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오창영 기자 | ‘서울의 중심’이라는 지리적 장점을 품고 있는 용산으로 대중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올해 하반기 정비 사업 최대어로 꼽히는 ‘한남2재정비촉진구역(한남2구역) 주택 재개발 사업’에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뛰어들면서 시공권 획득을 위한 양사의 홍보 경쟁이 날로 첨예해지고 있어서다.
 
맞대결을 펼치고 있는 두 건설사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내세우고, 다양한 공약을 제안하는 등 한남2구역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 대우건설이 한남2구역에 제안한 한남 써밋. 사진=대우건설
▲ 대우건설이 한남2구역에 제안한 한남 써밋. 사진=대우건설

◇‘한남 써밋’ 제안한 대우건설 “한남동의 정상으로 만들겠다”…‘118 프로젝트’ 통해 당초 최고 14층에서 21층으로 상향 설계
 
7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한남2구역에 도전장을 내민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은 수주 전략을 잇따라 내놓으며 조합원 표심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양사는 한남2구역 인근 한남동 일대에 최고급 아파트를 시공한 바 있다. 대우건설은 ‘한남더힐’, 롯데건설은 ‘나인원한남’을 지었다. 이들 아파트를 건설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남2구역에 또 하나의 랜드마크를 조성하겠다는 포부다.
 
먼저 대우건설은 한남2구역에 ‘한남 써밋’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해당 단지를 한남동의 정상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한남 써밋의 외관 설계는 글로벌 건축디자인그룹 JERDE가 맡았다. JERDE는 두바이 국제 금융센터와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호텔 등 세계 각지의 랜드마크 건축물을 설계한 유명 건축디자인그룹이다. 남산의 능선이 주는 부드러움과 한강의 지속적인 아름다움이 한남 써밋의 외관에 적용됐다는 게 대우건설의 설명이다.
 
조경은 미국 하버드대 조경학과 교수 크리스 리드가 이끄는 STOSS가 담당했다. 한남 써밋 만의 11가지 명품 테마 산책로를 만들어 단지에 생동감을 더한다는 구상이다. 인테리어에는 평창동계올림픽의 메달을 디자인했던 국내 최고 인테리어디자인그룹 SWNA가 참여했다.
 
▲ 대우건설이 한남2구역에 제안한 한남 써밋. 사진=대우건설
▲ 대우건설이 한남2구역에 제안한 한남 써밋. 사진=대우건설

최근 대우건설은 조합의 입찰 지침에 따라 경미한 변경 범위 내의 대안 설계를 제출했다. 아울러 한남2구역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118 프로젝트’를 함께 제시했다.
 
118 프로젝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지의 배치와 높이 변화다. 대우건설은 기존 원안 설계의 ㄷ·ㄹ·ㅁ형 주동 배치를 전면 수정해 건폐율을 32%에서 23%로 획기적으로 낮췄다. 특히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근거로 원안 최고 층수 14층 대비 7개 층이 상향된 21층의 설계를 통해 명품 단지로 재탄생시키는 안을 내놨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원안이 지닌 근본적 문제점도 보완했다. 넉넉한 동 간 거리와 통경축을 확보해 기존의 답답했던 단지를 개선하고, 세대 간 사생활 침해 문제를 해결했다. 또 7단으로 분절돼 있던 지형을 평탄화해 3단으로 통합했다. 이를 통해 대규모 중앙 광장을 조성하고, 다양한 테마 가든과 연계해 자연을 품은 단지를 계획했다.
 
단위 세대와 커뮤니티에도 변화를 줬다. 전 세대를 남향 배치하고, 최소 4베이 이상을 적용해 맞통풍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게다가 한강과 용산공원, 남산 조망이 가능한 세대를 기존보다 438가구 늘려 입지적 장점을 극대화했다.
 
84㎡ 이상의 가구에는 가구 당 1대의 프라이빗 엘리베이터를 제공키로 했고, 명품 단지 위상에 걸맞은 총 1만5830㎡(약 4797평)의 하이엔드 럭셔리 커뮤니티도 계획했다.
 
▲ 대우건설이 한남2구역에 제안한 한남 써밋. 사진=대우건설
▲ 대우건설이 한남2구역에 제안한 한남 써밋. 사진=대우건설

사업비를 전액 조달하겠다는 파격적인 조건도 제시했다. 대우건설은 조합의 사업 경비, 이주비, 추가 이주비, 공사비, 임차 보증금 등 조합이 재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데 필요한 비용 전액을 조달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조합이 가장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자금 조달을 대우건설이 대신 책임져 조합의 부담을 일체 짊어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기본 이주비 법정 한도인 LTV(주택담보인정비율) 40% 외에 추가로 110%를 지원해 총 150%의 이주비를 조달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에 종전 감정 평가액이 적은 조합원도 이주에 문제없도록 가구당 최소 10억원의 이주비를 보장키로 했다.
 
게다가 업계 최초로 입주 시 상환해야 하는 이주비를 1년 간 유예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주뿐만 아니라 입주할 때에도 조합원의 부담을 대폭 덜어주겠다는 설명이다.
 
