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그린워싱’ 적발 건수 1천300건 넘어
허경옥 교수, “친환경 제품 제조사, 소비자 모두 긍정적 비판 의식을 가져야”

▲ 사진=부합동 부패척결추진단 친환경 위장제품 적발사례와 개선내용 (2017.4)
▲ 사진=부합동 부패척결추진단 친환경 위장제품 적발사례와 개선내용 (2017.4)
투데이코리아=박희영 기자 | 자연친화적인 소비를 선호하는 이른바 ‘가치소비’ 유행이 확산되면서 친환경 제품이 아닌 제품을 친환경인 것처럼 마케팅하는 이른바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 사례가 늘고 있다. 친환경이 아닌 제품으로 ‘착한소비자’를 유도한 사례만 올해 1천383건 적발됐다.
 
지난 2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환경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환경성 표시·광고를 허위로 작성한 사례가 올해 8월까지 1천383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환경기술 및 환경산업지원법에 따르면 현재 친환경과 관련한 허위·과장 광고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 유통되는 제품 모두를 사전에 검수할 수 없으니 기업들의 자율적이고 양심적인 행동이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성신여자대학교 소비자생활문화산업학과 허경옥 교수는 “저 탄소, 공정거래, 폐기물 재활용 등 친환경이라고 불릴 수 있는 범위가 넓다”라며 “따라서 단편적인 부분에서는 (제품이나 마케팅이) 친환경으로 비추어질 수 있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친환경 제품으로 인해 환경오염이 발생할 수 있다”라며 친환경 마케팅에 대한 모순점을 설명했다.
 
일례로 커피 프랜차이즈 기업 스타벅스는 친환경 사업에 동참하고자, 커피찌꺼기 재활용, 종이빨대 등을 제공해왔다. 그러다 작년 9월 스타벅스는 ‘일회용품 사용줄이기’ 캠페인으로 리유저블컵(Reusable, 다회용컵)을 소비자에게 증정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애초에 PP(플리플로필렌) 소재로 만든 리유저블 컵은 제작 및 폐기 과정에서 페트병 소재와 같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데 과연 친환경적이라고 볼 수 있냐는 지적이 나왔다.
 
앞서 <오마이뉴스>가 비영리 민간연구소인 기후변화행동연구소에 요청한 ‘리유저블 컵과 일회용 플라스틱 컵의 제작 및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비교·분석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일회용 플라스틱 컵과 리유저블 컵은 각각 24.5gCO₂e(이산화탄소 환산 그램), 85.7gCO₂e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하나의 리유저블 컵을 만들기 위해 일회용 플라스틱 컵의 3,5배에 달하는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셈이다.
 
따라서, 다회용 컵을 4회 이상 사용해야 온실가스 배출을 절감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다회용 컵 재사용 횟수가 3회 이하일 경우 오히려 리유저블 컵을 사용하는 게 환경을 오염시킨다.
 
환경운동연합은 논평을 통해 “(스타벅스의 리유저블 컵 이벤트는) 소비자를 우롱하는 ‘그린워싱’에 불과하다”라며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또 다른 플리스틱 쓰레기를 양산하는 스타벅스를 규탄한다”라고 말했다.

인조 가죽이 비건 레더(Vegan leather)?

▲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친환경 가죽 재킷을 판매하고 있다
▲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친환경 가죽 재킷을 판매하고 있다
▲ 친화경 재킷이라 불리는 상품의 정보
▲ 친화경 재킷이라 불리는 상품의 정보
친환경으로 광고되는 인조 가죽인 ‘비건 레더(Vegan leather)’ 또한 그린워싱 사례로 볼 수 있다.
동물성 식재료를 섭취하지 않는 비건(Vegan)이 패션 용어로 쓰이게 되면 동물성 원료나 동물 실험을 거치지 않은 제품으로 둔갑한다.
 
비건 레더는 동물성 가죽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폴리화염비닐, 폴리우레탄, 폴리에스터를 사용한다. 폴리우레탄은 분해가 잘 안되고 소각 시 유독 가스가 발생한다.
합성 섬유로 만들어진 두 제품은 세탁 과정에서 미세 플라스틱을 배출하고, 바다로 흘러갈 경우,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끼친다.
 
그린피스 독일사무소 디톡스 캠페인 리더 커스틴 브로디에(Dr. Kirsten Brodde)는 “폴리에스터는 섬유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화석 연료를 더 많이 쓴다”라며 이는 “면섬유와 비교했을 때 세 배에 달하는 탄소를 배출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세계자원연구소(WRI)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섬유용 폴리에스터 생산 과정에서 7060억kg의 온실가스가 발생했으며, 이는 158개의 석탄 발전소가 배출하는 양과 맞먹는다고 설명했다.
 
비건 레더는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는 비건 제품이지만, 생산 및 폐기 과정에서 환경오염을 일으키기에 친환경 제품은 아니라는 결론이다.
 
허경옥 교수는 “소비자는 제품을 만들 때 사용되는 기술이나 과정 등을 일일이 파악하기 힘들지만, 소비자가 친환경 제품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비판해야 기업들이 긴장할 것”이라며 “친환경 제품을 제작하는 사람과 구입하는 사람 모두 긍정적인 비판 의식을 가져야한다”라고 말했다.
투데이코리아는 언제나 독자 여러분들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