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순직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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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권순직 논설주간 | 선량한 시민 A씨가 검찰로부터 몇 날 몇 시에 검찰청으로 출두하라는 소환장을 받았다. 지인으로부터 무고 혐의로 고발됐다.
 
평소 그와 사이가 그리 좋진 않았지만 특별히 잘못한 건 없는 것 같은데 ... 그러나 내가 뭘 잘못했는지 걱정이다. 평생 파출소 한번 가보지 않았는데, 걱정이고 불안하다. 검사가 오라는데 안갈 수가 없다.
 
최근 야당 대표가 검찰 소환에 불응하고, 거대 야당 전체가 나서서 정치보복이라며 반발한다. 정치인들이 소환되는 경우 흔히 보는 광경이라서 새롭지도 않다.
 
그러나 힘 없고 선량한 A씨는 검찰에 가고, 유력 정치인은 안가도 되는 일인가. 더군다나 법을 만드는 사람들이 법을 어긴 혐의(물론 아직 혐의)가 있으니 조사 받으라는데 못받겠다는 걸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우리는 초등학교 때부터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배웠다. 그런데 눈앞에 벌어지는 광경은 그렇지 않다.
 
누구는 검찰 소환장을 받고도 눈 부라리며 큰소리 지르고, 누구는 부들부들 떨며 출두해야 하는가.

이것이 민주주의 법치국가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순진한 얘기지만 기본 아닌가.
 
국민들로부터 좋은 법 만들어 나라 잘 돌아가게 해달라고 위탁받은 국회의원들이 자고 새면 고소 고발이다.
 
최근 사례다. 지난 3월 실시된 대통령 선거와 관련, 검찰은 총 609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2001명을 입건했고, 이중 609명을 기소했다. 구속기소는 12명. 이중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임종성(민주당) 최재형 하영재(국민의 힘) 등 현역 국회의원도 4명이다.
 
유형별로 보면 허위사실 공표 등 흑색선전 사범이 전체의 40.5%로 가장 많았다. 폭력선거(19.4%) 금품선거(5.1%) 사범이 뒤를 이었고 나머지는 투표지 촬영, 불법 선전, 사조직 운영 등이었다.
 
무분별한 고발로 얼룩진 대선판
 
특이한 것은 입건자 대비 기소 건수가 나타내는 기소율은 19대 새선 58.3%에 비해 이번 20대 대선에서는 30.4%로 크게 줄었다.

이는 근거 없는 고소 고발이 크게 늘었음을 의미한다. 고발 건수는 19대 대선 때 429건에서 이번 대선에는 1313건으로 엄청나게 증가했다.

네가티브 선거가 난무했고, 그 여파로 무분별한 고소 고발이 남발됐기 때문이라고 검찰측은 분석한다.
 
과거 유전무죄(有錢無罪) 무전유죄(無錢有罪)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돈 없고 빽 없는 불쌍한 서민만 힘들다는 한탄이었다.
 
이제는 유권무죄(有權無罪) 무권유죄(無權有罪) - 권력 있는 사람은 처벌 안 받고 힘없는 사람만 징역 간다는 말이 생길지도 모를 판이다.
 
유권무죄(有權無罪) 안될 말

 
입법부가 앞장서서 법치 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다. 정치인들은 경찰 검찰 수사에도 불응하고, 부인 일변도이고, 걸핏하면 정치보복이라며 정쟁으로 몰아간다.
 
법원 판결을 놓고도 자기 편에 유리하면 법이 살아있다며 환영이고, 불리하면 판사를 비판하는 일까지 서슴치 않는다. 여 야가 다르지 않다.
 
얼마 퇴임한 대법관은 ‘정치가 너무 법원에 의존한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더니 여당 중진의원이 느닷없이 “법원은 정당이 자율적으로 내린 결정에 대해 과도하게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정치 문제를 정치인 끼리 해결하지 못하고 걸핏하면 법원으로 끌고 가놓고선, 법원의 개입이 지나치다니 적반하장이다.
 
법 만드는 국회의원님들, 제발 법 좀 잘 지키면서 삽시다. 죄 짓지 마시고, 지은 죄 있으면 처벌 달게 받으세요. 평범한 서민들은 그렇게 살고 있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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