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오창영 기자 |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국민 일상에 혁신적인 모빌리티 서비스를 구현해 모빌리티 시대를 이끄는 선도 국가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국토교통부(국토부)는 정부세종청사에서 미래 모빌리티 시대 선제 대응 전략인 ‘모빌리티 혁신 로드맵’을 19일 발표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인생에서 일하는 시간과 잠자는 시간을 빼면 그 중 4분의 1이 이동하는 데 쓰인다고 한다”며 “이동을 더 편리하게 하고 시간을 단축해 국민 삶의 시간을 늘려주는 게 모빌리티 혁신 목표 중 하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임기 내 완전 자율주행차, UAM과 같은 미래 모빌리티가 구현되고, 국내 기업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정부가 모든 역량을 집중해 차질 없이 뒷받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모빌리티 혁신 로드맵을 발표하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 모빌리티 혁신 로드맵을 발표하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연내 부분 자율주행차 상용화…“일본·독일 이어 세계 세 번째”
 
국토부는 모빌리티 혁신 로드맵의 과제로 ‘운전자가 필요 없는 완전 자율주행 시대 개막’을 꼽았다. 이에 올해 말까지 일본과 독일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레벨3에 해당하는 부분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한다는 구상이다.
 
자율주행 레벨3은 운전자의 개입이 최소화되고, 비상시에만 운전자가 운전하는 조건부 자동화를 뜻한다. 이보다 더 고도화된 레벨4는 특정 구간에서 비상시에도 운전자의 개입 없이 차량이 스스로 대처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자동화다.
 
레벨4의 경우 대중교통에 먼저 적용된다. 국토부는 2025년까지 완전 자율주행 버스·셔틀을 추진해 기존의 대중교통 체계를 자율주행 기반으로 전환키로 했다. 2027년엔 완전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다만 제작 기준, 보험 제도 등이 마련된 자율주행 레벨3와 달리 레벨4는 제도가 미비해 현 시점에선 국내 출시가 불가능하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자율주행 규제 혁신에 나선다. 2027년 완전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해 2024년까지 레벨4에 대한 제도를 선제적으로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레벨4 차량 시스템과 주행 안전성 등의 자동차 안전 기준을 마련하고, 별도의 성능 인정 제도를 운용해 자율주행차의 운행을 제한 없이 지원할 예정이다.
 
운전대를 직접 조작해야 하는 현행 제도의 한계를 보완해 레벨4에 부합하는 운행·보험 제도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 제도 개선을 통해 운행자, 제작사, 인프라 운영자 등 여러 주체 간 사고 책임을 명확히 하고, 운행 제도 개선으로 운전대 조작이 필요 없는 상황에 맞춘 운전자에 대한 개념 등이 재정립될 전망이다.
 
지방자치단체장 신청 시에만 지정 가능한 자율주행차 시범 운행 지구도 국토부 직권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2025년까지 전국 시·도별 1곳 이상의 시범 운행 지구를 지정키로 했다. 이후에는 특정 구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규제 특례가 적용되는 네거티브 방식을 도입해 규제 특례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또 자율주행 업체가 수월하게 임시 운행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요건 심의를 대폭 완화하는 등 신고제에 준한 신속허가제를 연내 도입한다. 소형 무인 배송차 등 현행 차종 분류 체계에 없는 새로운 모빌리티에 대한 차종 분류 및 제작 기준을 마련하는 등 제도 기반도 강화한다.
 
국토부는 “로드맵에 따라 2035년 완전 자율주행이 대중화(자율주행 신차 보급률 50% 이상)될 경우 도로 혼잡도가 완화되면서 이동 시간이 크게 줄 것이다”며 “지난해 2916명이던 교통사고 사망자도 2035년 1000명 이하로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올해 7월 21일 열린 국제그린카전시회에 전시된 보행자 인식 레이더 탑재 자율주행차.
▲ 올해 7월 21일 열린 국제그린카전시회에 전시된 보행자 인식 레이더 탑재 자율주행차.

◇2025년 UAM 서비스 최초 상용화…도심지와 공항 간 운행 등 실증 사업 추진
 
‘교통 체증 걱정 없는 항공 모빌리티 구현’도 과제로 낙점됐다.
 
