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현채 주필
▲ 박현채 주필
전국 집값의 하락 폭이 커지면서 집값 하락세가 대세로 굳어지고 있디. 특히 거래가 거의 실종되면서 시장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하게 얼어붙고 있다.
 
2014년부터 본격적인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한 집값은 지난해 한동안 보합세를 보이다 말경부터 내림세가 우세해지더니 이젠 하락세로 완전히 기운 모양새다. 특히 거래가 실종되면서 고가 아파트가 많은 서울 송파구와 강동구의 내림 폭이 컸고 마지막까지 버티던 서초구 마저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러다 보니 법원 경매시장에도 찬바람이 불면서 서울 유명단지의 경매 물건이 두 차례 이상 유찰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다주택자들의 서울 아파트 증여 비중도 5월 이후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지난 5월 10일부터 1년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조치가 시행돼 다주택자가 증여를 할 때 양도세를 일반 세율로 낼 수 있게 됐는데도 가격 하락세로 증여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살 사람이 없으니 있는 집을 팔고 더 좋은 집으로 갈아타려는 현상도 사라지고 분양을 받은 사람도 기존 주택이 안 팔려 입주를 못하는 현상이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다. 게다가 전세 세입자 감소로 집주인들이 전세 들어올 사람을 구하지 못해 갭투자마저 힘들어지고 있다.
 
작년 이맘때만 해도 집을 못 사서 안달이었는데 분위기가 완전히 급변했다. 수도권과 지방 구분없이 진행되고 있는 최근의 집값 하락은 금리 인상이 주요 요인이다. 여기에 집값이 너무 많이 올라 살 사람이 없다는 고점 인식도 하락세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들어 한국은행을 비롯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그동안 무분별하게 살포한 과잉 유동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충격으로 물가가 크게 상승하자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일제히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전 세계 집값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들어 기준금리를 0.75%p나 크게 올리는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을 두 차례나 단행하는 등 2.25%p를 인상했다. 이달에도 자이언트 스탭을 밟을 것이 유력하다. 한국은행도 사상 처음으로 4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리는 등 올해 들어 2%p 인상했다. 한은과 연준은 하반기에도 계속해서 금리를 인상, 연말에는 한국이 3%, 미국은 3.4%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한은과 연준이 내년에도 금리를 계속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특히 미국은 4%대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금리가 1%p 상승할 때 15개월 후 아파트 가격이 최대 5.2%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주택시장이 수축기에 접어들어 경착륙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전제하고 주택금융 대출 재조정과 하우스 푸어 지원제도 마련 등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윤석열 정부의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완화 계획도 야당의 반대로 차질을 빚었다. 윤 정부는 문재인 정부의 무리한 부동산 세제를 바로 잡기 위해 야심차게 2022년 세법개정안을 내놓았으나 민주당이 일부 개정안에 대해 ‘부자 감세’라며 반대하고 나서 제동이 걸렸다.
 
국회는 7일 세법개정안 중 일시적 2주택자와 고령자 및 장기보유 1주택자의 종부세 납부를 유예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1주택자의 종부세 부과 기준을 현행 공시가격 11억원에서 14억원으로 올리는 개정안은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모든 것을 감안할 때 집값의 대세 하락기가 이미 시작된 것으로 판단된다. 부동산 하락론자나 반등론자나 모두 최소 2~4년은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데 공감하고 있다. 반등론자들은 현재의 분위기가 엄청난 하락에 직면할 것처럼 느껴지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상승세로 바뀔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특히 서울 주택보급률이 아직 95% 수준인 점 등을 지적하면서 나라 경제가 뒤틀릴 정도의 경제위기가 아닌 한, 2~4년 정도면 하락장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으로는 집값의 향방이 아니라 낙폭이 어느 정도에서 마무리 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투데이코리아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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