉(58·25기) 대전고검장, 이원석(53·27기)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추천했다.
 
한 장관은 이들 중 1명 이원석 대검 차장검사를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정해놓은 상태에서 윤 대통령에게 임명제청 했다.
 
특수통인 이원석 대검 차장은 지난 5월부터 총장 직무대리로 검찰을 이끌어온 인물로, 윤 대통령의 신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검 차장은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건 주임검사로 박근혜 前 대통령을 직접 조사했고, 2019년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맡으면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보좌해 ‘윤석열 사단'의 핵심 인물로 평가된다.
 
다음 달 이 대검 차장이 검찰총장에 임명되면, 한동훈 장관의 검찰 운영 주도권이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다.
 
한편, 검찰총장 취임 전에 참모진이 꾸려졌고 핵심 수사팀 인선마저 매듭지어진 상황에서 신임 검찰총장이 취임해도 그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자신의 오욕으로 ‘법무부 장관, 대법관, 검찰총장에 이어 이상민 행안부 장관까지 임명해 경찰 기관까지 장악했다’라는 비난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한 장관은 현재로선 장관직을 수행한 뒤 오는 2024년 총선에 뛰어들어 정치가로 변신할 공산이 커 보인다. 이로써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의 협치는 더욱 멀어질 듯하다. 윤 대통령으로부터 신임을 얻고 있는 한 장관이 정권의 힘을 어떻게 사용할지, 장관을 뛰어넘어 ‘소통령’ 권력을 보여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투데이코리아는 언제나 독자 여러분들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