국토부는 2025년 UAM 서비스를 최초로 상용화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에 내년부터 전라남도 고흥에서 기체 및 통신 체계 안전성 등을 검증하고, 2024년 도심지와 공항 간 운행 등 실증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또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 2024년까지 권역별 노선 계획을 마련하고, 기체 개발 수준 및 서비스 여건 등을 고려해 관광형과 광역형(이동 거리 200km 이상) 등으로 서비스 유형을 다각화할 방침이다.
 
UAM 서비스에 필수적인 ‘버티포트(수직 이착륙장)’와 통신망 등 전용 인프라 조기 구축을 위한 투자도 늘린다.
 
먼저 김포와 인천 등 주요 거점 공항에 버티포트를 구축하고, 이후 철도역과 복합환승센터 등 주요 거점에도 버티포트가 설치된다. 여기에 자율 비행, 운항 정보 교신, 기내 인포테인먼트 지원 등을 위해 최초 상용화 노선을 중심으로 5G 통신 인프라가 단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다수 기체가 충돌 위험 없이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도록 UAM 전용 공역 체계를 구축하고, 이후 UAM, 드론, 기존 항공기를 하나의 3차원 공역 체계로 통합하는 작업도 이뤄진다.
 
선제적 규제 혁신에도 힘쓴다. 국토부는 UAM 산업 육성을 위해 사업자 요건, 운수권 배분, 보험 제도 등을 선제적으로 완비하고, 항공 안전·사업·보안 등 기존 법규 적용을 최대한 배제하는 등 과감한 특례도 적용할 계획이다.
 
UAM 핵심 기술을 적기에 확보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연구개발(R&D)을 추진하고, 실증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이 2025년부터 시작되는 상용화 사업에 참여할 경우 사업권을 우선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UAM과 함께 생활 밀착형 드론 서비스도 활성화한다. 도서 지역 긴급 택배, 도심 화물 운송 등에 드론을 활용하거나 교량이나 철도 등 시설물 점검에 드론을 투입하는 식이다.
 
이에 사업자가 부담 없이 드론을 날릴 수 있도록 비행 사전 규제가 면제·간소화된 드론 특별자유화구역을 추가 지정하고, 비행 승인 요건과 안전성 인증 절차 등을 완화해 나가기로 했다.
 
▲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UAM 독립 법인인 슈퍼널이 공개한 UAM 인테리어 콘셉트 모델. 사진=현대자동차그룹
▲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UAM 독립 법인인 슈퍼널이 공개한 UAM 인테리어 콘셉트 모델. 사진=현대자동차그룹

◇모빌리티 혁신위, 민·관 합동 기구로 확대 개편…원희룡 “법률 제·개정, 예산 편성도 필수”
 
국토부는 모빌리티 혁신 로드맵을 차질 없이 이행하기 위해 모빌리티 혁신위원회를 민·관 합동 기구로 확대 개편하고, 로드맵 이행 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필요 시 신규 과제 발굴과 기존 과제 보완점 등도 논의키로 했다.
 
앞서 정부는 2019년 10월 미래차, 2020년 6월 UAM, 지난해 7월 디지털 물류 등 분야별 중장기 로드맵을 발표했으나 미진한 정책 추진으로 정부 주도 효과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에 국토부는 로드맵의 주요 과제를 △내년까지 이행해야 하는 단기 과제 △2027년까지 가시적 성과 창출을 위한 중기 과제 △이후 지속 검토·추진이 필요한 장기 과제 등 세 가지로 구분하고, 과제 이행 상황을 면밀하게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또 모빌리티 혁신을 위한 조직·인력 재편 등 기능 강화 방안을 마련해 로드맵의 이행력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원 장관은 “모빌리티 정책의 초점은 정책의 수요자인 국민과 기업 입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혁신적인 성과를 만들어내느냐에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로드맵에서 방향성을 제시한 주요 과제는 빠른 시일 내 세부 내용을 구체화해 정책 불확실성을 해소하겠다”며 “로드맵이 즉각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법률 제·개정과 관련 예산 편성이 필수인 만큼 국회 차원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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