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Wh당 261원 수준 전기 요금 인상
연료비 조정단가 상한 폭 ‘5원’ 그쳐
정부, 전기 요금 인상 폭 협의 진행
고물가 상황 속 공공 요금 인상 부담

▲ 서울 소재 한 다세대 주택의 전력량계.
▲ 서울 소재 한 다세대 주택의 전력량계.
투데이코리아=오창영 기자 | 올해 한국전력(한전)의 적자 규모가 30조원을 넘길 것이라는 우려가 터져 나오는 가운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4인 가구 기준 전기 요금을 8만원 이상 인상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중위) 소속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전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전은 대규모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선 다음달 kWh당 261원 수준의 전기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보고했다.

이는 한전이 올해 35조4000억원의 적자를 낼 것이라는 하나증권의 리포트에 기반해 산출된 것이다. 올 4분기 전력 판매량은 13만5876GWh로 추정해 계산됐다.

만약 전기 요금이 kWh당 261원 오르면 통상 월평균 307kWh의 전력을 사용하는 4인 가구 기준 8만127원가량 부담이 증가하게 된다. 이달 전기 요금이 10만원이 나온 4인 가구라면 전기 요금 인상에 따라 당장 다음달부터 18만원을 부담해야 한다는 얘기다.

전기 요금을 대폭 올려야 할 만큼 한전의 적자 규모가 불어나고 있는 배경에는 연료비 등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전력 도매 가격(SMP) 급등이 지목된다.

실제로 전력 생산을 위한 연료비는 날로 높아지는 모양새다. 지난달 LNG 가격은 톤당 1194.59달러(약 166만4661원)로 지난해 같은달 535.02달러(약 74만5550원) 대비 123.28%(659.57달러)나 늘었다.

이달 16일 기준 유연탄 가격은 톤당 433.44달러(약 60만4042원)으로 연초 201.54달러(약 28만846원)보다 115.06%(231.9달러) 올랐다.

이에 한전이 발전사들에게서 전력을 구입할 때 적용되는 SMP 또한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이달 1~20일 기준 SMP는 kWh당 227.48원을 기록했다. 이는 월평균 기준 역대 최고치인 올 4월 201.58원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문제는 전력 판매 가격이 SMP 인상 폭 만큼 오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전이 전력을 팔면 팔수록 적자는 날로 커지는 구조인 셈이다.

그러나 현재 한전이 올릴 수 있는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 폭은 직전 분기 대비 kWh당 최대 ±3원, 연간 최대 ±5원으로 제한돼 있다. 사실상 kWh당 261원 인상은 불가능한 것이다.
 
▲ 한국전력.
▲ 한국전력.

다만 정부는 한전의 심각한 재정 상황을 감안해 전기 요금 인상 폭을 놓고 협의를 벌이고 있다.

통상 전기 요금은 기본요금·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기후환경요금·연료비 조정단가 등으로 구성된다. 이 중 분기마다 조정이 이뤄지는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 폭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올 4분기 손익분기점을 맞추려면 연료비 조정단가를 kWh당 50원 올려야 한다는 게 한전의 주장이다. 이에 정부는 연간 최대 ±5원으로 제한돼 있는 인상 폭을 고쳐 상·하한폭을 확대하는 방안 등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관건은 물가다. 정부는 한전의 적자 해소에 공감하면서도 물가가 연일 고공행진하고 있는 탓에 서민 경제에 타격을 입힐 수 있는 공공 요금을 인상하기 부담스러운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지난달 전기 요금과 가스 요금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각각 18.2%, 18.4%로 전체 평균(5.7%)의 3배 이상이었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전기 요금과 가스 요금 등 공공 요금 인상은 물가가 안정될 때까지 최소화하고, 취약 계층 지원 등을 대폭 확대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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