이 외에도 대우건설은 △입주 2년 후 분담금 납부 △일반 분양 시점에 따른 환급금 조기 지급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컨설팅 전문 기업인 ‘에비슨 영’과 협업을 통한 상가 분양 △10년간 조경 서비스 △호텔급 조식 서비스 및 아이 돌봄 등의 VVIP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설계부터 사업 조건까지 지금껏 정비 사업에서 유례없던 파격적인 조건을 제안했다”며 “회사의 모든 역량을 다해 한남2구역을 인근에서 가장 성공적인 사업지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 롯데건설이 한남2구역에 제안한 르엘 팔라티노. 사진=롯데건설
▲ 롯데건설이 한남2구역에 제안한 르엘 팔라티노. 사진=롯데건설

◇“BETTER THAN 호텔” 롯데건설, ‘르엘 팔라티노’ 제안…이주비·사업비 등 총 4조원 책임 조달
 
대우건설에 맞서는 롯데건설은 한남2구역에 ‘르엘 팔라티노(LE-EL PALATINO)’를 제안했다. 팔라티노는 로마 건국 신화의 시초이자 로마 시대 황제의 궁전과 귀족들의 거주지가 있던 곳이다. 여기서 착안한 르엘 팔라티노는 한남동의 가장 높은 곳에서 혁신적인 설계로 새로운 주거 공간의 역사를 만들어 나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롯데건설은 ‘BETTER THAN 호텔’을 표방한 최고급 호텔식 설계를 제안했다. 호텔보다 더 편안하고 안전한 주거 공간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월드클래스 설계사와 인테리어 건축가, 조경회사, 독보적인 아티스트 등 세계적 수준의 거장 9명이 팀을 이뤄 설계에 참여했다.
 
외관 설계는 힐튼, 메리어트, 포시즌 등 세계적인 호텔을 전문적으로 설계한 글로벌 설계그룹 HBA가 맡았다.
 
인테리어는 시그니엘 서울 레지던스를 비롯해 타워팰리스 등을 설계한 최시영 건축가가, 조경은 디즈니월드 조경 설계에 참여한 미국 최고의 조경 설계사 ‘swa’가 담당했다.
 
또 롯데건설은 롯데문화재단과 협업해 단지 내에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의 예술 작품을 설치키로 했다. 한남2구역을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닌 문화가 함께 하는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목표다.
 
▲ 롯데건설이 한남2구역에 제안한 르엘 팔라티노. 사진=롯데건설
▲ 롯데건설이 한남2구역에 제안한 르엘 팔라티노. 사진=롯데건설

약 4000평 규모의 커뮤니티 등 호텔식 편의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단지 내 커뮤니티에는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건강증진센터를 유치·운영해 신속한 의료 서비스 지원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조합원을 위한 다양한 공약도 내놨다. 롯데건설은 최저 이주비 7억원에 더해 노후 주택 유지 보수비로 조합원 1인당 7000만원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뿐만 아니다. 이주비와 사업비 등에 총 4조원을 책임 조달하겠다고 약속했다.
 
분담금의 경우 전액을 입주 후 4년 뒤에 납부할 수 있도록 넉넉하게 기한을 부여하기로 했다. 그동안 금융 비용은 롯데건설이 부담한다. 이에 입주할 때까지 조합 대출 없이도 조합원들의 분담금이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공사비 이자로 인한 추가 부담 없는 ‘분양 수익금 내 기성불’을 사업 조건으로 내걸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한남2구역을 최고의 명품 주거 단지로 선보일 수 있도록 9명의 월드클래스 거장들과 팀을 꾸려 혁신적인 호텔식 설계를 제안했다”며 “나인원한남, 롯데 월드타워 시그니엘 등 국내 최고급 주거 공간을 시공한 노하우를 살려 한남동을 대표하는 명품 주거 공간의 품격을 새롭게 세우겠다”고 말했다.
 
▲ 재개발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서울 용산구 한남재정비촉진구역 일대.
▲ 재개발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서울 용산구 한남재정비촉진구역 일대.

◇다음달 조합원 총회 개최…한남2구역 조합 “조합원들에게 최대 이익 줄 수 있는 시공사 고려”
 
업계는 양사 모두 한남2구역을 프리미엄 아파트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삼고 있는 만큼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수주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일각에선 수주전 과열로 시공사 선정 과정이 혼탁해질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한편 한남2구역 재개발 사업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일대 11만5005㎡(약 3만4789평)에 달하는 부지에 지하 6층~지상 14층, 30개 동, 총 1537가구의 아파트와 근린생활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무려 7908억6000만원에 이른다.
 
한남2구역 조합은 다음달 조합원 총회를 개최하고, 시공사를 최종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한남2구역 조합 관계자는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제시한 제안들은 보기 힘들 정도로 상당히 파격적이다”며 “조합은 조합원들에게 최대 이익을 줄 수 있는 시공사를 고려하고,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구도를 만들기 위해 정당한 장을 열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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